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때 시작, 요즘 대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96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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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쇼핑 행사 ‘러블리마켓’
이틀 행사에 10대 6만명 몰려, 온라인은 10만명
중3 때 쇼핑몰 창업, 21살에 법인 설립

“요즘 애들은 정말 모르겠어요.”

미래 핵심 소비층인 Z세대(1995년도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사로잡을 아이디어를 내라는 말을 들은 직장인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10대와 20대 초반의 소비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Z세대를 잡아라는 특명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20대 후반 이상이다. 또 지시를 내린 사람은 30~40대 심지어 60대 이상이다.

러블리마켓 최재원 디렉터./플리팝 제공

Z세대 소비자 공략법의 전문가가 있다. 중3 때 이미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 많을 때는 하루 2000만원 매출을 냈다는 1996년생 최재원(24) ‘러블리마켓’ 디렉터다. 그가 판매 행사를 열면 6만~10만명의 Z세대가 모인다. 올해 2월 온라인 행사에서는 한번에 약 7억7000만원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대기업도 최 디렉터를 찾아와 성공 비결을 묻는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러블리마켓(러마)을 기획·운영하는 디렉터 최재원입니다. 2016년 김동화 대표와 러마 운영을 위한 법인 플리팝을 설립해 이끌고 있습니다. 러블리마켓은 10대가 좋아하는 옷과 악세사리 등을 파는 오프라인 마켓입니다. 한 번에 20~60곳의 브랜드와 셀러가 참여해 물건을 팝니다. 작년 서울 동대문 DDP와 부산 벡스코에서 열었던 러마에는 6만명가량이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44번의 오프라인 마켓을 열었고, 올해 2월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45차 마켓을 열었습니다. 이틀 동안 10만명이 접속했어요.”

-러블리마켓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 ‘가온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습니다. 빈티지 구제 옷을 도매가로 사와 팔았죠. 온라인몰도 혼자 공부해 만들었어요. 잘 나올 때는 하루 매출이 1000만~2000만원 나왔습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고3이었던 2014년 처음 러블리마켓을 열었어요. 저를 실제로 보고 싶어하는 고객이 많았고 저도 직접 소통해보고 싶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10대 셀러 4팀을 모아 서울 홍대의 작은 카페에서 함께 플리마켓을 열었어요. 그런데 2000명이 와서 줄을 서서 옷을 사갔죠. 그 뒤로 2년 동안 마켓을 20회 혼자 운영했습니다. 셀러는 20팀, 방문자 수는 1만명까지 늘었어요.

큰 장소가 필요해 호텔 클럽을 대관하러 갔다가 클럽 관계자였던 지금의 김동화 대표를 만났습니다. 제대로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고 2016년 함께 플리팝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저는 디렉터로서 참여할 셀러를 정하고 전체 마켓을 기획합니다. 해당 업체에서 제품 리스트를 보내주면 어떤 걸 판매할지 선별도 해줘요. SNS 홍보·마케팅도 직접 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오프라인 러블리마켓에 모인 10대들./플리팝 제공

-러마가 10대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어른들은 10대들이 최첨단 모바일 서비스에만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에요.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온라인만 경험했습니다. 오히려 직접 누군가를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니즈가 큽니다. 러블리마켓 전에는 10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었죠. 또 이들은 직접 ‘플레이어’로 행사에 참여하길 원해요. 그래서 고객이 자신의 물건을 팔 수 있는 중고 마켓도 진행합니다. 러마 진행요원 아르바이트인 ‘헬퍼’를 10대 중에 뽑는데 경쟁률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셀러들이 평균 30~40%, 최대 80%까지 싸게 팔아요. 러마에 대한 10대 고객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할인율을 높여서라도 입점을 원하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대신 저희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도와요. 러마 셀러로 참여하고 나면 그전에 비해 인지도와 판매량이 급증합니다. 방문객이 많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비해 매출도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SNS에서 Z세대와 소통하는 모습(좌) 최 디렉터와 플리팝 마케팅팀 팀원들(우)./플리팝 제공

