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한테 돈 대신 점수 받아 새 아파트 당첨됐어요

94

뱃속 태아도 부양가족 가점 받을 수 있어
부모에게 청약통장 물려 받기도 가능

주택청약에 당첨돼 새 아파트로 이사한 배우 이시언./MBC ‘나혼자산다’ 캡처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 결과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대 1이었다. 2002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청약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새 아파트를 예약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청약을 넣었다고 해서 모두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아니다. 경쟁률이 1대 1을 넘으면 가점제와 추첨제를 통해 당첨자를 뽑는다.

가점제는 청약 신청자의 무주택 기간(0~32점), 부양가족 수(5~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17점) 점수를 합쳐 총점이 높은 사람에게 당첨 기회를 주는 제도다. 즉 만점은 84점이다. 추첨제는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입주자를 선발하는 제도다. 서울 전 자치구와 세종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면적 85㎡(25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100% 가점제, 85㎡ 초과 대형 아파트는 가점제 50%, 추첨제 50%로 당첨자를 뽑는다. 청약에 성공하려면 청약 가점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청약가점을 잘못 입력하면 당첨 취소는 물론 최대 1년간 청약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무주택 기간

만 30세가 된 시점부터 입주자모집공고일까지 걸린 기간을 계산하는 무주택기간 가점표./jobsN

청약신청자가 무주택 기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점은 최대 32점이다. 무주택자란 본인 명의 집이 없는 사람이다.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청약신청자 본인을 포함해 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는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여야 한다. 세대원은 배우자, 자녀·손주 등 직계비속, 조부모·부모 등 직계존속을 포함한다. 쉽게 말해 같이 사는 가족 모두 집이 없어야 한다.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가 된 시점부터 입주자모집공고일까지다. 무주택 기간이 1년 지날 때마다 가점이 2점씩 늘어난다. 예를 들어 만 30세 이상이고 무주택 기간이 1년 미만인 청약자는 2점을 받는다. 무주택 기간이 1년 이상 2년 미만이면 4점을 받는다.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이라면 만점인 32점을 받을 수 있다.

결혼을 했다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만 30세 미만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고 만 30세 이전에 결혼했다면 무주택기간은 혼인신고일부터 입주자모집공고일까지다. 주택을 소유한 적 없는 만 28세 A씨는 2017년 1월에 혼인신고를 했다. A씨는 2020년 2월이 입주자모집공고일인 청약을 신청했다. 이 경우 A씨의 무주택 기간은 혼인신고일부터다. A씨는 무주택 기간 3년 이상 4년 미만에 해당하는 8점을 받는다. 가끔 혼인신고일과 결혼기념일을 혼동해 결혼기념일을 청약 서류에 적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부정행위로 탈락이다. 또 1년간 청약을 할 수 없다.

내 집을 한번 가진 적이 있다면 그 집을 처분한 날이 가장 중요한 무주택자의 기준이다. 예를 들어 B씨는 현재 만 36세이고 미혼이다. 과거 주택을 소유했다가 2016년 1월에 무주택자가 됐다. 입주자모집공고일이 2020년 2월이라면 B씨의 무주택 기간은 4년 이상 5년 미만이다. B씨는 10점을 받는다. 나이와 결혼 시기보다 앞서 집을 처분한 날짜를 생각해야 한다.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고 만 30세 이전에 결혼한 사람은 혼인신고일과 무주택자가 된 날 중 늦은 날부터 계산한다. 만 38세인 C씨는 2011년에 혼인신고를 했고 2015년 1월에 본인 명의의 집을 팔았다. C씨의 무주택 기간은 집을 판 날부터다. 입주자모집공고일이 2020년 2월이라면 C씨는 무주택 기간 5년 이상 6년 미만에 해당하는 12점을 받는다.

◇ 부양가족 수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청약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는 세대원을 계산하는 부양가족 수 가점표./jobsN

부양가족 수에서 만점은 35점이다. 부양가족은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청약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는 세대원(배우자·직계존속·직계비속)이다. 청약신청자 본인을 포함해 부양가족 1인당 5점씩 계산한다. 부양가족이 없으면 기본점수인 5점, 2명이면 15점, 6명 이상이면 만점인 35점을 받는다.

직계존속은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3년 이상 청약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고 주택을 갖고 있지 않아야 한다. 만 30세 미만 미혼 자녀만 조건 없이 직계비속으로 본다. 만 30세 이상 미혼 자녀는 청약신청자 주민등록등본에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올라 있어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해 30세 이하는 따로 살아도 부양가족으로 보지만 그 이상 나이를 먹은 직계비속은 같이 살아야 부양가족으로 인정하는 셈이다.

