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하다 너무 화나서…교사 그만두고 시작했죠

1096

서비스 비용 정찰제로 공개하고
추가 비용 없는 스몰웨딩 플랫폼 ‘오픈 웨딩’
코로나 사태에도 매출 전년보다 늘어

“스몰웨딩이 스몰하지 않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은 한 번씩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스몰웨딩은 당초 예물이나 예단 등 허례허식을 줄이고, 소수의 사람만 초대하는 작은 결혼이란 의미였다. 이후 예식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는 사람들도 스몰웨딩을 택하면서 저렴한 결혼의 의미도 더해졌다. 하지만 돈도 더 많이 들어가고, 신경 쓸 일도 많아 스몰하지 않은 스몰웨딩이란 말이 나왔다. 스타트업 오픈웨딩은 스몰웨딩의 의미도 살리고, ‘스몰’한 웨딩을 만들기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오픈웨딩은 스몰웨딩을 대중화하기 위해 나섰다. 스몰웨딩 플랫폼 ‘오딩’을 만들어 웨딩 플래너 없이도 손쉽게 스몰웨딩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딩은 결혼식장을 꾸미는 웨딩 연출을 직접 담당한다. 소품이나 꽃장식을 직접 만들어 비용을 낮췄다. 이외에 웨딩 장소나 일명 ‘스드메’로 통하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부가서비스는 엄선한 업체를 입점시켜 중개하고 있다. 유태민(39) 대표에게 스몰웨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픈웨딩 유태민 대표./오픈웨딩

◇규모도 비용도 ‘스몰’한 스몰웨딩 만들어

-오픈웨딩을 창업한 이유는.

“저는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간제 교사였습니다. 2016년에 결혼했는데, 준비하다 보니 화나는 일이 많았어요. 낮은 가격으로 홍보하지만,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 옵션에 추가 요금이 붙어있는 구조였죠. 업체를 바꾸고 싶어도 모든 업체 영업방식이 동일해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20년 넘게 웨딩 시장에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에 창업을 결심했어요. 웨딩홀에서 이뤄지는 공장형 웨딩 말고, 누구나 개성 있고 여유로운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스몰웨딩을 대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오딩 플랫폼 개발은 직접 했습니다. 사범대로 편입하기 전에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었는데 당시는 프로그래머를 단순노동 인력에 비유할 만큼 처우가 좋지 않았어요. 고민 끝에 편입했는데, 이전 전공을 살려 사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스몰웨딩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호화 결혼식이었다고 밝힌 이효리./온라인 커뮤니티·MBC 방송화면 캡처

-스몰웨딩 비용을 어떻게 줄였나.

“웨딩 연출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췄습니다. 웨딩 아치, 단상, 신부대기실, 버진로드 등이 결혼식 연출을 위한 기본 구성인데요. 여기에 필요한 모든 소품을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비용을 70% 이상 줄였어요. 또 연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꽃값을 줄이기 위해 생화 대신 조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화는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생화와 맨눈으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퀄리티가 좋은 제품도 많아요. 조화를 사용해 더 저렴한 돈으로 풍성하게 꾸밀 수 있고, 전문 플로리스트 없이도 웨딩 연출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허니문과 하객 수에 따라 달라지는 식대를 제외하면, 평균 예산은 300만~400만원입니다. 일반 웨딩은 스드메만 200만~300만원이 들어갑니다. 또 웨딩홀 대관비도 20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습니다.”

웨딩에 쓰이는 소품을 직접 다 제작하고 있다./오픈웨딩

◇스드메 등 제휴 업체 이용도 추가 비용 ‘제로’

-이용법은.

“결혼식 날짜만 정하면 쉽고 간편하게 결혼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스몰웨딩에 적합한 장소는 물론 웨딩 연출, 스드메 등 부가서비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 신청까지 할 수 있고, 오프라인 상담이나 웨딩 연출 실물을 확인하고 싶다면 서울 청담 웨딩 거리에 있는 쇼룸을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또 올해부터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용해 결혼 날짜와 장소 등 계약 정보를 입력하면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결제 현황이나 서비스 진행 상황 등 스케줄 관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오딩 직원과 AI가 기존 웨딩플래너 역할을 대신합니다.”

-스드메 등 부가서비스 비용 추가가 웨딩업계 고질적 문제였다.

“웨딩 연출 외에는 다른 업체와 제휴를 맺어 스드메부터 전문 사회자, 케이터링, 부케 등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휴의 기본 조건은 추가 요금이 없는 곳입니다. 내부적으로 엄선한 16개 업체와 제휴해 저렴한 가격에 약 50여 종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요. 연출 서비스 외에 고객이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부가서비스는 없습니다. 원하는 업체가 있다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고객의 80% 이상이 홈페이지 내에 있는 업체를 이용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스몰웨딩을 진행한 사진(위) 스몰웨딩 연출(아래)./오픈웨딩

-신혼여행은 따로 준비해야 하나.

“저희가 확실하게 책임질 수 없는 서비스는 다루지 않겠다는 게 내부 방침입니다. 여행사 부도 문제가 심심치 않게 생기고 있어 현재는 서비스하고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책임지고 환불해줄 수 있을 때 서비스 도입을 다시 고려해볼 계획입니다.”

◇디렉터 양성·공간 컨설팅도 진행

-결혼식을 책임지는 디렉터도 양성하고 있다고 들었다.

“결혼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중요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최소 5회 이상 현장 경험을 쌓은 분 중 희망자를 디렉터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일급 최소 8만원, 디렉터는 25만원을 지급하고 있어요. 책임감을 느끼고 식을 맡아달라는 의미로 임금을 높게 잡았습니다. 현재 정직원을 제외하고 20명이 주말에 부업으로 디렉터 일을 하고 있어요. 일도 재미있고 임금이 높아 도중에 그만두신 분들이 없습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을 스몰웨딩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B2B 공간 컨설팅도 하고 있다고.

“최근에는 경기도 의왕시 레스토랑을 컨설팅했습니다. 서울에서 접근성도 좋고 인테리어도 괜찮은 곳이었어요. 다만, 대관비가 비싼데 기본 제공 서비스가 없어 고객 수요가 없었습니다. 컨설팅을 맡아 외부 구조물 제작, 외부 조명 추가 등 전면 리모델링을 했어요. 또 식사비를 조금 올리는 대신 대관비를 무료로 바꿨습니다. 이후 예약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웨딩 고객 외에도 평일에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을 찾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오딩이 컨설팅한 한 레스토랑. 저녁 웨딩도 가능하도록 야외 조명을 달았다./오픈웨딩

◇코로나 사태에도 흑자  전환, 웨딩 시장 점유율 5% 달성이 목표

-코로나 사태에 웨딩업계도 타격을 많이 입었을 텐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2분기까지 매출이 약 40% 줄었어요. 하지만 작년보다 매출이 줄지는 않았습니다. 작년 연매출은 3억8000만원이고, 올해는 7월까지 4억8000만원을 달성했습니다. 작년부터 고객이 늘어 올해 5월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 경영을 달성하기도 했어요. 코로나를 계기로 스몰웨딩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아 내년에는 수요가 더 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는.

“웨딩 시장 점유율 5% 달성이 목표입니다. 현재 스몰웨딩은 전체 웨딩의 10% 미만이지만, 5년 내에 3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매년 실적이 좋아졌지만, 웨딩 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요. 5월 흑자 전환을 이룬만큼 앞으로 서비스 개발에 더 집중해 큰 투자 없이도 자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글 CCBB 라떼

img-jobsn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