그렇게 어렵고 힘들다는 백화점 입점이 공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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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던 공간 활성화해주는 공간 중개 플랫폼
입점비 없이 대형상권에 매장 낼 수 있어
작년 매출 94억원…올해 매출 150억원 목표

작은 가게가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보증금이나 임대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공간 공유 전문 플랫폼 ‘가치공간’은 작은 가게가 보증금, 임대료 없이 백화점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돈을 번다. 백화점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 장터(팝업스토어)를 열고 소상공인, 청년 상인 등이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한다. 건물주는 비어 있던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가치공간은 2018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10월 기준 1000회가 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금까지 가치공간에서 공간을 공유받은 브랜드만 3100개가 넘는다. 첫해 매출은 57억원, 다음 해 매출은 94억원까지 뛰었다. 올해는 매출 15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김성현(30)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러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이 사업의 밑바탕 돼

가치공간에서 제공하는 공간 중개 서비스 ‘V링커’를 통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온라인 브랜드 ‘우네띠네’와 ‘쏠스데이’./가치공간 인스타그램 캡처

-공간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여성 의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습니다. 첫 창업이었죠. 2011년에는 종로에서 작은 펍을, 2012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했습니다. 계속 창업을 했는데 사업에 도전할 때마다 보증금이나 임대료 부담이 가장 큰 고민이었죠.

백화점이나 복합상가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매장을 내고 싶었지만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가 대형 상권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백화점같은 큰 건물을 보면 사용하지 않는 공간도 많던데 정작 제 가게를 낼 곳은 없다는 게 속상했습니다. 매장을 내고 싶어 하는 소상공인과 큰 건물의 공실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떠올린 게 공간 공유 서비스라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사업 초기엔 공간과 고객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무작정 백화점에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한 달간 계속 백화점에 찾아가 저희 서비스를 홍보했습니다. 2012년부터 6년간 보험 회사 영업 사원으로 일했습니다. 거절당하고 다시 도전하는 영업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브랜드로 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고, 사용하지 않았던 공간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첫 공간이 462㎡(140평) 정도의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대행사장이었습니다.

공간을 확보한 후에는 직접 인터넷으로 팝업스토어에 참가할 브랜드를 찾아 미팅을 제안했습니다. 임대료 부담 없이 오프라인 매점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30개 브랜드를 섭외할 수 있었습니다. 3일간의 첫 팝업스토어 행사에서는 총 3억원 매출을 냈습니다. 첫 행사가 성공한 뒤로는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300회가 넘는 팝업스토어 행사를 열었습니다.”

◇입점비나 임대료는 받지 않아

가치공간은 백화점 등 대형 건물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팝업스토어 장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좌) JTBC ‘뷰티인사이드’ 캡처, (우) 가치공간 제공

-공간 기획이나 연출도 한다고.

“단순히 공간만 대여해주는 게 아니라 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행사마다 다양한 테마를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대행사장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의 테마는 ‘구름 위의 쇼핑’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이 구름 위에서 쇼핑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 천장에 풍선을 구름처럼 장식했습니다. 그 밖에도 조명 박스나, 천, 푸드트럭 등을 활용해 방문객이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올겨울에는 조명 기구를 활용해 ‘블링블링 크리스마스’라는 컨셉으로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입니다.”

-공간을 공유받기 위한 조건이 있나.

“공간 공유 신청은 누구나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신청하신 모든 브랜드에 공간을 제공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럴 경우엔 제품의 질 등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정합니다. 예를 들어 액세서리 브랜드는 품질보증서를 제공해야 하고, 의류 브랜드는 케어라벨이 있는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습니다. 케어라벨은 의류 제품의 상표나 세탁 방법 등을 표시한 조각입니다. 공간에 따라서도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대학가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는 10~20대에 인기 있는 상품과 브랜드를 선정하는 식입니다.”

-서비스 이용료는 어떻게 지불하나.

“저도 창업 경험이 많기 때문에 소상공인이나 청년 창업인에게 입점비나 임대료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치공간은 입점비나 임대료를 받지 않습니다. 대신 소상공인이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총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고 있습니다. 대여해드리는 공간에 따라 수수료 비율이 달라지는데, 백화점이나 아울렛 같은 대형 공간의 경우 백화점 수수료를 포함해 30~35%를 받고 있습니다.”

◇창업 첫해에 매출 57억원 달성

가치공간이 최근 리뉴얼한 강원도 양양 기사문 해변(핑크문비치)의 랜드마크 건물./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인스타그램 캡처

-백화점 외에 다른 공간도 공유하고 있다고.

“실내공간뿐 아니라 사람들이 찾지 않는 모든 공간을 공유하는 게 가치공간의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인천공항, 코엑스 메가박스, 남산 N서울타워 등 750곳 정도의 공간을 공유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으로 강원도 양양 기사문 해변을 ‘핑크문 비치’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퍼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기사문 해변에 핑크색이라는 콘셉트를 심는 작업입니다. 기사문 해변이 활성화되면 해변 근처에 플리마켓을 열고 강원도 특산품 등을 팔 예정입니다.”

-매출도 궁금하다.

“공간마다 입점하는 브랜드 수가 다르기 때문에 매출도 천차만별입니다. 66㎡(20평) 공간에 3~4개 브랜드가 입점할 수 있습니다. 행사 기간은 보통 3일~7일 정도입니다. 462㎡(140평) 규모의 백화점에서 5일간 행사를 진행하면 매출 7800만원대 이상은 꾸준히 나옵니다. 2018년에는 매출 57억원, 2019년에는 94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된 행사도 많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어려워지다 보니 오히려 단기 매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습니다. 10월에 작년 매출 기록을 넘겼고, 매출 150억원을 달성하는 게 올해의 목표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온라인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팝업스토어 행사뿐 아니라 파티, 전시 등 다양한 목적에 맞는 공간을 대여해드리는 어플을 개발 중입니다. 판매자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면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소상공인, 청년상인이 임대료 걱정 없이 마음껏 제품을 판매할 기회를 마련해드리고 싶습니다.”

글 CCBB 최유민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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