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무실 3번 나갔는데도 ‘에이스’라 불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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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반려동물 매장 ‘미니몰리스’ 담당 박정근 과장

전국 70여 매장에 미니몰리스 설치중인 펫상품 전문가

그가 다녀가면 반려동물 매출 15%, 전체 매출 5% 성장

온라인으로 사면 된다고? “체험형 매장은 여전히 성장중”

이마트 박정근(40) 과장은 회사에서 가장 바쁜 직원 중 하나다.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담당하는 몰리스팀 소속으로, 매주 1~2곳의 이마트 매장에 ‘미니몰리스’ 코너를 신설하는 것의 그의 업무다. 20~30평 규모인 미니몰리스는 100평 이상 규모의 전문점 몰리스펫샵을 압축해놓은 콘셉트의 펫상품 코너다. 작년 12월 신도림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0여 점포에 미니몰리스를 열었고, 연말까지 총 70개를 오픈한다는 목표다. 올해 국내 출장 거리만 1만1000km가 넘는다고 한다. 서울에서 뉴욕만큼 돌아다닌 것이다.

이마트 몰리스팀 박정근 과장. /신세계그룹 인사이더 제공

평범한 펫(Pet)상품 매대가 그의 손길을 거쳐 미니몰리스로 거듭나면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펫상품 매출은 평균 15% 정도 늘어나고, 전체 매장 매출도 약 5% 증가한다. 올해들어 본사 사무실에 딱 3번 출근했다는데도 회사에선 ‘에이스’로 통한다. 그럴수밖에… 마침 박 과장이 이마트 인천 검단점에 미니몰리스를 오픈한다고 해 따라가봤다.

◇‘그냥 사료’는 없다… 복잡다양한 니즈 맞춰 상품 구성

8월24일 오전 9시 검단점. 오픈까지 1시간 남자 박 과장의 걸음이 빨라진다. 현장 지원을 나온 후배들이 철재 매대를 조립해 하나씩 세우자, 박 과장은 쇼핑카트에 가득 담아놓은 상품을 매대에 진열했다. 반려동물 사료부터, 껌, 패드, 이미용 상품까지 다양하다. 사료도 다 같은 사료가 아니다. 닭고기, 연어, 오리고기, 황태… 그 종류별로 진열됐다. 20평 규모의 코너에 상품 종류만 1000종에 달한다.

박 과장과 지원나온 직원들이 이마트 검단점에서 미니몰리스 매대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인사이더 제공

사실 박 과장은 하루 전인 23일 오후부터 협력업체로부터 상품을 받아 쇼핑카트 30여개에 나눠 담아 올려놓은 뒤 퇴근했다. 보통 3일 안에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첫 날 집기를 들어내고 공간을 확보하면, 다음 날 매대를 설치하고 진열을 시작한다. 셋째 날 마무리를 하고 오픈을 하는 식이다. 단순히 물건만 옮기는 것이 아니다. 열대어 수족관 설치를 위해 급배수 위치를 잡고 타공작업을 하는 등 복잡한 공정도 포함된다.

박 과장은 “실제 작업은 오픈 3일 전에 시작되지만, 기획 단계부터 따지면 한 달 전 작업이 시작된다”고 했다. 검단점의 경우 본사 몰리스팀은 7월 중순 검단점에 미니몰리스 오픈 계획을 통보했다. 7월 말 박 과장이 검단점에 찾아가 실측을 한 뒤 점장과 코너 위치를 논의해 정한다. 이후 상품 바이어들과 어떤 상품을 어떤 매대에 놓을지 논의를 한다. 여기에만 2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는 “어떤 펫푸드와 펫생활용품을 배치할 것인가가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지역별 소비자의 특성, 연령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박 과장이 오픈하는 매장은 매 주 1.5개 정도다. A매장에 찾아가 집기를 들어내는 날에도 바이어들과는 B매장 상품 배치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 식이다. 매장 순서를 잘 짜지 않으면 동해번쩍 서해번쩍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매대 설치를 마친 후 각종 판매 상품을 진열하는 모습. /신세계그룹 인사이더 제공 

◇“냉장·냉동 펫푸드를 위한 쇼케이스도 선보일 것”

2005년 이마트에 입사한 박 과장은 매장에서 주로 가공식품·생활용품을 담당하다가 2016년부터 펫상품 사업부에서 근무하게 됐다. 늦게 시작한 편이지만,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그는 “펫상품 만큼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이 빠르게 다각화되는 분야는 드물 것”이라며 “발전적이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통맨이라면 펫산업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했다. 예컨대 더 이상 ‘애완견 사료’를 사러 매장에 오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다. ‘강아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막아주는 요오드 함유 사료’, ‘발육에 좋은 칼슘 첨가 사료’로 세분화된다. 사슴 힘줄로 만든 사료, 반려동물용 설렁탕, 도가니탕도 인기다. 애견용 생일케이크도 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해도 반려동물을 돌보는 이들은 여전히 체험형 매장을 선호한다. 그는 “소중한 반려동물을 위해 온라인 구매보다 매장에서 실제 그 성분과 함량을 살펴본 뒤 고르는 소비자가 많다”고 했다. 이렇게 대형마트 매장에 걸음한 김에 다른 상품들도 구매한다. 미니몰리스가 전체 상품 매출 증가에 영향을 주는 이유다.

/신세계그룹 인사이더 제공

박 과장의 목표는 미니몰리스에 냉장·냉동 상품 쇼케이스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엔 반려동물용 아이스크림, 냉동 생일케이크도 등장했다. 다양한 신선식품 간식이 등장하는 추세에 맞춰 매장 구성도 세분화하고 싶다는 것이다. 최근 박 과장은 매장 주요 동선에 위치해 다른 매대보다 매출이 3~5배 많은 ‘엔드캡’ 진열대를 ‘Love for My pet’이란 이름으로 콘셉트화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리뉴얼이 끝나고 오픈을 하면 손님들이 다가와 살펴보고 칭찬을 해주세요. 이런 즉각적인 반응이 매장 리뉴얼 담당자에겐 큰 힘입니다. 미니몰리스를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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