청약자이자 세대주인 D씨의 가족 구성원이 배우자와 본인의 부모, 장인·장모라고 하자. D씨의 부모는 D씨의 주민등록등본에 1년, 장인·장모는 3년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주민등록등본에 오른 기간이 3년 미만인 D씨의 부모는 부양가족으로 치지 않는다. 따라서 D씨의 부양가족은 배우자와 장인·장모 3명이기 때문에 D씨는 20점을 받는다. 만약 같은 조건에서 D씨의 장모가 본인 명의 주택을 갖고 있다면 D씨는 부양가족 2명에 해당하는 15점을 받는다.

◇ 청약통장 가입기간

청약통장에 가입한 시점부터 입주자모집공고일까지의 기간을 계산하는 청약통장 가입기간 가점표./jobsN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청약통장에 가입한 시점부터 입주자모집공고일까지다. 만점은 17점.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미성년자의 가입 기간은 최대 2년만 인정한다. 이때 미성년자 기준은 만 19세다. 말하자면 만 17세가 되자마자 가입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1점, 6개월 이상에서 1년 미만이면 2점을 준다. 이후 1년마다 1점씩 늘어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이면 만점인 17점을 받을 수 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과 해당 점수는 인터넷 청약 시 은행에서 자동으로 계산해 준다.

만 32세 청약자 E씨가 2020년 2월이 입주자모집공고일인 청약을 신청했다고 하자. E씨가 만 19세인 2007년 1월에 청약통장에 가입했다면 E씨의 가입기간은 13년 이상 14년 미만이다. 이 경우 E씨는 15점을 받는다. E씨가 만 17세인 2005년 1월 청약통장에 가입했다면 E씨의 가입기간은 15년 이상이기 때문에 E씨는 17점을 받는다. E씨가 만 15세에 청약통장을 만들었더라도 점수는 같다. 미성년자의 가입 기간은 2년까지만 인정하기 때문이다.

◇ 내 청약 점수 높이려면…

홈리스와 하우스푸어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던 드라마 ‘이번생은 처음이라’./tvN ‘이번생은 처음이라’ 캡처

국토교통부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주택 청약 가점제 당첨 현황’을 보면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자의 평균 점수는 2017년 49.29점에서 올해 61.75점으로 25%(12.46점) 올랐다. 같은 기간 당첨자의 최저 청약 가점은 31.72점에서 52.5점으로 65%(20.78점) 올랐다. 만점 당첨자가 없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양천구 ‘신목동파라곤’ 2개 단지의 분양가 9억원 이하 주택형에서 84점 만점 통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파트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높아진 상황에서 낮은 청약점수를 끌어 올릴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청약통장 명의 이전이다. 무주택자가 직계가족의 청약 통장을 물려받으면 통장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모집공고일이 2020년 2월인 청약을 신청할 때 2015년 1월에 청약통장을 만든 무주택자는 가입기간이 5년 이상 6년 미만이기 때문에 7점밖에 얻지 못한다. 그런데 부모가 1997년 1월에 만든 청약예금을 물려받으면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으로 늘어나 17점을 받을 수 있다.

명의 이전은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배우자, 세대원, 직계 존비속(부모·자녀·손주 등)으로 세대주를 바꿀 때만 가능하다. 아버지가 아들과 동일 세대에 속해있고 아버지가 세대주, 아들이 세대원인 경우 아버지가 세대원이 되고 아들이 세대주가 되는 식이다.

다만 청약통장의 명의를 물려받는 사람은 가지고 있던 청약통장을 해지해야 한다. 명의 이전했다고 해서 청약통장 예치금이 합해지는 것도 아니다. 청약 시엔 명의이전을 받은 통장의 예치금만 인정을 받는다. 부양가족 수나 무주택기간에 따른 청약 점수는 명의이전을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명의 변경을 했을 때 불이익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 신혼부부 대상 특별공급 청약에선 입주자모집공고일 이후 발급받은 임신진단서를 내면 태아도 부양 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일번 청약과 가점 기준이 달라 부양가족이 1명 늘어나면 청약점수가 1점 높아진다.

이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1~12월 전국 아파트 부정 청약 의심 사례를 조사한 결과 총 133건의 의심 건수 중 70여 건이 임신진단서 위조였다. 심지어 임신진단서를 받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거나 대리모를 내세운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부정 청약이 드러나면 최대 10년간 청약을 할 수 없다. 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허위서류를 제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그만큼 아파트 청약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부정 청약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불법행위의 유혹에 빠져 청약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CCBB 유유

img-jobsn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