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자매가 모여 홈트레이닝 스타트업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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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자매가 모여 창업을 했다. 저출산율이 이슈가 되고있는 요즘 ‘오자매’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다섯 명이 모여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창업 아이템은 ‘홈필라테스’. 코로나의 장기화로 요즘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 열풍이 불면서 오자매의 회사 ‘파인유얼뷰티’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자매가 조그만 댄스 연습실을 빌려서 필라테스와 체형교정 강습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는데, 회원수가 급속도로 늘자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었고 직접 개발해서 올해 출시한 운동 기구 ‘뷰릿(Beaurit)’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 아마존 입점에도 성공했다. 한때 집안이 어려워 오자매를 포함한 일곱 식구가 단칸방에 살기도 했지만, 스스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지금은 집에서 매일 아침 첫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오자매가 함께 역삼동 사무실로 출근한다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창업을 주도했던 첫째 조새한별(32) 파인유얼뷰티 대표와 둘째 조새한솔(27) 씨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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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몸이 아팠던 제가 회복하는데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는 건강한 몸 상태에서 나오는 생명력이 원동력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건강해지는 방법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로 창업했습니다. 회사 이름은 건강한 몸 관리를 통해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찾자는 의미에서 ‘파인유얼뷰티(Find your beauty)’라고 이름 지었어요.”

– ‘다섯 자매’가 모여 만든 회사라고. 각자 맡은 역할이 무엇인가.

“첫째와 둘째가 2017년에 조그만 댄스 연습실을 빌려서 트레이닝 강의를 하며 시작했어요. 그러다 규모가 커지면서 2018년에 트레이닝센터를 만들고 법인을 설립하면서 나머지 자매들이 하나둘씩 합류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다섯 자매가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째인 제가 경영을 맡고 있고, 둘째는 메인 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셋째는 강사 역할과 함께 생산 관리 및 뷰릿 오피셜 계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넷째는 유튜브 피디로서 기획부터 촬영까지 담당하고 있고, 막내는 해외 수출을 담당하고 재무와 CS까지 맡고 있어요.”

왼쪽부터 둘째 조새한솔씨와 첫째 조새한별 파인유얼뷰티 대표

– 요즘 보기 힘든 다둥이 가족이다.

“엄마와 아빠가 워낙 아이를 좋아했어요. 아빠는 결혼을 하면서부터 다섯은 낳아야 한다고 공언하셨다고 합니다. 자녀 중에 쌍둥이도 갖고 싶다고 이야기하셨다는데, 정말로 넷째와 막내는 쌍둥이에요. 자녀 계획은 말했던 대로 다 이루신 셈이죠.”

– 젊은 나이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첼리스트가 꿈이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첼리스트를 꿈꾸며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갑자기 마비 증세가 올 정도로 전신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어요. 첼리스트의 꿈을 접고 일반 대학교에 진학한 순간부터 20대에는 양방, 한방, 대체의학 등 망가진 몸을 치료하기 위해 안 해본 게 없었어요. 그러다 체형 교정을 위한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지고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트레이닝에 빠지기 시작했죠. 체형 교정과 필라테스 등 트레이닝과 관련된 자격증을 4개나 갖게 되면서 제가 터득한 노하우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문화센터와 체육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너무나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직접 운영해보기로 결심했어요. 운동을 좋아했던 둘째와 집 앞에 있는 조그만 댄스 연습실을 빌려서 사람들을 모집해서 강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창업의 출발이었습니다.” 

온라인 강의하고 있는 둘째 조새한솔

– 둘째 조새한솔 씨가 인스타그램 인플로언서였다고. 회사를 알리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예전부터 둘째가 인스타그램에서 솔쌤(@bypinetree)으로 활동하며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언니에게 배웠던 운동들을 연습하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들이었는데 호응이 좋았어요. 특출나지 않은 옆집 동생 같은 편안한 이미지인데 열심히 운동하며 건강해지는 모습에 공감을 많이 해주셨어요. 창업하기 전에 이미 팔로워가 8만명이 넘었었죠. 창업하고 나서는 둘째의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했어요. 조그만 연습실에서 강의를 시작할 때도 둘째의 인스타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회사를 홍보하는데 큰 기폭제가 됐습니다. 지금은 12만명 정도의 팔로워를 갖고 있어요.”

– 홈트레이닝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것 같은데, 회사를 성장시킨 비결이 있다면.

