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god 백댄서 고교생은 커서 한국인 최초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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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50여개국에서 10억명이 쓰는 앱이 있다. 2017년 공개한 글로벌 숏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이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일상을 15초에서 최대 1분짜리 동영상으로 편집해 올리고 이를 공유한다. 틱톡은 최근 전세계 가입자 수 10억명을 돌파했고,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억회에 달한다. 국내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 자신만의 콘텐츠로 전세계인의 큰 관심을 받는 한국인 틱톡커들이 있다. 직업, 나이, 상황 등은 각자 다 다르지만 틱톡을 시작한 이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틱톡커 3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틱톡커 ‘그랜파찬’으로 활동하는 79살 동갑내기 이찬재·안경자 부부./본인 제공

◇틱톡 하기 좋은 나이죠? 79세 노부부 크리에이터 그랜파찬(@grandpachan)

틱톡커 ‘그랜파찬’으로 활동하는 79살 동갑내기 이찬재·안경자 부부. 노부부를 응원하는 팔로워는 66만명이 넘는다. 서울에서 태어나 6·25전쟁을 겪기도 했다는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재학 중 만나 1967년 결혼했다. 교사로 일하다가 1981년 친정 식구를 따라 브라질에 이민을 했다. 옷 가게를 하면서 36년간 타지 생활을 하다가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부는 지난 1월부터 틱톡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인 두 명의 손자와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어느 날 손자들이 집에 놀러 왔는데, 틱톡을 알려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랑 함께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재밌어 보여서 같이 해보자고 했습니다. 가장 처음 했던 챌린지가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였어요. 처음엔 모션을 따라 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어요. 어설프지만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노래도 좋고, 춤도 재밌어서 즐거웠어요. 영상을 올린 직후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노부부가 즐겁게 춤추는 모습을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아무 노래 챌린지’가 화제가 되면서 지코가 직접 선물도 보내줬어요.”

두 사람은 최근 유행하는 방탄소년단(BTS) 춤을 포함해 수많은 챌린지에 도전해 손자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틱톡 영상 캡처
틱톡을 시작하면서 손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 좋다는 부부./틱톡 영상 캡처

안경자 씨는 틱톡을 시작하면서 손주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틱톡을 하면서 손주들을 더 자주 만납니다. 아이들이 직접 춤이나 율동을 가르쳐줘요. 손주들은 우리가 하는 걸 보고 깔깔거리면서 웃어요. 재밌어합니다. 가족이 모두 자주 모여 웃고 즐기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또 손자와 함께 문화를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 아이들이 영상을 보다가 ‘이건 할아버지, 할머니랑 해보고 싶어요’라면서 보여줄 때가 많아요. 최근 손주들과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한 장면을 함께 찍기도 했어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집안에서 쉽게 즐길 거리가 생겨서 좋아요. 영상을 찍으면서 율동하고 연습하다 보니 운동이 되기도 해요. 남편이 춤 동작이나 표정 등을 잘 따라 하는 걸 보면 신기합니다. 숨겨진 끼를 찾았구나 싶어요.”

또 많은 해외 틱톡커와 소통하고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접할 수 있다는 즐거움도 크다.

“번역 기능이 있어서 해외 틱톡커와 쉽게 소통할 수 있어요. 영상에 나오는 물건을 물어보기도 해요. 브라질에 사는 한 틱톡커는 영상에 나온 브라질 회사 쇼핑 봉투를 보고 반가워 하더라고요. 또 세계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알 수 있어서 좋아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요. 그만큼 재밌고 유쾌합니다. 앞으로도 틱톡을 하면서 손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좋은 추억을 쌓고 싶어요.”

◇한국인 최초로 동영상 조회 수 총 1억뷰 달성한 ‘넵킨스(@napkinsmusic)’

넵킨스(Napkins·본명 정재민)는 한국인 최초로 동영상 조회 수 총 1억뷰를 달성한 크리에이터다. 팔로워는 120만명에 달한다. 고무장갑, 선풍기, 문 등 주변의 모든 사물을 이용해 소리를 내 음악으로 만든다. 그의 손을 거치면 평범한 물건도 악기로 변한다.

