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나온 그들이 다시 전문대로 유턴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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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취업 빙하기에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퍼지며 유턴입학을 고민하는 사람도 늘었다. 유턴입학이란 4년제 대학교를 나오거나 중퇴해 전문대로 다시 입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학벌보다 실용적인 업무 지식이 더 중요한 분야의 경우 직업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대가 취업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서 학력을 도리어 낮췄다.

◇취업 어려워 전문대로 몰리는 청년들

한국전문대학교교육협의회 자료를 보면 유턴입학 지원자 2015년 5489명에서 2016년 6122명, 2017년 7412명, 2018년 9202명, 2019년 8392명, 2020년 1만268명으로 늘었다. 2015학년도 지원자 수와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가 늘었다. 코로나19로 취업이 더 어려워진 탓에 내년 입학을 준비하는 지원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도별 유턴입학 지원자수./시시비비랩

대학들의 구조조정과 한정된 티오로 지원자 증가세만큼은 아니지만 유턴입학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5학년 1379명에서 2016학년 1391명, 2017학년 1453명, 2018학년 1537명, 2019학년 1525명 등 1500명대를 넘어섰다. 경복대의 경우 2020학년도 유턴입학생이 33명으로 작년(27명)보다 22% 증가했다. 조선이공대는 2018학년도부터 3년 연속으로 200명이 넘는 학생이 유턴입학했다. 2018년 유턴입학생은 214명, 2019년 219명, 2020년 211명이다.

학교도 유턴입학생을 반긴다. 학력을 유턴해 입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이 우수하고 대학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인하공전은 유턴입학을 장려하기 위해 유턴입학생만을 위한 장학금을 만들었다. 유턴장학금이 그것.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가 인하공전에 입학하면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복대학교 전경./경복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좌) 조선이공대학교 전경./조선이공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우)

◇’입학이 곧 취업’ 취업 직결 학과 가장 인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2015~2019년도 유턴입학생 자료를 보면 7285명 중 자연과학 계열이 4262명으로 58.5%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예체능 계열(15.2%), 공학 계열(13.4%), 인문사회 계열(13%) 순이다. 학과로는 간호학과가 45%로 가장 많았다. 간호학과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물리치료과·협동조합경영과·생명환경화공과 등이 뒤를 이었다.

윤혜령(27)씨는 숭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작년 인천재능대 간호학과에 유턴입학했다. 어릴 적부터 간호사를 꿈 꿨던 윤씨는 “문과 출신이라 간호학을 잘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입학 전 교수님의 멘토링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일어 전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가진 간호사가 되는 것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턴입학생들이 늘면서 대학 공식 블로그에도 이들의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작년 5월과 8월 대구과학대는 공식 블로그에 유턴입학생을 소개했다. 19학번 재학생인 오모씨는 영남대학교 가족주거학과를 수료하고 작년 대구과학대 치위생과에 들어갔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았고 취업이 걱정됐다. 지인의 권유로 치위생과가 적성에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재입학을 했다. 그는 “취업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구과학대 재입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치위생사는 졸업 후 면허를 따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수월한 분야 중 하나다.

19학번 재학생 전모씨도 부산 신라대 사회복지학과에서 유턴입학했다. 그는 원래 간호사를 꿈꿨지만 성적에 맞춰 진학해 관련이 없는 학과로 입학한 경우다. 그는 “다른 공부를 하면서도 간호사의 꿈을 버리지 못했고 장래성도 간호 쪽이 좋은 것 같아 유턴입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숭실대에서 인천재능대로 유턴입학한 윤혜령씨./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유턴입학 비용 만만치 않아

유턴입학은 재입학이라는 점에서 추가 비용이 적잖다. 대학알리미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전문대 평균 등록금은 약 505만7000원(1학기+2학기)이다. 전공에 따라 2~4년을 다니니 등록금으로만 최소 1000만원은 지출해야 한다.

작년 10월 제20대 국회 후반기 교육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찬열 전 의원은 유턴입학생이 전문대를 졸업하기 위해 등록금과 생활비 등으로 1년 평균 3300만원을 사용한다고 봤다. 여기에 학업을 선택함으로써 지불하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취업이 어려운 사회가 치루는 비용인 셈이다.

이 전 의원은 “재입학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해다. 늦은 취업과 늦은 결혼으로 저출산·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진로교육과 직업교육을 분리하고 교육 과정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 CCBB 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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