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타고 살짝 뜨고 있었는데…코로나에 대박 터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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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임자·인절미·순두부… 할머니 시대 감성 건강식 인기

‘촌스런 시골음식’이 비건 열풍 타고 ‘이미지 세탁’

코로나에 건강 관심 증폭되며 ‘힙한 식재료’로 거듭나

요즘 흑임자나 인절미 정도 안들어갔으면 신메뉴도 아니다. ‘할매입맛’이 대세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음식 대신 흑임자·단팥·콩가루·순두부 등 할머니 세대가 좋아할 것 같은 고소하고 은근한 맛을 가진 식재료를 가미한 제품이 인기다. 실제 인절미·흑임자·모나카 같은 식재료가 들어간 간식과 전통 재료 음료가 커피전문점·편의점·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출시된 다양한 할매입맛 제품들. /인터넷 화면 캡처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올여름 신메뉴로 ‘비비고 흑임자죽, 단호박죽, 통단팥죽’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로 만든 구슬팥빙수, 아이스바, 블랙큐브라떼, 쉐이크 등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은 ‘설빙’과 함께 인절미 디저트 시리즈(인절미롤케익·인절미크림단팥빵)를 출시했고, 오리온은 ‘찰 초코파이 흑임자·인절미’, 해태제과는 ‘오예스 미숫가루 라테’ 등을 내놓았다. 투썸플레이스의 ‘인절미·흑임자 케이크’와 ‘쑥·흑임자 라테’, 롯데푸드의 ‘빵빠레 흑임자’, 배스킨라빈스 ‘아이스 모찌 흑임자’, CU ‘강릉초당 인절미 순두부콘’, 서울우유협동조합 ‘흑임자·귀리 우유’, 현대그린푸드 ‘그리팅 죽’… 너무 많아서 이 정도만 언급하겠다.

◇비건푸드로 인식되며 고급 이미지 얻은 할매푸드

식품업계에선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는 MZ세대(20·30)가 할매입맛에 사로잡혔다고 본다. 사실 할매입맛 식품은 예전에도 있었다. 다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을 뿐이다. 2010년대 초반 블랙푸드 열풍이 불며 흑임자 등이 건강식으로 관심을 받긴 했다. 2012년 한 유명 치킨프랜차이즈에서 출시한 ‘흑임자 치킨’을 먹어본 소비자의 리뷰다. “2~3번 먹을 때까진 맛있는데, 좀 질리네요. 치킨의 느끼함을 배가시킨다랄까?” 프라이드 치킨에 흑임자라는 어설픈 조합 탓도 있겠지만, ‘시골틱’한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먹방의 소재가 된 할매입맛 푸드. /인터넷 화면 캡처

식품업계는 할매푸드에 대한 대접이 달라지기 시작한 시점을 2018년 전후로 본다. 전 세계적으로 비건(채식) 트렌드가 인기를 끌었던 시기다. 글루텐 프리(Gluten free) 밀가루, 식물성 고기 같은 대안적인 음식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제품은 대체로 비싸고 고급스럽다. 할매푸드도 이 분위기에 편승했다.

할매푸드가 SNS상에서 고급 식재료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기성세대보다 높다”며 “이들 눈에 흑임자와 순두부는 뉴트로하고 고급스러운 건강식일 뿐”이라고 했다. 순두부와 인절미를 촌스럽게 느끼려면 그러한 경험이 있어야 할텐데, 사실 지금 20대는 아예 이런 음식에 대한 경험 자체가 없는 점도 한 몫 한다. 현재 할매입맛 키워드는 인스타그램에서만 약 1.7만개의 게시글을 보유할 정도로 인기다.

◇코로나 사태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 증폭된 것도 이유

/조선DB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의 먹거리를 고르는 첫번째 기준이 건강이 된 것도 이를 증폭시켰다는 평가다. 같은 값이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음식을 고르겠다는 것이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라·흑당 처럼 엄청 맵거나 업청 단 극단의 맛이 인기였다. 소비자들이 극강의 ‘짠단’에 열광하자 도심에는 마라 식당, 흑당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런데 요즘 보면 벌써 문닫는 집들이 보인다. 할매입맛의 인기는 어떨까. 식품업계에선 할매입맛 트렌드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식, 비건푸드 등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인 트렌드고, 할매입맛은 이런 큰 흐름을 탄 트렌드”라며 “앞으로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식품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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