“자본금 없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여력이 없었어요. 대신에 제가 트레이닝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분명히 반응이 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작은 댄스 연습실에서 시간당 8000원의 임대료를 내며 8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했던 강의였는데,  수강생들로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어요. 1년 만에 서울 역삼역에 트레이닝센터를 만들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이후로 누적 수강생이 1만명이 넘었어요.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공유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등록을 해놓고도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센터 방문을 못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을 위해 집에서 혼자 운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홈 필라테스였죠. 필라테스를 하기 위해서는 센터에서 사용하는 수백만원짜리 기구가 필요했는데, 집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마땅한 기구가 없었어요. 자체 개발 끝에 10만원이 채 안되는 간단한 기구 ‘뷰릿(beaurit)’을 만들어 출시했어요. 이게 대박이 났습니다. 올해 1월 출시했는데 8월까지 매출이 9억원이 넘었어요. 얼마전 미국 아마존에 입점해서 해외 판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뷰릿에 대해 브리핑 하는 조새한별 대표

– 지금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홈트레이닝 사업과 센터가 성장하던 와중에 코로나 사태를 맞으며 센터 이용객이 급감했어요. 고민 끝에 과감하게 센터를 접고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사업의 중심축을 옮기기로 한거죠. 실제로 코로나 이후로 홈트레이닝 시장이 커졌어요.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한 홈트레이닝 강의가 1위를 했어요. 한국에서 반응이 좋자 클래스101에서 미국 유저들을 위해 영어 더빙을 해서 강의 프로그램을 미국에 판매했고, 일본어 더빙판도 나왔어요. 덕분에 운동기구 ‘뷰릿(beaurit)’이 아마존에서 폼롤러 신상품 부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가족에 대한 질문. 한때 집안에 경제적으로 큰 위기가 있었다고.

“제가 20대 중반에 아버지의 사업이 잘 안돼서 집에 온통 빨간 딱지가 붙었어요. 살던 집도 넘어갔죠. 가족들끼리 돈을 모아봤는데 천만원 뿐인 거예요. 일곱 식구가 살 곳을 백방으로 알아봤는데, 어느 교수가 책방으로 썼다가 창고처럼 남겨놓은 곳을 어렵게 발견했어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이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방 하나에 일곱명이 살게 됐어요. 우리에겐 힘든 시기였죠. 이 상황을 딛고 일어서려면 무언가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어요. 댄스 연습실을 빌려서 트레이닝 강의를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에요.”

–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전화위복의 원동력이 무엇이었나.

“첫째인 저는 어려서부터 첼리스트를 꿈꿨고, 둘째는 미술을 전공하며 그림을 그릴 정도로 안정적인 집안에서 자라왔어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일곱 식구가 생활하기 시작한 거예요. 어렸던 동생은 달라진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어요. 창고같은 집에서 잠을 자기 싫어서 영화관에서 잠을 자기도 했죠. 그런데 가족들은 차차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힘든 과정을 함께 이겨내자는 믿음이 있었어요. 덕분에 댄스 연습실을 빌려가며 작게나마 강의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강의가 있는 시간마다 무거운 운동 기구를 집에서 연습실까지 우리가 직접 옮겨야 했어요. 무거운 걸 들다가 다치기도 일수였죠. 차도 없어서 택시를 이용했는데, 큰 운동 기구를 좌석에 싣고 우리는 택시 바닥에 쭈그려 앉아가곤 했어요. 그런 시간들을 극복하며 정신력이 강해졌어요. 가족이 많은 것도 정신적으로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죠. 결국 긍정적인 마인드가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오자매가 함께하는 출근길

– 오자매가 집과 사무실에서 함께 지내다보면 싸울 일도 많을 것 같은데.

“매일 아침 첫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섯 자매가 사무실로 출근해요. 점심은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같이 나눠먹어요. 그렇게 저녁까지 일하다가 밤늦게 같이 집으로 퇴근해요. 오자매가 24시간을 같이 있는 셈이죠. 그렇다보니 사업을 하면서 티격태격 많이 싸우기도 해요. 하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결말은 항상 해피엔딩이에요. 자매라서 서로 챙겨주는 면도 있어요. 서열이 있는 가족이지만 일할 때는 항상 존댓말을 써요. 힘들었던 과정을 이겨내면서 서로 존중하고 목표를 위해 함께 나가는 방법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언니로서 어리게 보였던 동생들이 일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코로나 이후로 사람들의 삶이 변했어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여건도 나빠졌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운동하는 한계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어요. 제품을 만들어서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집에서 운동하는 방법을 찾아서 알려주고 싶어요.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제가 10년 동안 치료받는 과정에서 시중의 잘못된 정보들로 고생했던 것이 한이 맺혀서 사람들에게 꼭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글·사진 CCBB 친절한 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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