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세정제로 빡빡 씻은 뒤, 장비로 측정한 손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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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및 항바이러스 소재 ELA 토털공정법 개발
피부에 보호막 형성해 유해인자 달라붙지 않고
생분해 소재라 아이가 모르고 먹어도 안전해

“6살과 3살배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목욕하면서 장난치느라 세제를 자꾸 먹었어요. 우리 아이들만 그런가 했는데 주변 분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세제를 계속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못 먹게 할 뚜렷한 방법이 없었어요. 잠깐 눈만 돌리는 새도 계속 먹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먹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아예 먹어도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예드파트너스 이성언(33) 공동대표의 이야기다. 어떤 소재를 써야 아이 몸에 안전할까. 국내외 논문과 자료를 찾아보던 이 대표는 2017년 ELA(Ethyl Lauroyl Arginate HCl)라는 화학소재를 알게 됐다. ELA는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EFSA(유럽식품안전청)에 먹을 수 있는 식품첨가물로 등재된 항균 및 항바이러스 소재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스페인의 한 회사가 유일한 ELA 토털공정법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고 약 3년간 수많은 화학 반응을 실험한 끝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ELA 토털공정법 개발에 성공했다.

예드파트너스 김갑용, 이성언 공동대표./jobsN

◇생분해 소재라 안전하고 공정은 친환경적

-ELA라는 소재가 생소하다. 다른 화학 재료와 어떤 점이 다른가.

“인체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소재라 인체에는 안전하지만, 세균에게는 적이 되는 소재입니다. 논문을 검색하다가 알게 됐는데 성분을 구성하는 화학구조를 봐도 너무 좋았어요. 먹자마자 체내에서 분해되고, 분해된 물질은 우리 몸을 이루는 영양소여서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너무 안전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찾아보니 실제 해외에서는 유기농 제품이나 유아용 제품에 많이 쓰이고 있었어요. 문제는 가격이었죠. 가격이 너무 비싸 한국에서는 사용한 예가 거의 없었습니다. ELA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격부터 낮춰야겠다, 그러려면 공정법을 한 번 새로 개발해보자 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ELA 토털공정법을 개발한 게 전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어떻게 개발했나.

“ELA를 만드는 공정이 두 단계로 나뉘는데, 전 단계가 핵심이에요. 두 번째 단계에 대한 공정은 중국과 인도, 미국 등에서도 보유하고 있지만, 토털공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거든요. 스페인에 이어 저희가 두 번째로 토털공정을 개발했고, 가격도 스페인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해당 공정법을 활용해 ELA뿐 아니라 다른 소재도 만들 수 있는 범용적인 공정법이에요.

현재 공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고, 등록까지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어려운데요. 가장 먼저 스페인의 공정법을 따라 만들어봤습니다. 이후에는 여러 반응을 실험하고, 실패하는 것의 연속이었습니다. 실패할 때마다 기초 지식에 기반해 생각했어요. 그 결과, 고등학교 때 배우는 기초 지식과 자연법칙에 기반해서 답을 찾았습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실패하지 않고 매진한 끝에 공정법을 개발했어요. 공정 자체에서 나오는 최종 폐기물이 소금하고 물밖에 없어 친환경적이기도 합니다.”

창업지원프로그램인 제3회 스타트업 둥지 성과공유회에서 실험 과정을 시연하고 있는 이성언 공동대표./예드파트너스

◇피부에 보호막 형성해 2차 오염 막기도

ELA 토털공정법을 완성한 후 예드파트너스가 처음 선보인 제품은 손 세정제다. 공정을 이미 완성했고, 안정적으로 ELA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정제를 만드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했다. 임상과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2020년 5월 ‘메디엘라’(bit.ly/3jDPtIn)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선보였다.

-ELA를 이용해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은 손 세정제다. 다른 제품과 뭐가 다른가.

“영유아를 위해 ELA를 포함해 모든 성분을 먹을 수 있고 몸에서 생분해되는 식품첨가물로 구성했습니다. 또 모든 성분의 임상 테스트 결과를 보고 안전한 성분만을 사용했어요. 세정제 성분이 눈에 들어가거나 상처에 닿으면 따갑고 쓰라린데요. 저희 아이들도 목욕하면 상처 난 부위가 쓰라리다는 얘기를 자주 했어요. 제품 개발 후 한 번 손 세정제로 목욕시켜봤는데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또 사실 손을 씻은 후 2차 오염에 노출되기 쉬운데요. 예를 들어 손을 씻고 나오다가 화장실 문을 잡는 순간 손잡이에 묻어 있는 세균에 오염되기 쉬운 구조에요. 하지만 ELA 성분은 피부에 닿아 보호막을 형성합니다. 세균을 비롯한 유해인자가 달라붙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꼭 ELA 성분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메디엘라 손 세정제와 저자극 테스트, 성분분석 시험성적서(위), 항균 인증서(아래)./예드파트너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손 세정제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을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손 세정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을 보긴 했습니다. 지난해 말 손 세정제로 첫 제품을 정한 후 출시를 서두른 이유도 그 때문인데요. 그런데 제품 용기 등과 같은 원료를 중국에서 수입하다 보니 원료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제품 출시가 늦어지기도 했어요.”

-소비자 반응도 궁금하다.

“부모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분이 찾아주고 있습니다. 회사도, 브랜드도 신생이고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아직 사업 초기라 매출은 크지 않지만, 꾸준히 온라인 판매(bit.ly/3jDPtIn)가 이뤄지고 있고, 서울시청 등 관계 기관 등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메디엘라 손 세정제로 손을 씻은 후 3시간 후 측정 결과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해 오염도 기준에 적합했다./SBS 방송화면 캡처

◇폐기물 자원화 공정 등 사업 다양화 준비 중

-공정법 개발에만 3년이 걸렸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아무래도 공정법 개발을 위해서 연구 시설을 빌려야 해 시설 이용비가 많이 나갔습니다. 박사 과정을 하면서 공정법 개발 연구도 했기 때문에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공정법을 개발하고 학교 소유가 됩니다. 실제 학교 연구실을 이용해 개발한 1기 공정법은 학교 소유였고, 현재는 기업에 이전한 상태입니다.

기술 이전 후에는 외부 연구 시설을 이용하다 보니까 일주일 연구실 이용료만 500만원 이상 나왔습니다. 가장이다 보니 생계도 유지해야 해서 그 부분이 어려웠어요. 또 서울에는 연구시설이 많지 않아 대전이나 제천, 울산 등을 왔다 갔다 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어요. 다행히 아내도 이해를 많이 해줬고,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통해서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공동대표인 김갑용 대표를 만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2017년부터 ELA 공정법 개발에 돌입하는 등 계속 창업 준비를 해왔고, 김 대표도 마찬가지로 기계공학과 석사를 졸업한 후 창업 준비를 해왔어요. 서울시의 창업 육성 프로젝트인 서울 캠퍼스타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졌고, 마음이 맞아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전공도 화학과 기계공학으로 서로 달라서 오히려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김 대표가 추진력이 좋아서 빠르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창업지원프로그램인 제3회 스타트업 둥지 성과공유회에서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깁갑용 공동대표./예드파트너스

-목표는.

“ELA 토털공정법을 활용해 바디워시, 스킨케어 등 제품 라인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또 저희가 손 세정제 등을 만드는 생화학 기업이지만, 모태는 소재 기업이에요. 앞으로는 ELA를 포함한 소재를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B2B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드는 공정도 개발하고 있는데요. 정부 기관과 협력하는 B2G 사업으로 올해 4분기 안에 시작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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