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로 아이폰 대신 벽돌 받을 걱정, 이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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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 파라바라
실물로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중고거래
“편의점 가듯 쉽고 안전한 중고거래 만들 것”

중고거래에서 사기 거래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다. /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벽돌, 물병, 빈 상자’

중고거래로 아이폰, 샤넬백, 에어팟을 산 구매자가 택배 박스를 열자 나온 황당한 물건이다. 인터넷에서 한 번 쯤 봤을 중고나라 사기 사례다. 국내 중고시장 규모가 20조원으로 추산될 정도 크지만 아직도 사기 거래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사기 거래를 막고 조금 더 편한 중고거래를 만들기 위해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파라바라’다. 파라바라는 중고거래 물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자판기 ‘파라박스’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자판기는 용산, 홍대, 여의도 등 서울 시내 8곳에 설치돼 있다. 3명의 팀원과 파라바라를 운영 중인 김길준(25) 대표에게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파라바라 김길준 대표(맨 왼쪽)과 신현민, 여준수, 방승진 팀원. / 파라바라 제공

◇전국에 8대, 한 대당 100여건 거래

-파라바라는 어떤 회사인가.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자판기 파라박스와 앱(Application)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로 물건을 확인하고 살 수 있도록 해 구매자의 불안함을 덜어주는 플랫폼이다. 현재 자판기는 서울 시내에만 8대 설치했고 추가 설치를 논의 중이다. 한 대당 한 달에 약 100건의 거래가 발생한다.”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과 다른 점이 많다고 한다.

“우선 판매를 하기 위해서 회원가입을 하고 팔 물건을 앱에 올리는 건 기존 플랫폼들과 같다. 이때 다른 점은 글을 올린다고 물건을 바로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관심이 있다는 의미의 ‘하트’를 2개 이상 받아야 자판기에 물건을 등록할 수 있다. 제품의 퀄리티를 위해서다. 2개 이상 하트를 받으면 파라박스에 물건을 넣을 수 있다.

구매자는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된다. 지나가다가 자판기에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바로 카드 결제로 살 수 있다. 또 결제 대금은 3일 후 판매자에게 입금해준다. 구매 후 모조품이거나 물건에 큰 문제가 있다면 3일 안에 환불조치를 한다. 단순 변심은 제외다.

또 팔리지 않는 물건의 가격이 내려간다. 6일까지는 처음 등록한 금액을 유지한다. 7일째부터는 하루에 10%씩 가격이 내려간다. 자판기 회전율을 위해서다. 판매자가 원하지 않으면 물건은 언제든 다시 회수할 수 있다.”

파라박스 첫 모델. / 파라박스 제공

◇게임기 중고거래하다 시작한 창업

파라바라는 김길준 대표 경험에서 시작됐다.

-어떤 경험이었나.

“게임기를 중고거래로 샀다. 당시 판매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락을 주고받는 게 조심스러웠다. 또 택배 거래를 하자니 사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커 직거래하기로 했다. 그런다고 아예 걱정이 없던 건 아니었다. 이번엔 ‘이상한 사람이 나오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거래 시 생기는 이런 불편함과 걱정을 해결해 보고 싶었다.”

-바로 창업을 시작했나?

“2019년 7월 대학 동기와 고등학교 친구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해 8월 파라박스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시장조사를 하고 9월 파라바라를 시작했다.”

-프로토 타입으로 한 시장조사는 어땠나.

“정말 간단하게 만들었다. 당시 앱은 없었고 자판기에서 바로 등록하고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금은 당시 회사를 퇴사하고 합류한 친구의 퇴직금으로 충당했다. 3주 만에 만들어 잠실역 7번 출구에 설치했다. 하루에 3시간 동안만 운영하면서 반응을 살폈다. 구매는 10건 정도 발생했고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앱과 다음 버전 개발에 돌입했다.” 

파라박스 / 파라바라 제공

◇100번 실패한 설치 허가, 손편지로 설득

대출과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금을 받아 프로토타입을 업그레이드했다. 파라박스와 연동하는 앱도 만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설치 장소였다. 크기가 커서 허가를 받기 어려웠다. 관공서 100군데 정도 돌아다녔지만 허가를 해주는 곳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7장의 손편지를 써 강남구청 민원함에 넣었다. 결국 허가를 받아 2019년 10월 강남스포츠문화센터에 설치할 수 있었다.

이후 계속해서 파라박스를 개발하면서 시범 운영을 해왔다. 지금 파라박스의 모습을 갖추고 정식으로 운영한 지는 이제 한 달째다. 현재 용산 아이파크몰, 여의도 CGV, 홍대입구역 등 서울 8곳에 설치돼 있다. 이런 파라바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수료다. 2만원 이하는 2000원, 2만원 이상은 가격의 1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앞으로는 파라박스를 광고 플랫폼으로도 이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온라인에서는 잘 팔리지만 오프라인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 제품을 진열해 놓을 것이다. 소비자가 자판기로 구매하면 기업에서 택배로 보내주도록 하는 모델을 생각 중이다. 우리는 광고 수수료를 받고 중소기업은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김길준 대표 / 파라바라 제공

◇”중고거래가 일상이 되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이용자가 있나

“40대 여성 직장인이 기억에 남는다. 전에는 중고거래를 거의 못 했다고 한다. 직장을 다녀 시간 약속을 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파라박스는 퇴근하면서 물건을 넣어놓으면 판매가 되니까 편하다고 하셨다. 우리의 아이디어로 불편함과 수고로움이 줄어드는 걸 직접 보니 뿌듯했다.”

-목표는 무엇인가.

“‘중고거래가 일상이 되게 하자’가 미션이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중고거래가 활발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사기 위험, 번거로움 때문에 중고거래를 피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도 파라박스를 통해 집 앞 편의점 가듯 쉽고 안전하게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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