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채식도 트렌드에요”…채식주의자 선언한 의외의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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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채식주의자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채식주의자는 까탈스럽고 단체생활에서 민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웰빙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주의자 수가 2018년 기준 150만명이라고 밝혔다. 2008년 15만명에 불과하던 채식 인구가 10년 만에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유리한 식탁 영상 캡처

트렌드를 이끄는 연예인들 상당수가 ‘나는 채식주의자’라고 밝혔다.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라디오에 출연해 육류를 아예 먹지 않는다고 했다.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는 지난 9일 유리의 웹 예능 ‘유리한 식단’에서 채식 브런치 레시피를 공개하며 채식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각자의 방법으로 건강과 소신을 지키고 있는 비건 연예인들을 알아봤다.

◇채식의 입문, 세미 베지테리언

채식주의자라고 모두 채소만 먹는 건 아니다. 채식주의자는 크게 세미 베지테리언과 베지테리언으로 나눈다. 먹는 음식에 따라 그 안에서도 8단계가 있다. 

송일국은 2011년 MBC 스페셜 ‘고기 랩소디’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고기 랩소디’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한 다큐멘터리다./MBC 제공

세미 베지테리언은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육류를 먹지 않는다. 대신 빨간 고기를 제외한 닭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을 먹는다. 흔히 채식의 입문 단계로 불린다. 세미 베지테리언은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폴로(Pollo), 페스코(Pesco) 3가지로 나뉜다. 플렉시테리언은 평소에는 채식주의자로 생활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배우 송일국이 대표적이다. 송일국은 다이어트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지만 건강뿐 아니라 환경에도 좋다는 점을 깨닫고 자연스럽게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생활하고 있다. 빨간 육류는 먹지 않지만 닭고기나 오리고기 등 조류를 먹는 단계를 폴로 베지테리언이라고 한다. 달걀, 생선, 우유도 섭취한다.

(왼) JTBC 제공, (오) MBC 전지적 참견시점 영상 캡처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육류는 일절 먹지 않으며 해산물, 생선, 달걀, 유제품만 섭취하는 단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채식주의자 연예인이 대부분 여기 속한다. 대표적인 연예인으로는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있다. 동물 보호 차원에서 채식을 시작했지만 채식 후 위장질환 등이 사라지는 등 일상이 건강해졌다고 한다. 음식뿐만 아니라 동물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옷도 입지 않는다. 이외에도 배우 수현, 배종옥이 최근 MBC 관찰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채식 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채식 단계인 베지테리언

베지테리언에는 4가지 단계인 락토 오보(LactoOvo), 오보(Ovo), 락토(Lacto), 비건(Vegan)이 있다. 라틴어로 락토는 우유, 오보는 달걀을 뜻한다. 이름의 뜻처럼 락토 오보는 달걀과 우유, 유제품만 섭취한다.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를 포함한 모든 육류와 생선, 해산물은 먹지 않는다. 배우 김효진·유지태 부부가 대표적인 락토 오보다. 김효진은 ‘인간의 종말’이라는 책을 보고 2006년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결혼 후에는 남편 유지태와 함께 채식을 실천 중이다. 임신 당시에는 고기를 안 먹는 대신 단백질이나 철분 등 영양분을 따로 섭취했다고 한다. 

채식 요리 수업을 하는 배우 김효진의 모습./김효진 인스타그램 캡처

 오보는 우유나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달걀이나 곡물, 버섯, 콩류, 과일, 야채 등의 식물성 식품을 섭취한다. 락토는 우유와 유제품은 먹지만 생선, 해물, 달걀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다. 단백질은 주로 콩과 식물에서 섭취한다. 불교 음식이 락토 채식에 해당한다. 그래서 인도와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락토 베지테리언을 흔히 볼 수 있다.

비건은 가장 높은 단계의 엄격한 채식주의자다. 고기, 생선은 물론 달걀, 우유까지 먹지 않는다. 꿀도 먹지 않는다. 벌들이 평생 모아놓은 꿀을 착취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비건은 동물로부터 얻어지는 모든 것을 거부한다. 대표적인 비건 연예인으로는 배우 임수정이 있다. 그는 동물성 단백질이 몸에 맞지 않아 건강에 이상이 생긴 이후로 채식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멜릭서’ 화보 속의 임수정. SNS에 채식 식단을 올리곤 한다./임수정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과 관련된 음식뿐만 아니라 동물성 물질이 포함되거나 동물 실험이 이루어진 화장품 등을 사용하지 않는 윤리적 소비에 참여한다. 실제 임수정은 2008년부터 7년간 맡았던 화장품 브랜드 SK-Ⅱ의 모델도 관뒀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화학성분이 없는 유기농 제품으로 바꾸면서 양심상 광고 모델을 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행보에 이어 올해 5월에는 국내 최초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멜릭서’와 콜라보레이션해 ‘비건 릴리프 페이셜 크림’을 출시했다.

비건보다 극단적인 성향인 프루테리언은 식물도 함부로 먹지 않는다. 생명에 필수적인 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먹지 않는다. 오로지 식물의 열매만 먹으며 단백질은 견과류나 씨앗 등으로 섭취한다. 식물에 매달려있는 열매도 먹지 않고 저절로 떨어진 낙과만 섭취하는 엄격한 단계의 프루테리언도 있다. 프루테리언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의 몸에서는 향긋한 과일 냄새가 난다고 한다. 생채소나 과일만 먹어서 체취가 옅어지기 때문이다.

◇미디어에서도 유행 중인 ‘채식’

채식주의자를 선언하는 연예인이 늘어나는 만큼 미디어에서도 채식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다양한 채식 레시피로 주목을 받았다. 영화에 등장한 16가지 음식은 모두 채식요리로,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음식을 따라 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의 대표이자 채식주의자인 임순례 감독의 영향이다. 임 감독은 영화 속 채식 레시피가 관심을 받자 “영화 속에서 고기 먹는 장면이 나오면 관객들이 고기를 먹고 싶어 할 테고, 그만큼 고기소비가 늘어날 것을 염려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온 채식 요리들./메가박스 제공

올해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육류가 완전히 사라진 식탁에 앉았다. 비트 호박 냉 수프, 구운 야채를 곁들인 느타리버섯 리조토, 비건 초콜릿 등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비건 메뉴였다. 이전까지는 스테이크나 생선 요리를 대접해 왔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주최자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CA)는 지구온난화 대책의 일환으로 채식 메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장인 로렌조 소리아는 “골든글로브에서의 이런 시도로 기후 변화 이슈에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CCBB 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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