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서 돈 벌면서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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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오취리, 블랙페이스 지적으로 역풍
광고·방송·콘서트에서 흑인 분장 논란
구찌도 흑인 비하 의류 내놨다가 사과

“도를 넘었다 vs 안타깝다.”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취리는 8월6일 인스타그램에서 이색 졸업사진으로 유명한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이 가나의 장례 댄스팀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사진을 문제 삼았다. 학생들은 흑인 분장을 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했다. 흑인을 흉내 내려고 얼굴을 검게 칠하거나 입술을 두껍게 그리는 분장을 블랙페이스(blackface)라 한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블랙페이스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로 여긴다.

오취리는 SNS에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라며 “흑인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고 했다. 또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느냐”면서 “한국에서 이런 행동이 없으면 좋겠다”라고 한글로 적었다. 그는 영어로도 “한국은 사람들이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게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같은 무지(ignorance)는 멈춰야 한다”고 썼다.

샘 오취리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대중은 그의 글에 공감하기보다 분노를 표출했다. 누리꾼들은 오취리가 영어로 쓴 글의 뉘앙스가 한글로 쓴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을 영어로 적었고, 케이팝의 뒷이야기를 뜻하는 ‘teakpop’ 해시태그를 달아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오취리가 과거 방송에서 한 발언이나 행동을 문제 삼으며 인종차별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또 “한국에서 돈을 벌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흑인 비하 논란이 있었던 박나래 서든어택 광고./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과거 연예계서 여러 차례 논란···구찌도 망신살

블랙페이스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방송인 박나래는 2015년 11월 온몸을 까맣게 칠하고 넥슨 FPS 게임 서든어택 광고에 출연했다. 박나래가 광고한 캐릭터 이름은 ‘나래니글’이었다. 흑인을 비하하는 말 ‘니그로’(Negro)를 떠오르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광고에 들어간 문구도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서든어택은 광고 영상에 ‘혐주의’(혐오주의)라 적고 나래니글을 ‘모두를 경악케할 새로운 흑형 캐릭터’라 소개했다.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은 동영상을 공유하고 “창피하지도 않으냐”, “흑인 분장은 왜 하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2017년 3월에는 걸그룹 마마무가 블랙페이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마마무는 콘서트에서 미국 흑인 가수 브루노 마스가 부른 ‘업타운 펑크’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하면서 얼굴을 검게 칠하고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공연이 끝나고 블랙페이스 논란이 일어났고, 마마무 소속사 RBW가 팬카페에 ‘논란의 소지를 남긴 점 죄송하다’고 글을 올렸다. 마마무 사건 한 달 만에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서는 홍현희가 블랙페이스를 하고 흑인 원주민으로 등장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웃찾사 제작진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발표했다.

명품 브랜드 구찌도 2019년 2월 블랙페이스 논란으로 고개를 숙였다. 얼굴의 절반을 덮는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 신제품이 문제였다. 구찌는 입 모양을 따라 붉은색 디자인을 넣어 검은 얼굴에 빨간 입술을 과장되게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구찌는 SNS를 통해 사과하고 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뺐다.

블랙페이스로 비판받은 구찌 스웨터./구찌 제공

◇오취리, 3년 전에도 소신 밝혀···갑론을박 여전

오취리가 블랙페이스에 관해 소신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웃찾사 방송 이후 그는 인스타그램에 “TV를 보면서 이런 장면이 나오면 마음이 아프고 짜증 난다”고 적었다. 또 “앞으로 방송에서 이런 모습들 안 나왔으면 좋겠다”, “모든 인종에 대한 비하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당시에는 오취리의 글에 힘내라는 댓글이 주로 달렸다. 오취리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남긴 이유다.

이번에는 달랐다. 불필요한 해시태그를 달고 한국을 깎아내렸다는 누리꾼 비난이 이어지자 오취리는 8월 7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한국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를 남겨 죄송하다”고 했다. 또 “해당 해시태그가 케이팝에 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뜻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경솔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관짝소년단 실제 주인공이 SNS에 올린 졸업 축하글./인스타그램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오취리의 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싫으면 떠나라’는 말과 ‘해시태그가 뭐든 인종차별을 지적한 게 왜 잘못이냐’는 의견이 맞선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교육 과정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을 자세히 다뤄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관짝소년단 실제 주인공 벤자민 아이두는 8일 인스타그램에 의정부고 학생 사진을 올리며 ‘졸업을 축하한다’는 글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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