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운전은…” 네티즌 울린 딸의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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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부터 협동조합·스타트업까지
장애인 고용하는 기업들

현대모터그룹 유튜브 캡처

“의사소통은 조금 불편하실 수 있지만, 언제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택시 뒷좌석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 화제를 모았다. 운전기사의 딸이 승객에게 보내는 손편지였다. 코팅한 종이에는 “아버지의 운전 실력은 딸인 제가 보증합니다”, “믿고 맡겨주세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 예약·호출 서비스 ‘고요한 모빌리티’(고요한 M) 이야기다.

장애인 평균 임금 수준은 비장애인보다 낮다. 2019년 기준 장애인 월평균 임금은 197만원이었다. 비장애인(264만원)보다 67만원 적다. 중증장애인 일부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기도 한다. 최저임금법 제7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때문이다. 장애로 인해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은 고용노동부 인가를 거쳐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지난 7월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 직업재활시설 가운데 장애인 평균 시급이 250원인 곳도 있었다.

전용 앱과 태블릿PC로 청각장애인 택시기사와 소통할 수 있다./고요한모빌리티 유튜브 캡처

◇코액터스가 SK텔레콤과 손잡고 선보인 고요한 M

이처럼 취약계층인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직원 전부나 대부분 장애인을 채용하는 회사도 있다. 청각장애인이 택시를 운전하는 직영 운송 서비스 고요한 M도 마찬가지다. 고요한 M은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가 SK텔레콤과 손잡고 선보였다. 고요한 M 소속 청각장애인 기사는 회사에서 직접 고용한 직원으로, 사납금을 내지 않고 월급제를 적용받는다. SK텔레콤은 “고요한M 기사 월평균 급여는 255만원으로, 청각장애인 평균 급여(125만원)보다 2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고요한 M은 지난 8월 서울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가 알려지기 전까지는 청각장애인이 택시를 운전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 자칫하다 교통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편견이 있었고, 택시기사와 의사소통하는 것도 불편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코액터스와 SK텔레콤은 의사소통과 안전에 문제가 없게 하려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했다. 앱으로 택시 예약, 호출뿐 아니라 목적지 설정과 예상 금액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택시에 탄 뒤에도 뒷좌석 앞에 설치된 태블릿PC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기사는 청각장애인 전용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주행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위급 상황에서 기사가 스마트워치 SOS 버튼을 누르면 경찰이 택시 위치와 현장 상황을 전달받는다. 코액터스는 “2021년 하반기 100대 운행을 목표로 서비스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효리가 로열티를받지 않고 모델로 나선 아지오 구두./아지오 홈페이지 캡처

◇청각장애인이 수제화 만드는 구두만드는풍경

구두만드는풍경은 2017년 대통령이 신은 구두로 화제를 모은 아지오(AGIO) 브랜드 운영사다. 시각장애 1급인 유석영(58) 대표가 청각장애인 10여명과 지체장애인 직원과 함께 일한다. 부모님 중 한 분이 청각장애인인 40년 경력 구두 장인이 직원에게 기술을 전수해 수제화를 제작한다.

유 대표가 구두만드는풍경을 창업한 것은 2010년이다. 파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관장직을 맡다가 그만두고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장애인이 만든 제품은 품질이 떨어질 거란 인식 때문에 영업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2013년 문을 닫았다. 4년 뒤 대통령 구두가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면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고, 재개업 후 고객이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지난 5월에는 이효리가 모델료를 받지 않고 아지오 광고모델로 나섰다. 2012년 본인의 사회 활동 취지에 반하는 상업광고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효리가 모델로 나선 사실이 알려져 한때 아지오 인터넷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라인드 마음보듬. 사진은 예시./봄그늘 제공

◇심리상담하고 명함 제작하는 시각장애인

2018년에는 서울대생이 모인 봄그늘 협동조합이 시각장애인 특화직업으로 마음보듬사를 개발했다. 어둠에 익숙하고 소리에 예민한 시각장애인이 어둠 속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빛을 차단한 암실에 들어가 시각장애인 마음보듬사와 피상담자가 대화를 나눈다. 2020년 4월 블라인드 마음보듬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확산사업’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시각장애인 10명이 봄그늘과 함께하고 있다.

금정출판사 제공

사회복지법인 금정 산하 금정출판사에서는 시각장애인이 점자 명함을 만들고 있다. 점자 명함은 일반명함에 점자를 함께 새긴 것을 말한다. 금정출판사는 명함 제작으로 얻은 이익은 시각장애인 복지를 위해 쓰고 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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