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 년째야? 뷰티 브랜드 장수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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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하는 ‘장수 모델’. 보통 기업들은 장수 모델을 선호한다. 소비자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인 업계가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뷰티 업계다. 그런 뷰티 업계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하는 스타 모델들이 있다. 이들의 얼굴을 보면 자동으로 그 브랜드가 떠오를 정도다. 

◇아모레와 19년째 인연 맺어 온 ‘송혜교’ 

가장 오래된 최장수 뷰티 모델은 배우 송혜교다. 19년째 아모레퍼시픽 뷰티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2001년부터였다. 에뛰드하우스 모델이었던 20대의 송혜교는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였다. 이후 이니스프리와 라네즈를 거쳐 현재는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의 얼굴로 활동 중이다.  

에뛰드하우스 광고 모델 시절의 송혜교./에뛰드하우스 제공

특히 설화수는 21년 동안 고수해 온 ‘노(NO) 모델’ 원칙을 깨고 2018년 송혜교를 첫 모델로 발탁했다. 특정 연예인 이미지에 기대지 않고 브랜드 가치와 품질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경쟁 브랜드인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후’의 선전으로 위협을 받자 송혜교를 메인 모델로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2016년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화권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송혜교가 중국에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왼)설화수 인스타그램 캡쳐, (오)메이크업 아티스트 은정 인스타그램 캡쳐

아모레퍼시픽은 송혜교를 여러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며 ‘모델 선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혜교는 에뛰드, 이니스프리와 같은 영 브랜드에서 시작해 프리미엄 라인인 라네즈,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 메인 모델로 활동했다. 보통 기업들은 하위 브랜드들을 저가 라인과 고가 라인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같은 모델을 저가 라인에서 고가 라인까지 활용할 경우 기업에서는 모델을 찾기 위해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대중도 어색함 없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15년 동안 단일 메인 모델로 활동 중인 ‘이영애’ 

LG생활건강은 2006년부터 배우 이영애를 럭셔리 브랜드 ‘후’ 단일 모델로 쓰고 있다. 이영애가 가진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와 우리나라의 궁중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럭셔리 마케팅 덕분에 ‘후’는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2014년 7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내인 펑리위안 여사가 구매한 화장품으로 입소문 나 더욱 불티나게 팔렸다. LG생활건강이 2019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행사에는 이영애가 직접 참석해 특별 한정판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왼쪽은 후, 오른쪽은 리아네이처 화보 속 이영애의 모습이다../LG생활건강 제공, 리아네이처 홈페이지 캡쳐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는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단일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덕분에 LG생활건강은 같은 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2019년에는 영업이익 1조 1752억원을 달성했다. 서로에게 시너지를 줬기 때문일까. 이들의 의리는 돈독했다. LG생활건강은 2017년 이영애가 직접 참여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리아네이처’ 주식 10만주(약6.6%)를 40억원에 인수했다.  

◇유일한 남성 장수 뷰티 모델 ‘이민호’ 

배우 이민호는 뷰티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남성 장수 모델이다. 이민호는 이니스프리 전속 모델로 활동하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니스프리 모델로 활동한 남자 스타들은 대부분 한류스타로 성장해 한류스타 등용문을 불리기도 한다. 9년 동안 장수 모델이었던 이민호의 뒤를 이어 지난 6월부터 배우 안효섭이 이니스프리의 새 모델로 활동 중이다. 

배우 겸 가수 윤아도 올해 8월까지 11년간 이니스프리 모델이었다.  2009년 ‘동백 에센스’를 시작으로 2020년 ‘그린티 씨드 세럼’까지 윤아는 특유의 맑고 깨끗한 분위기로 ‘인간 이니스프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1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땡큐 윤아’ 영상을 공개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이니스프리 화보 속 이민호의 모습과 이니스프리가 SNS에 올린 윤아와의 이별 게시물./이니스프리 제공, 이니스프리 인스타그램 캡쳐

이니스프리의 간판 모델 교체는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1년 새 40% 감소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달라진 화장품 구매 트렌드를 고려해도 감소 폭은 크다. 2019년 연말 기준 600여개였던 중국 매장은 올해 연말까지 500여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뷰티 브랜드에 장수 모델이 더 많은 이유는… 

업계마다 장수 모델이 있다. 예를 들어 외식·식품업계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 모델이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 치킨은 배우 전지현과 2014년부터 7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2013년 방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은 ‘눈 오는 날엔 치맥(치킨+맥주)인데’라는 대사를 하며 치킨을 맛있게 먹었다. 이 한 장면으로 인해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는 치맥 열풍이 불었고 bhc 치킨은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했다.

(왼)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영상 캡쳐, (오) bhc 치킨 ‘뿌링클’ 광고 영상 캡쳐

커피 브랜드에는 공유가 있다. 2011년부터 10년째 동서식품 카누 전속모델로 활동 중이다. 카누는 출시 이후 모델을 바꾸지 않아 ‘공유 커피’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공유 인기가 오를 때마다 매출도 함께 올랐다. 2016년 영화 ‘부산행’의 흥행과 드라마 ‘도깨비’ 신드롬으로 2016년 9억6400만잔이던 판매량이 2017년 11억5000만잔으로 늘었다. 2019년까지 팔린 누적 판매량은 총 64억잔이다.  

식품업계와 비교했을 때 뷰티 업계 장수 모델들의 활동 기간이 훨씬 길다. 스타가 한 뷰티 브랜드 모델로 오래 활동할 경우 좋은 피부나 머릿결이 해당 기업의 제품을 썼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서다. LG생활건강 헤어케어 브랜드 ‘엘라스틴’은 2019년 긴 생머리와 아름다운 머릿결의 대명사인 전지현을 7년 만에 광고모델로 재발탁하기도 했다. 엘라스틴의 첫 모델이었던 전지현은 2011년부터 11년간 모델로 활동했다. 또 대부분 소비자는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 이상 한번 정착한 화장품을 계속 쓰는 경향이 있다. 모델이 익숙할수록 충성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글 CCBB 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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