그는 현재 음악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음원·음반 제작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댄서, 뮤지컬배우, 백업 보컬 등으로 활동했다. 중학교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고, 팀을 만들어 공연하러 다녔다. 고등학교 땐 가수 유승준, g.o.d의 댄서로 활동했다. 안무가를 준비하면서 간단한 음악 편집을 직접 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음악에도 관심이 생겼다.

20살, 싱어송라이터라는 새로운 꿈을 꾸면서 본격적으로 노래와 작곡을 시작했고 악기를 익히기 시작했다. 10여 개의 음원을 내면서 느낀 건 음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래를 들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SNS에 노래하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일반인의 라이브 영상을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노래하는 영상을 꾸준히 보냈다. 1인 아카펠라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저작권법이 적용되면서 2~3년간 공들여 찍은 영상이 다 삭제됐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2015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래뿐 아니라 사물을 이용해 소리를 내 음악으로 만들었다. 수건, 고무장갑, 문,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다양한 소리를 냈다. 방송에 나가기도 했다. 2017년 크리에이터 서바이벌 프로그램 JTBC ‘WANNA B’에 참가해 5000명 중 TOP2에 들었다. 그런데도 구독자를 늘리는 건 쉽지 않았다. 3년간 유튜브를 꾸준히 했지만 구독자는 7000~8000명에 그쳤다. 금전적인 어려움과 회의감을 느끼면서 그만둬야하나 고민하던 때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게 틱톡이었다.

“방송 작가인 친구가 틱톡을 한번 해보라고 권했어요. 유튜브에 올렸던 음악 영상을 편집해 2019년 5월 처음 틱톡에 올렸어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댓글이 달렸고,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때부터 사운드를 만들어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틱톡을 시작했어요.”

문을 두드려 음과 박자를 구현하는 넵킨스./틱톡 영상 캡처
한국인 최초로 틱톡에서 동영상 조회수 총 1억뷰를 달성했다./틱톡 영상 캡처

넵킨스는 틱톡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동영상 조회 수 1억뷰를 달성했다. ‘배드가이(Bad guy) 문 챌린지’ 영향이 컸다고 한다.

“당시 빌리 아일리쉬의 노래 ‘Bad guy’에 맞춰 문을 두드려 음과 박자를 구현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한 외국 여성분이 이 영상을 보고 따라 했고, 콘텐츠를 정말 매력적으로 만들었어요. 그때부터 제가 만든 챌린지를 따라 하는 사람이 늘었고 빠른 속도로 확산했어요. 인기 챌린지 1위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 콘텐츠를 10억명이 재생산했다고 해요.”

그는 이러한 틱톡만의 ‘리믹스’ 문화를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리믹스 기능은 다른 유저가 올린 동영상을 재편집해 자신만의 새로운 콘텐츠로 만드는 걸 말한다. 리믹스가 많아질수록 기존 콘텐츠가 새롭게 재탄생해 재미가 커진다. 재밌는 콘텐츠는 다른 유저에 의해 계속해서 재생산된다.

“타 플랫폼의 경우 오리지널의 의미가 큽니다. 누군가 먼저 한 걸 다른 크리에이터가 따라 하면 비난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틱톡에선 따라 하는 게 문화에요. 타인의 창작물이라도 자신의 개성을 더해 발전 시켜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거죠.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보다 누가 더 매력적으로 표현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누구나 큰 고민 없이 쉽게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그는 팔로워 100만명이 넘었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지구상에 있는 사람 중 100만명이 제 이름과 얼굴을 안다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살면서 그런 경험을 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쁘고 신기하면서도 동시에 책임감도 생겼습니다.”

