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갔다오니 안 받아주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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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소 소병인 대표
경력단절여성에서 창업가로 변신
집단지성으로 사회적 가치 만드는 기업 꿈꿔 

‘경력단절여성’. 회사에 다니다가 결혼, 출산 등으로 퇴사나 해고를 당하고 이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뜻한다. 이들은 2~3년 경력이 끊겼다는 이유로 다시 사회에서 제기하기 힘들다. ‘사회가 불러주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설 자리를 스스로 만들자’는 생각에 창업을 한 경력단절여성이 있다. 공모전 기획 및 진행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나눔소’ 소병인 대표다. 생각나눔소는 기업 및 기관의 공모전 의뢰를 받아 기획단계부터 함께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BAT코리아 등 다양한 곳과 공모전,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다. 소병인(39)대표에게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병인 대표 / 생각나눔소 제공

◇경단녀에서 창업가로

소병인 대표는 창업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다 출산을 위해 휴가를 썼다. 2013년 3월 출산 후 2014년 회사에 복귀하려고 했지만 회사에서는 소 대표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경력 단절 여성이 됐다.

“그때 경단녀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회사가, 세상이 원망스러워서 울기도 하고 욕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사회가 불러주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설 자리를 스스로 만들자’는 생각에 ‘착한 공모전’을 시작했습니다. 대학생 때 공모전 참여를 많이 했습니다.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 넣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나의 관심분야, 활동 정도를 알 수 있는 흔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생각으로 착한 공모전을 시작했죠.”

착한 공모전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현실화하는 공간이었다. 회사를 정하고 기업에 도움이 될 법한 아이디어를 모은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아이디어를 정리 후 회사에 협업 제안을 한다. 해당 기업과 논의 후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회원 수도 1000명이 넘었고 공모전,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기업 아카데미도 수강했어요. 당시 착한 공모전 활동을 계속하려면 비영리 단체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영리 단체로 하기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으니 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하면 어떠냐는 조언을 듣고 수익성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착한 공모전은 네이버 카페로 시작해 지금도 운영 중이다. / 생각나눔소 제공

◇첫 의뢰로 ‘생각나눔소’ 시작

수익성을 생각하면서도 활동은 계속 이어나갔다.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함께 누리자는 취지의 ’16(‘일’과 ‘육’아)캠페인’이 대표적이었다. 아이를 갖게 된 부모를 대상으로 한 활동이다. 부모들에게 생명에 대한 생각을 글로 받고 여기에 태어난 아이들의 그림을 입혀 동화책을 만드는 것이었다. 동화책 판매수익은 부모들에게 돌려줬다. 그러던 중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한복진흥센터에서 소 대표에게 공모전을 의뢰했다.

“한복진흥센터에서 한복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공모전을 의뢰했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하던 활동을 사업으로 발전시킨 계기였습니다. 자본금 100만원을 들고 생각나눔소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했습니다. 창업 후 계약을 진행했고 기획부터 진행까지 맡았어요. 한복진흥센터와는 몇 년째 계속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으로 첫 매출 3000만원을 낼 수 있었습니다.”

첫 수익으로 직원도 고용하고 홈페이지 개발, 자체 사업 진행 등을 시도했다. 송파구에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센터에서 컨설팅, 멘토링 등을 받고 독립할 수 있었다. 이후 기획재정부, 교육부, 서울시, BAT코리아 등 기관 및 기업의 프로젝트, 공모전 등을 맡았다.

활동모습 / 생각나눔소 제공

◇”집단지성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소병인 대표는 이런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내가 있을 자리는 스스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캠페인, 프로젝트, 공모전 등을 통한 집단지성으로 경단녀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BAT코리아와 함께하는 BAT두드림이 있다. 청년 인재 발굴 프로젝트인 BAT코리아가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시작, 행동, 변화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사업을 기획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돕는다. 생각나눔소는 2017년 1기부터 사업을 함께 진행해왔다.

“BAT코리아에서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청년 집단지성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취지가 잘 맞았어요.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불평등 완화, 해양 생태계 보호, 인프라 구축 등에 도움이 되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그중 ‘디마이너스원’이 기억에 남아요.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팀으로 실제 창업까지 이어졌죠. 그 밖에도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 박이슬 양, 시각장애인 가이드 러너팀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들이 온전히 아이디어 현실화에만 집중할 수 있게 기존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활동은 지원금 증빙서류를 철저히 관리합니다. 견적서, 세금계산서, 기획안 등 제출 서류 준비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씁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서류 제출 대신 블로그에 주 1회 활동일지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처음엔 주 1회 작성도 힘들어했지만 가장 도움이 되는 활동 중 하나로 뽑았습니다.”

생각나눔소 직원들과 함께 / 생각나눔소 제공

◇부끄럽지 않은 기업이 되는 게 목표

생각나눔소는 소병인 대표 1명으로 시작해 현재 7명이 함께 하고 있다. 매출도 처음보다 16배 이상 성장했다. 이렇게 오기까지 반대도 있었고 위기도 많았다.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이 반대했습니다. 그래도 도전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과 변하지 않는 것들이 많아요.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죠. 사업 후에도 위기는 많았습니다. 특히 함께했던 사람을 떠나보낼 때 가장 힘들어요.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 직원이 퇴사 후 창업을 해서 지금은 협업 파트너로 일하고 있어요.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을 직접 경험하며 전처럼 아파하지 말자고 다짐했죠.”

이런 생각나눔소의 목표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지금처럼 활동을 통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또 기업이나 단체와의 협업도 좋지만 자체 비즈니스도 개발하려고 합니다. 사무실을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로 옮겼어요. 원주지역사회를 위해 청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생각 중이기도 합니다. 직원은 물론 사회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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