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딱 망했던 ‘미스코리아 진’은 이렇게 부활해 200억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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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패스트패션 내걸어
사업하다 꿈 접지 않으려면 노동법부터 배워야
사람 마음 사는 것이 비즈니스 핵심

작년 200억원 매출을 기록한 시니어 패션 브랜드 몬테밀라노. 이 회사 오서희 대표는 미스코리아 출신이다. 1993년 미스코리아 달라스 진이 바로 그녀다. 꽃길만 걷지는 않았다. 한때 몬테밀라노가 망해서 눈물의 땡처리도 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 몬테밀라노를 패스트 패션 분야 주요 업체로 만들었다. 그녀의 도전기를 들었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오 대표 제공

-패션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13살 때부터 미술을 준비해 미대에 진학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3학년 때 생각이 바뀌었죠. 그림은 보통 돈 많은 사람만 사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에게만 내 작품을 전할 수 있잖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그게 패션이었죠. 고 앙드레김 디자이너를 존경했어요. 그분이 과거 국제복장학원을 다니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제복장학원을 다녔죠. 그렇게 디자인을 배웠어요.

창업 전까지는 여러 회사를 거쳤어요. 졸업 후 정장 디자이너로도 일하고 원단 수출 회사에서도 일했죠. 창업 직전에는 산명무역이라는 회사에서 MD(상품화 계획 책임자)로 바이어 일을 했어요.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수입하는 일이었죠.”

-창업 전 여러 회사를 다니며 배운 것이 있다면.

“원단 수출 회사에서 일할 때 사람 마음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어요. 중동에 원단을 수출할 때 한국에서 미팅을 한 적이 있거든요. 중동 사람들은 매일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해요. 제가 미팅하는 도중 기도할 시간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기도를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했어요. 흰 천을 둘러야 하는 바이어를 위해 문구점에서 급히 흰 전지를 사드렸죠. 너무 좋아하셨고 계약에 성공했어요. 사실 원단은 어느 회사에서 사도 다 비슷하거든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게 중요한 것이었죠.”

1993년 미스코리아 달라스 진 시절 사진./오 대표 제공

-젊은 여성이 아닌 시니어 브랜드를 만든 이유는.

“젊은 여성 옷은 많은 브랜드가 만들어요. 근데 디자이너들이 엄마들 옷은 만들고 싶어하질 않아요. 예쁘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내가 남들이 만들지 않는 예쁘면서도 편한 시니어 옷을 팔아야겠다 결심했죠. 패스트패션이지만 백화점에도 들어가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백화점 입점 브랜드만을 브랜드라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2001년 몬테밀라노를 창업했어요. 처음에는 이탈리아 브랜드를 직수입해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로 운영했죠. 이탈리아 브랜드는 대체로 가격이 비싸거든요. 저는 그 중에서도 저렴한 옷들을 골라 판매를 했어요. 신상품도 매주 선보였죠. 빠르게 신상품을 내 놓는다는 의미에서 패스트패션이란 단어를 썼습니다. 요즘은 SPA라고 부르기도 하죠. 당시 국내에는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없었어요. 제가 처음 패스트패션이라는 말을 사용했죠.

흔히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사람들이 말로는 블루오션이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 기존에 없던 브랜드를 만들면 반응이 회의적이에요. ‘이게 말이 돼? 이게 성공할 거라고 생각해?’ 제가 몬테밀라노를 만들 때도 그랬어요. ‘시니어 브랜드가 저렴한 게 말이 되냐’, ‘저렴한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게 이상하지 않냐’는 반응이었죠. 선구자는 그런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오 대표가 모델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오 대표 제공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03년 사업이 망했어요. 처음에는 재고처분하고 사업을 접으려고 했죠.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엘리베이터 옆 매대에 행거 2개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재고를 처분했어요. 근데 기존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니까 순식간에 팔리는 거예요. 그때 소비자가격은 소비자가 정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저는 이탈리아 브랜드 중 저렴한 브랜드의 옷을 가져왔으니 부담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니었던거죠. 이탈리아 브랜드는 기본 단가가 있으니까요. 그때 가격을 확 낮춘 옷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베트남·미얀마·인도 등에 공장을 두고 직접 옷을 제작했습니다.

몬테밀라노 매장 전경./오 대표 제공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이에게 한마디.

“노동법 등 법을 미리 배우라고 하고 싶어요. 패션뿐 아니라 모든 사업도 마찬가지에요. 특정 분야를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미 그 분야만큼은 빠삭하게 알고 있을 거예요. 근데 사업하기 위해서 그 분야만 아는 것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워요.

특히 노동법을 배워야 해요. 직원을 고용하고 회사를 운영할 예비 CEO라면 법을 잘 알아야 해요. 법을 모르고 사업을 시작하다 후에 법을 익히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에는 현실적인 문제에 치이는 데 지쳐 꿈을 접는 사람들도 많이 봤어요. 사업은 실전이거든요. 좋아하는 것에만 몰두하기보다 현실적인 지식부터 학습하고 준비해야 해요.”

글 CCBB 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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