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들이 ‘코로나 육아’보다 더 힘들어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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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불안·우울감에 명상앱 이용자 급증

유정은 마보 대표 “마음챙김 통해 고립감 떨쳐낼 수 있어”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도 힘들다. 화창한 날씨에 외출도 못하고, 지인과 교류도 쉽지 않다. 코로나로 인한 답답함, 우울감, 막연한 두려움이나 분노를 ‘코로나블루’라고 한다. 코로나블루를 털어내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면서 최근 명상앱이 주목받고 있다. 명상 강좌를 찾아가는 것 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니 스마트폰 앱에서 제공하는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추스리는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명상앱 ‘마보’의 가입자 수는 3월과 4월 각각 전달 대비 100%씩 증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고립감을 호소하는 자가격리자들에게 ‘마보 1개월 이용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유정은(42) 마보 대표를 만나 어떻게 하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지 방법을 물었다. 외국계 컨설팅사 출신인 유 대표는 리더십 연구를 위해 서울대 조직심리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명상을 접하게 됐다. 명상을 대중화시킨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의 저자 차드 멩 탄 구글 엔지니어의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사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인가.

명상 강좌를 진행하는 유정은 대표. /마보 제공

“코로나19는 ‘거울’이다. 코로나 때문에 세상에 없던 마음의 병이 생긴 것이 아니라 비로소 발견하게 된 것이다. 미국을 예로 보자. 미국이 덮고 싶어했던 인종갈등, 의료보험체계 등의 문제가 코로나를 계기로 여실히 드러났지 않나. 한국인들은 고립감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세상에 MBTI(성격유형검사)가 유행을 하는 나라가 어디있나. 한국인들은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 또한 객관식으로 정의돼야 마음이 편하다.

지난 3월 육아서비스업체와 함께 대구·경북 지역의 엄마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미팅을 진행했다. 엄마들이 온종일 아이 돌보느라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육아는 견딜만하다고들 했다. 진짜 힘든 것은 ‘나만 이렇게 힘든가’,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같은 고립감·불안감이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원들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회사에 나가고 싶어한다.”

-명상이 마음을 추스리는데 어떤 도움을 주나.

“명상은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약이 아니다.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 명상이다. ‘마음챙김’은 내 마음 속의 나침반이다.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내 자신에게 알려준다. 예컨대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화를 안낸다’ 같은 개념이 아니다. 컵 속에 검은색 잉크 한 방울을 떨어트리면 물이 금새 탁해진다. 그런데 그 컵을 키운다면? 물이 덜 혼탁해진다. 명상은 컵을 키우는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

-명상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강연을 진행중인 유정은 대표. /마보 제공

“명상은 공기 좋은 산 속 암자에서 하는 것으로만 상상한다. 하지만 명상은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다. 마보 앱의 경우 처음엔 명상 기초 훈련을 안내하고, 그 뒤로는 주의력 집중 훈련, 기분별·상황별 마음보기 명상 등을 진행한다. 기초 훈련은 일단 호흡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만으로도 부교감신경계(신체의 활동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신경계)가 활성화되며 긴장이 이완된다. 우리는 온종일 무엇인가 생각에 빠져있다. 아무 필요없는 잡생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생각들일 수도 있다. 호흡으로 ‘메타주의력’을 발휘해 이러한 흐름에서 빠져나오려는 것이다. 메타주의력이란 내가 주의를 잃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주의를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부정적인 생각에 계속 끌려갈지 아니면 전환을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집중을 못하고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다.

“스마트폰 중독은 불안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라고 본다.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해 안좋은 생각에 빠졌을 때 스마트폰을 들면 작은 위안을 받는다. 게임이나 각종 영상에서 작은 재미를 느끼고, ‘좋아요’를 통해 인정받았다는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일종의 도파민(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중독이다. 나에게 자잘한 행복감을 주는 스마트폰 같은 것에 빠져드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빠지면 우리는 자동적 사고에 빠진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도파민 단식’이라는 것이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하루 종일 자극이 될만한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명상은 종교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은 아닌가.

“아니다. 마보 프로그램에 담긴 모든 명상은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연구된 것만으로 구성됐다. 미국에서 명상 관련 행사를 하면 그 무대에는 에반 윌리엄스(트위터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허핑턴포스트 회장) 같은 인물이 오른다. 고대의 지혜와 현대의 기술의 만남이라고 여긴다. 한국에서 명상이 이러한 오해를 받는데는 명상을 악용한 사이비종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명상이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하거나, ‘나한테만 배워야 한다’ 식으로 특정인을 내세운다면 조심해야 할 것 이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명상을 하나.

유정은 대표는 오는 10월 국내 최초로 열리는 명상 컨퍼런스 ‘위즈덤 2.0 코리아’의 총괄디렉터를 맡고 있다. /마보 제공

“초창기에는 20~30대 여성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엔 남성들 역시 관심이 많아지면서 남녀비가 4:6 정도 됐다. 심지어 군대에서 앱을 통해 명상을 하는 이들도 있다. 마보처럼 혼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는 앱들이 등장하면서 그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직장인에게 유용한 마보 서비스를 몇 가지 소개해달라.

“몇년 전부터 국내의 많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직장 생활에서 명상이 스트레스 감소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마보의 경우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직장인들이 특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 회사에서 즉시 들으실 수 있는 콘텐츠에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마음이 너무 불안할 때’, ‘미운 동료나 상사가 계속 생각날 때’, ‘정신없이 바쁠 때’, ‘미팅하기 전 다 같이 (혹은 혼자서)’, ‘점심메뉴 고르기’ 와 같은 직장 내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별 명상도 있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마음챙김 요가’, ‘옆 사람도 모르게 의자에서 하는 마음챙김 요가’ 등 심신을 다스릴 수 있는 콘텐츠도 추천하고 싶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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