넵킨스는 틱톡으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팔로워와 협업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많은 틱톡커와 소통하면서 디자인, 애니메이션 등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많이 알게 됐어요. 의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데 인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틱톡커에게 상세페이지에 들어갈 이미지와 스티커 작업을 제안했어요. 틱톡에서 만난 팔로워에게 새로운 작업을 의뢰하는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음반 작업,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일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틱톡커 ‘광후아민’으로 활동하는 두 사람./틱톡 제공

◇댄서 남편과 미술 선생님인 아내의 추억 저장소, 광후아민(@amin_kwanghoo) 부부

광후아민 부부는 공감 가는 부부 상황극, 독특한 패션 감각 등으로 많은 틱톡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팔로워는 86만명이다. 남편인 광후씨는 20여년간 댄서로 활동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춤을 췄다. 춤이 너무 좋아 안무가 일을 시작했고 가수 제이, 컨츄리꼬꼬, 장근석 등 1세대 안무가로 활약했다. 그룹 애프터스쿨의 탭댄스 안무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아내 아민씨는 미술 선생님이다. 아르바이트처럼 강사 일을 시작했다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에 큰 보람을 느껴 10년째 전문 강사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07년 아민씨가 노래에 관심이 생기면서 지인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2017년 광후씨가 엔터테인먼트를 잠시 운영할 때 연락을 다시 주고받으면서 만나기 시작했다. 1년 6개월간의 연애 끝에 2018년 결혼한 두 사람은 작년에 틱톡을 처음 시작했다. 당시 광후씨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접고 고민이 많을 때였다고 한다.

(광후) “우연히 틱톡을 알게 됐어요. 콘텐츠를 보는데 재밌었어요. 스트레스를 풀고자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에게 함께 찍어보자고 했습니다.”

(아민) “처음엔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랐어요. 남편이 한번 해보자고 해서 별 생각 없이 같이 찍었어요. 노래가 바뀌는 타이밍에 모습이 변하는 챌린지였어요. 모자를 쓰고 있던 남편이 고개를 숙였다가 들었을 때 저로 바뀌는 콘셉트로 찍었습니다. 영상을 올리고 몇 시간 후에 다시 보니 조회 수가 1만회가 넘었더라고요. 다음날 10만회를 기록했어요. 이게 말이 되나 싶었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광후) “당시 그 챌린지를 커플이 한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보통 혼자 찍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편에서 아내로 변하는 모습을 재밌게 보신 것 같아요. 이후 본격적으로 틱톡을 시작했어요. 생활 속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습니다. 콘텐츠에 담긴 부부 상황극도 저희의 일상 모습이에요.”

두 사람은 틱톡의 매력으로 사용자의 진입 장벽 낮고, 콘텐츠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광후) “사진보다 역동적이면서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아요. 또 다른 플랫폼과는 다르게 호흡이 빨라서 더 재밌어요. 영상 하나를 찍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1~2분 만에 끝날 때도 있어요. 일상 모습을 편하게 찍으면서 다양한 걸 시도할 수 있어요.”

(아민) “진입장벽이 낮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앱 안에 다양한 필터와 스티커, 배경 음악, 동영상 속도 조절 등 여러 기능이 있어서 누구나 손쉽고 재밌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어요.”

광후아민 부부는 자연스러운 일상 모습을 틱톡에 담는다고 했다./본인 제공

광후아민 부부는 틱톡이 인생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고 했다.

(광후) “틱톡을 시작한 이후 직업이 바뀌었어요. 콘텐츠에 점점 더 관심이 생겼고, 새로운 걸 창작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현재 미디어 회사에 다니면서 콘텐츠 기획·제작 일을 하고 있어요.”

두 사람에게 틱톡은 추억 저장소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민) “일상을 촬영하는 티로그(틱톡식 브이로그)라는 게 있어요. 둘이 함께 여행할 때나 일상 모습을 주로 남깁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때를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아요.”

(광후) “일기장처럼 10년 뒤 다시 틱톡을 꺼내 보면 젊은 날 함께한 많은 추억이 있을 것 같아요.”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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