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자 많이 없어 고임금 받기 유리한 유망 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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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강성일씨

A씨는 최근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를 같은 날 하늘로 보냈다. 처음에는 8살 된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숨은 아이를 찾아 집안 곳곳을 뒤졌더니 숨을 거둔 상태로 있었다. 경황이 없던 나머지 다른 친구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 채 부랴부랴 장례 준비를 했다. 약 10시간 뒤 10살 된 아이도 보이지 않아 찾았더니 이미 떠난 상태였다. 두 아이와 한날 동시에 이별한 A씨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동시에 두 마리 고양이의 장례를 치렀다.

A씨처럼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장례식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 반려동물을 가족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도 점점 많아져 반려동물 장례식장 산업은 커지는 추세다.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에서 숨을 거둔 동물뿐 아니라 보호자까지 위로하는 강성일(41)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를 만났다.

강성일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강 지도사 제공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소개해달라.

“반려동물이 마지막 가는 길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해요. 염습부터 장례와 화장까지 동물들이 편하게 갈 수 있게 안내하고 보호자가 충분히 애도할 수 있도록 추모를 돕습니다.”

어떻게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었는지.

“원래는 작게 장사를 하던 사람이었어요.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문득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은 어떤가 궁금했죠. 알아보니 반려동물 장례식장이나 화장터가 거의 없더라고요. 2012년부터 화장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화장터는 장례라기보다 사체처리가 목적이었죠. 보호자가 업체에 아이 시체를 맡기면 화장하고 유골을 정리하는 것이 전부였어요. 추모나 안치하는 절차는 당연히 없었죠.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까웠어요.

1년 정도 일하다가 탐방 목적으로 일본에 갔어요. 당시에도 일본은 동물 장례 문화가 발달해 있었거든요. 지도사가 생을 마감한 반려동물과 그의 보호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감명받았어요. 절차도 명확했고 의전 격식도 있었어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당시 국내에 있는 11곳의 동물 장례업체 모두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어요. ‘반려동물 장례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우리나라 장례업체도 선진화된 장례 문화를 정착했으면 좋겠고 그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요. 충남에 있는 한 장례업체에서 연락이 와 2014년부터 일을 했어요. 그러다 2016년 12월 지금 일하고 있는 펫포레스트에 창립멤버로 들어와 일하게 됐습니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회사에 지원하시는 분들을 보면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민간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하신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배우는 이론은 실무와 괴리가 커요. 직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회사에 자격증 없이 입사하셔서 교육받고 나중에 취득하시는 지도사분들도 많아요.

이론을 배우는 것보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로서의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요. 매일 숨을 거둔 아이들과 슬퍼하시는 보호자님들을 마주하고 응대하기 위해서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해요. 높은 사명감도 필요합니다. 장례지도사로서 그런 것들을 견뎌낼 사명감과 자세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해요.”

장례식을 진행하는 모습./강 지도사 제공

반려동물 장례업이 유망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제가 속한 펫포레스트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2017년 1월 설립 당시와 비교해 현재 300% 성장했어요. 한 달 기준 장례 의뢰 건수로요. 반려동물 장례업을 두고 블루오션·유망업종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맞긴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정식 반려동물 장례업으로 등록한 업체는 49곳인데 그중 하루에 장례를 1건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곳도 많아요. 블루오션이라는 이야기에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업하는 업체도 적지 않죠.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아이를 충분히 애도하며 이별하고자 하는 분들도 많아지는 추세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가볍게 뛰어들 사업은 아닙니다. 아직도 불법 업체가 많고 준비가 부족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우후죽순 생기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염습하는 모습./강 지도사 제공

장례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사망 확인을 먼저 한 후 염습을 합니다. 시체에서 나오는 잔 변을 처리하고 몸을 깨끗하게 닦죠. 사고로 죽어 상처가 있거나 장기가 나온 경우 직접 꿰매요. 이후 추모실로 이동해 추모 시간을 갖습니다. 보호자께서 충분히 추모 시간을 가졌다고 하시면 화장을 진행하죠. 보호자께서 화장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게 해드려요. 화장이 끝나면 유골을 수골 해 분골하고, 이를 봉안하거나 보호자께 인도해드리는 것이 기본 절차에요. 최근에는 분골한 유골을 보석으로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모든 절차를 마치면 마지막으로 보호자께 장례증명서와 장례화장증명서를 발급해드립니다.

빨리 끝나면 5시간 만에 아이가 유골함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아이가 숨을 거두자마자 장례를 치르러 오신 분들은 한순간에 유골이 된 아이를 보며 허무함을 느끼세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고 하루 이틀은 가정에서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갖고 저희에게 방문하기를 권해드려요. 아이들이 숨을 거둔 후 72시간까지는 외상이 부패하지는 않거든요. 추모관에서도 원하시는 만큼 추모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그전에 아이가 자랐던 집에서 마음을 추스르는 과정을 갖고 오시면 훨씬 좋습니다.”

추모관 전경./강 지도사 제공

고임금 직군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지.

“아직 이쪽 분야는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 드물어요. 저는 경력이 오래된 만큼 업계 최고 대우를 받습니다. 힘든 만큼 경력이 쌓이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죠. 보통 입사하면 동물 신체에 대해 알아야 하고 습득해야 하는 실무지식이 많아 교육을 받는 기간을 가져요. 염습·화장 등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며 능력을 쌓죠. 이후 2~3년 차가 돼 한 장례의 보호자를 오롯이 담당할 수 있는 지도사가 되면 3500만~4500만원 사이의 연봉을 받아요. 그러나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고 장례 횟수로 임금을 산정하기도 해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기억 남는 장례가 있다면.

“저희가 시각장애 안내견 장례도 도맡아 하고 있어요. 안내견은 보통 어렸을 때 보호자 밑에서 자라다가 훈련소에 입소하죠. 훈련을 마치면 시각장애인을 돕다가 능력이 떨어지면 은퇴해 다시 보호자나 임시 보호자가 길러요. 수많은 사람 손을 거쳐 간 친구라 안내견이 세상을 떠나면 장례식에 많은 분이 오세요. 어렸을 때 키웠던 보호자부터 훈련소 직원과 담당 시각장애인까지요. 일평생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다 떠나는 친구들이잖아요. 특히 마음이 먹먹합니다.”

화장을 진행하는 모습./강 지도사 제공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를 꿈꾸는 사람에게 한마디.

“면접관으로서 장례지도사 지원자에게 지원동기를 물으면 자주 듣는 대답이 있어요. 자신이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내 손으로 보내주고 싶어서 지원했다는 대답이에요. 좋은 동기이지만 그 이상의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내 아이를 예뻐하는 것을 넘어 다른 아이들을 내 아이 이상으로 소중히 대할 줄 알아야 해요. 또한 다른 보호자를 나 자신을 대하듯 공감하며 위로할 수 있어야 하고요. 다른 동물과 보호자를 소중히 대할 수 있는 분들이 지원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 CCBB 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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