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중1 때부터 시작한 일기 쓰기를 그만 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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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방학숙제편의 한 장면 / SBS NOW 캡처

“스토리는 내가 짤게, 글씨는 누가 쓸래?”

SBS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방학 숙제’ 편에 나온 ‘미달이 엄마’ 박미선의 명대사다. 개학을 앞둔 미달이가 방학 숙제인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고백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식구들이 역할을 나누는 장면에서 나온 이 대사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며 수많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줬다. 

이렇듯 일기는 어린 시절 ‘자발적으로 남기는 하루의 기록’이 아닌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숙제’였다. 한마디로 ‘억지로 쓰는 글’. 혼자만 보는 글도 아니었다. 보통은 선생님이 일기를 확인하고 한 줄씩 코멘트를 달아준다는 점에서 ‘검열’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기도 했다. 

선생님이 보는 만큼 누군가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마음 등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사건이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어느 정도라도 포장을 해야 했다.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진짜’는 떨어져 나가고 ‘그럴듯한 사건과 감정들만’ 그 자리를 차지했다.

◇아이유, ‘빵꾸똥꾸’ 진지희가 중학교 때부터 일기를 쓴 이유

아이유 / MBC ‘피크닉 라이브 소풍’ 캡처

일기는 솔직할수록 좋다. 자기 자신의 감정을 토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내가 어떤 마음 상태인지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 아이유는 중학교 1학년 연습생 시절부터 일기를 써왔다. 불안하고 힘들 때마다 일기를 쓰며 자신을 다잡았다. 작년부터는 드문드문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일기를 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행어 ‘빵꾸똥꾸’로 유명한 배우 진지희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객관적으로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를 적는 것부터 시작한 그는 점차 솔직한 감정을 일기장에 털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든 일을 되새김질하고 아파하는 것이 싫어 피했지만 용기를 내서 자신의 감정과 마주한 경험을 한 이후 그는 일기를 통해 마음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천천히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법

일기쓰기 / 픽사베이 제공

작가 소은성은 그의 책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에서 긍정적인 감정이나 사건은 물론 불안 등 부정적 감정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트라우마에 대해 글을 쓰거나 상담을 한 이후에는 그 속에서 빠져나오기까지 하루 정도가 필요했지만 여러 차례 비슷한 경험을 반복하자 회복 기간이 반나절에서 세 시간으로, 30분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중요한 사건에 관해 쓰고 또 쓰면서 (혹은 말하고 말하면서) 점점 더 적은 감정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언어화하지 못한 내 안의 감정들은 절대 풀리지 않고 오히려 부푼다. 끝내 나를 좀 먹는다”며 “표현은 생존이다.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떤 일에도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엉망진창으로, 날 것 그대로 일기를 써보자. 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웠던 사랑의 고백부터 증오의 감정까지,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케케묵은 감정들로부터 자유로워지자. 아무도 당신의 고백을 비웃지 않는다. 

-참고도서: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소은성, 웨일북

글 CCBB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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