Z세대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SNS에 회사 운영 방향이나 마켓 운영 계획 등을 편지 쓰듯이 자세히 공유합니다. 고객 200여명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도 있어요. 마켓 일정도 SNS에서 고객 투표로 결정합니다. 여러 기업에서 Z세대를 어떻게 잡았는지 물어봐요. 저는 10대의 시간을 맞춰줄 수 있는지 다시 물어봅니다. 10대는 학교나 학원에 있는 동안 휴대전화를 거의 쓰지 못합니다. 밤 시간대에 쓸 수 있죠. 그런데 보통 기업들은 오후 6시까지만 CS를 받습니다. 러마는 밤 시간대에도 CS를 처리해 줍니다. 댓글과 메시지 연락에도 다 답을 하죠.”

-러마페이도 개발해 서비스한다고요.

“러블리마켓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입니다. 러마 셀러들은 대부분 온라인 업체다 보니 카드 단말기가 없어요. 1~2일 진행하는 마켓을 위해 단말기를 살 수도 없죠. 그래서 러마페이를 개발했습니다. 앱에 미리 돈을 충전해두고 마켓에서는 바코드만 보여주면 결제할 수 있어요.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용돈을 받는 10대를 위해 편의점 CU와 제휴를 맺고 충전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현금을 내면 CU가 바코드에 돈을 대신 충전해 주는 식이죠. 보통 다른 페이 시스템은 결제할 때마다 앱에 접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10대들은 휴대전화 데이터가 항상 부족해요. 러마페이는 미리 바코드를 캡처한 사진 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러블리마켓 온라인스토어(좌) 간편결제시스템 러마페이(우)./플리팝 제공

-올해는 온라인으로 마켓을 열었다고요.

“2월 마켓 준비가 끝났을 때쯤 코로나19가 터졌어요. 무작정 취소할 순 없었죠. 마침 온라인 판매를 위한 웹 개발이 마무리 단계였어요. 무리해서라도 온라인으로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 때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틀 동안 오후 12시부터 9시까지만 페이지를 열었어요. 셀러는 60팀이 참여했습니다. 10만명이 몰리는 바람에 서버가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이후 앱 개발도 완료해 정식 출시했습니다. 2주 전부터 러블리마켓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 중입니다. 1주일 동안 셀러가 1팀씩 앱에 입점해 물건을 판매합니다.”

-상품 가격대와 구매율이 궁금합니다.

“셀러별로 다르지만 여름 옷은 1만~2만원대 제품이 가장 많습니다. 겨울옷은 3만~10만원대도 있고요. 옷 외에도 Z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상품군을 다양하게 받습니다. 화장품, 간식, 문구류, 액세서리류 등입니다. 

2월에 있었던 온라인 마켓은 방문자 10만명, 구매 전환율 7%, 1인당 평균 결제액 11만원을 기록했습니다. 보통 다른 온라인 쇼핑 플랫폼 구매 전환율이 1~2% 정도에요. 오프라인 러블리마켓의 방문자 구매 전환율은 76%가량입니다. 그중 러마페이로 결제하는 비율이 온라인은 22%, 오프라인은 거의 90%입니다.”

러블리마켓 오프라인 마켓을 준비하는 모습과 마켓을 방문한 고객들./플리팝 제공

-회사의 수익구조는요.

“정확한 매출은 공개할 수 없지만 주요 수입원은 셀러들에게 받는 입점 수수료와 러마페이 결제 수수료입니다. 오프라인 행사 때는 주변 소상공인이나 푸드트럭과도 러마페이 제휴를 맺습니다. 또 행사장 안에 기업의 옥외광고나 마케팅 부스를 설치하고 광고비를 받아요. 가온해 쇼핑몰도 아직 운영중이고, 러블리마켓 자체 PB 제품도 제작해 판매합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오프라인 마켓을 계속 열 예정입니다. 점점 온라인을 강화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 하고자 합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러마페이를 전국 단위 결제 시스템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팝업스토어, 플리마켓, 푸드트럭 같은 곳과 제휴를 맺고 러마페이로 결제하도록요. 대신 러블리마켓이 제휴처의 마케팅을 도와줄 수 있겠죠. 팝업스토어 계의 ‘야놀자’ 같은 존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CCBB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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