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줌마들이 쓸 것 같은 얼굴가리개의 놀라운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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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온 마스크 패션
루이비통·버버리 등 명품도 출시
“패션이다”, “지나치다” 반응 엇갈려

“선 캡이 100만원이나 한다고요?”

루이비통이 선보이는 얼굴 가리개./루이비통 제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10월 얼굴 가리개(face shield)를 선보인다. 루이비통은 코로나19 확산세가 한창이던 올해 7월 ‘2021 크루즈 컬렉션’ 제품 가운데 하나로 얼굴 가리개를 소개했다. 10월30일 출시하는 페이스 실드는 우리나라에서 나들이 갈 때 쓰는 선 캡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모노그램 로고를 새긴 밴드에 챙 역할을 하는 투명한 플라스틱 커버를 붙였다. 위치 조절이 가능한 커버는 들어 올려 모자처럼 쓸 수도 있다. 평소에는 투명하지만, 주변 밝기에 따라 색이 바뀌는 변색 기능을 갖췄다. 루이비통은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800유로(약 110만원)를 출시가로 전망한다.

루이비통의 얼굴 가리개 출시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예방 수단으로 얼굴 가리개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얼굴 가리개가 침방울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가격도 논란이다. 네티즌들은 “플라스틱 챙에 터치스크린 기능이라도 달린 것 같다”, “시선 끌기 좋아하는 유튜버나 살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내놨다.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마스크./로이터 유튜브 캡처

◇너도나도 선보이는 패션 마스크···수익 기부하기도

루이비통뿐 아니라 다른 명품이나 패션 브랜드도 자체 제작한 마스크를 선보이고 있다. 버버리는 지난 8월 항바이러스성 기능을 넣은 체크 패턴 디자인 마스크를 출시했다. 온라인 전용으로 90파운드(14만원)에 내놨다. 10만원 넘는 고가 마스크를 공식적으로 제품군에 포함시킨 것은 버버리가 처음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던 지난 봄 루이비통, 구찌 등이 자사 공장에서 의류 대신 마스크를 생산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공급이 부족해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회용 제품을 만들었다. 마스크를 패션 아이템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미국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 로렌도 올 가을 마스크 출시를 공식화했다. 천 마스크와 필터 기능을 넣은 제품 두 가지 라인을 선보인다. 가격은 천 마스크가 39달러, 필터 마스크가 49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빈폴·안다르 등이 기능성 마스크를 출시했다. 안다르 ‘리업마스크’는 출시 3일 만에 모두 팔렸다.

마스크를 쓴 빌리 아일리시와 레이디 가가./유튜브 캡처

일각에서는 패션업계가 바이러스 유행을 돈벌이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듯 마스크를 판매하는 브랜드 대부분 수익 일부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공익사업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버버리는 마스크 판매 수익 20%를 자사가 설립한 ‘코로나19 커뮤니티 펀드’에 기부해 지역 사회를 돕는데 쓰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거나 백신 연구를 위한 기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랄프 로렌도 판매 수익의 최소 절반을 유엔 재단이 지원하는 세계보건기구(WHO) COVID-19 연대 기금에 후원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패션 아이템” 호응에 “상대적 박탈감” 지적도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 태어난 MZ 세대는 이미 마스크를 일반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등 글로벌 스타들도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 개성 있고 화려한 마스크를 착용해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마스크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만 쓰는 게 아닌데, 마스크 패션을 비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비싼 마스크를 선보이는 명품 브랜드를 향한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저소득층은 생존을 위해 착용해야 하는 마스크를 살 돈이 없어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한 장에 100만원 넘는 마스크를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이야기다.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패션 마스크를 썼다가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의료계 지적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멋 부린다고 10만원 짜리 마스크 썼다가 10년 먼저 갈 수 있다”, “그냥 KF 마스크나 열심히 쓰겠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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