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길 잘했다” 이경규·이효리 사로잡고 대박

43

개편 후 확 달라진 카카오TV
카카오톡 내에서 볼 수 있어 편리하고
자체 제작 콘텐츠로 시청자 사로잡아

“세상에서 처음 보는 기획안이었다.”

10월12일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온라인 미디어간담회에서 김이나 작사가가 한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이나 작사가뿐 아니라 예능 대부로 통하는 이경규를 비롯해 김희철, 김가영, 노홍철, 딘딘, 비와이, 유희열 등 인기 방송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경규는 “과감하게 카카오TV를 선택해 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이 어딘지는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카카오TV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온라인 미디어간담회에 참석한 이경규와 김이나./카카오TV

카카오TV는 카카오의 동영상 플랫폼이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17년 다음 TV팟과 통합해 몸집을 불렸다. 주로 방송사 콘텐츠와 라이브 방송 위주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일 카카오TV는 대대적인 개편을 했고, 한 달 만에 시청자 800만명을 확보했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765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카카오TV는 어떻게 800만명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효과 톡톡히 봤다

카카오TV의 성공 비결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앱이다. 국내 MAU가 4500만명에 달한다. 9월 개편을 거치면서 카카오TV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카카오톡 내 #탭(샵탭), 톡 채널 등에서 바로 영상을 볼 수 있게 했다. 메시지가 오면 대화방에서 채팅하는 동시에 영상을 작은 화면으로 띄워놓고 계속 보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톡 샵탭 내에서 카카오TV를 볼 수 있고, 플로팅 기능을 이용해 채팅하거나 뉴스를 보면서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카카오톡 앱 캡처

효과는 확실했다. 개편 전이었던 8월 말까지 기존 카카오TV 카카오톡 채널 친구는 100만명 수준에 불과했는데, 약 한 달 만에 구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10월 6일까지 누적 재생자 수는 800만명, 누적 재생 수는 5870만회에 달한다. 이 중 카카오TV 자체 앱이나 사이트가 아닌 카카오톡 내에서 콘텐츠를 재생한 비중이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수년간 공들인 자체 제작 콘텐츠도 인기 비결

자회사 카카오M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카카오TV의 무기다. 카카오TV는 개편과 동시에 ‘아만자’, ‘연애혁명’. ‘카카오TV 모닝’, ‘찐경규’, ‘내 꿈은 라이언’, ‘페이스 ID’ 등 6개의 자체 콘텐츠를 선보였다. 네이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웹드라마 연애혁명은 공개 후 이틀 만에 100만 조회수를 달성했고, 이효리의 일상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페이스 ID는 당초 4회 편성이었지만, 호응에 힘입어 3회 연장을 결정했다. 

카카오M이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카카오M

이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수년간 공들인 결과다. 카카오M은 2018년 출범 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악레이블 4곳과 BH엔터테인먼트 등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메가몬스터 등 드라마 제작사 3곳, 사나이픽처스 등 영화 제작사 2곳, 공연제작사 쇼노트 등을 인수했다. 카카오M이 인수한 드라마 제작사 중 한 곳인 바람픽쳐스는 ‘나의 아저씨’ ‘나쁜녀석들’ ‘또 오해영’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을 제작해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작 능력 강화를 위해 방송사 출신의 스타 PD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오윤환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총괄은 MBC 인기 예능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뜨거운 형제들’을 연출했다. 오 총괄을 비롯해 권해봄(마이리틀텔레비전 V2), 권성민(가시나들), 김민종(진짜 사나이), 박진경(마이리틀텔레비전) PD는 MBC, 문상돈(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PD는 MBC에브리원 출신이다.

오윤환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총괄./카카오M

이들은 12일 온라인 미디어간담회에서 자유로운 플랫폼에 힘입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종 PD는 “공중파나 TV, 유튜브에서 못하는 소재가 무엇이 있을까 오래 고민했고, 찾은 게 마스코트 서바이벌 형식이었다”며 내 꿈은 라이언을 기획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는 제약이 많고 유튜브는 예산 측면에서 하기 힘든 소재였다. 이건 카카오에서만 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해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7월 “2023년에는 블록버스터급을 포함해 영화와 드라마를 연간 15편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M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콘텐츠 길이는 짧게, 세로 화면으로 보기 편하게

기존 OTT와 카카오TV의 또 다른 차별점은 모바일 최적화 전략이다. 기존 OTT는 영화·드라마 등 극장이나 TV 매체를 기준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재생하는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카카오TV는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맞춤 제작을 표방하고 있다. 이미 제작된 콘텐츠를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바일로 보기 때문에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카카오TV의 설명이다. 오윤환 제작 총괄은 “모토는 모바일이라서 재밌는 콘텐츠”라며 “5분 안에 기승전결이 있는 밀도 있는 콘텐츠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슬로건 아래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찐경규 프로그램.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카카오TV 캡처

모바일 최적화 전략 아래에 카카오TV는 기존 가로형 영상이 아닌 스마트폰 재생에 적합한 세로형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영상 길이는 주로 10~20분으로 짧게 유지하고 있다. 오 제작 총괄은 “지금의 시청자는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짧게 소비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숏폼 콘텐츠들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편집 기법도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 ID는 실제 이효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녹화해 편집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마치 이효리의 스마트폰을 내 휴대폰으로 옮겨와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이효리가 출연하는 페이스 ID는 실제 이효리의 스마트폰을 녹화해 편집하는 기법을 사용했다./카카오TV 캡처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질 유지해야”

개편 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카카오TV는 자체 앱보다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영상 시청 기능을 강조하기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가 건재하는 한 높은 콘텐츠 접근성을 앞세워 어느 정도의 사용자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결국 지금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콘텐츠 질 유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OTT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작하고 있는 수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글 CCBB 라떼

img-jobsn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