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직원은 27평, 기혼직원에겐 32평 아파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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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시총 20조 돌파 기업, 복지도 유명
전문의 상주하는 ‘메디컬 센터’ 운영 
입사하면 아파트는 기본 휴가비 500만원 제공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최초로 시가 총액 20조원을 넘은 회사가 있다. 바로 엔씨소프트(NCsoft)다. ‘리니지M’, ‘리니지2M’ 등 기존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낸 수익을 다시 직원에게 투자한다. 엔씨소프트의 사내 복지가 유명한 이유다.

복지 중 가장 인기 있고 잘 알려진 것을 꼽자면 사내 어린이집 ‘웃는 땅콩’이다. ‘워킹맘의 로망’이라고도 불린다. 200명의 아이를 수용할 수 있는 보육 공간이다. 교사 외에도 간호 교사, 영양사, 조리사가 상주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자녀를 둔 직원이 육아 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밝혔다. 

직원 건강을 생각한 ‘메디컬센터’도 유명하다. 시간이 맞지 않아 평소 병원을 갈 수 없는 직원을 위한 공간이라고 한다. 회사 소속 전문 의사가 상주한다.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 내과, 소아과, 스트레스 질환 등을 진단 및 치료받을 수 있다. 또 탕, 개인 샤워부스, 찜질방 등이 마련된 스파도 있다. 200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 골프 연습을 할 수 있는 트랙과 농구, 배드민턴 등이 가능한 체육관도 운영한다.

이 밖에도 인당 250만원에 해당하는 복지 포인트 제공, 은행 대출 지원 등이 있다. 성과에 따른 격려금도 아끼지 않는다. 작년 12월 게임의 성공적인 출시로 정규직, 계약직, 인턴 등 모든 직원에게 특별격려금으로 300만원을 지급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업계 특수성을 반영하고 직원의 Work &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를 위해 근무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외에도 게임 업계는 직원에게 수준 높은 복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좌), 엔씨소프트 사내 어린이집 ‘웃는 땅콩'(우) / 엔씨소프트 블로그, 유튜브 채널 캡처

◇직원이 좋아하는 생맥주 기계, 미니 편의점 배치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가 출연해 카카오게임즈는 물론 게임사 복지가 다시금 화제였다. 취준생이 뽑은 취업 하고 싶은 기업 1위에 뽑힌 기업인만큼 직원을 위한 사옥이 잘 꾸며져 있었다.

회사 안에는 수제 맥주 기계, 미니 편의점, 수면실, 만화방 등이 있다. 남 대표는 해외여행을 하다가 인상 깊었던 수제 맥주 기계를 직원들과 나누고 싶어 설치했다고 한다. 일하다가 배가 고프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편의점을 마련했고 졸리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면실도 인기라고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주 52시간제가 화제가 되기 전부터 주 38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월요일에는 10시 30분까지 출근하고 매주 금요일에는 30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은 전 직원이 쉰다. 일명 ‘놀금’이다. 직원 가족도 챙긴다. 자녀 학교 입학, 임신, 출산 등에 맞춰 필요한 물품을 제공한다. 회사에 직원용 캠핑카와 캠핑용 트레일러가 있다. 주말이나 휴가 때 1박 2일씩 빌려준다. 이용료는 무료다. 남궁훈 대표는 “의식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집을 사주지는 못하더라도 캠핑카 대여를 제공한다. 주의 공간, 식의 공간, 철이 되면 롱패딩이나 바람막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좌), 사내에서 운영하는 미니 편의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우) / SBS 방송화면 캡처

◇입사하면 아파트, 휴가비 500만원 지급

게임 업계의 ‘꿀 복지’ 회사로 새롭게 떠오른 회사가 있다. 바로 네오플이다. 네오플은 넥슨 그룹 계열사다.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를 개발했다. 본사는 제주도에 있고 서울에 지사가 있다. 

본사가 제주도에 있는 만큼 제주 외 지역에서 입사한 직원 중 미혼자에게는 89㎡, 기혼자에게는 105㎡ 규모의 아파트를 제공한다. 이때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같은 규모의 다른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주거비를 준다. 반대로 본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서울 지사로 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 미혼자에게는 최대 2억원의 전세 보증금, 기혼자에게는 4억원을 지급한다. 별도로 이전 지원금 500만원과 이사비 전액을 지원한다.

자녀가 있는 직원도 걱정 없이 회사에 다닐 수 있게 사내 어린이집 ‘도토리소풍’을 운영한다. 실내 700평, 실외 1200평 규모다.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확실히 쉬라는 의미로 휴가와 휴가비도 지원한다. 3년마다 최대 20일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이때 최대 500만원의 휴가비도 함께 준다. 이 밖에도 서핑, 낚시 등 동호회 활동비는 물론 매월 직원, 배우자, 자녀를 대상으로 한 항공 마일리지도 지급한다. 

◇현금성 복지로 다른 회사 직원 부러움 사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는 월급 외에도 지원금을 주는 ‘현금성 복지’로 주목받았다. 자녀 1명당 지원금 50만원을 주고 본사가 있는 안양시 근처에 살면 월 최대 50만원 지원금을 준다. 또 매년 200만원 상당의 복지 카드를 지원한다.

자녀 지원금에서 볼 수 있듯 가정을 위한 복지가 마련돼있다. 기혼자에게는 난임 부부 시술 비용을 지원한다. 직원 중 미혼자 5명을 뽑아 최대 300만원 상당의 결혼정보회사 가입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녀가 셋인 직원이 있다. 그는 연봉 1800만원이 늘어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사내 결혼으로 아이를 1명만 낳아도 부부가 각각 월 50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했다.

2019년 본사 앞에서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 넥슨 노조 / 조선DB

◇’직원이 곧 자산’이기 때문

유난히 게임사의 복지가 좋은 이유는 업계에서 ‘직원이 곧 자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인력에 투자하는 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이 나온다. 게임 업계에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은 다른 산업에서 공장 설비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고 창의적인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게임 업계 내 복지 경쟁이 치열하다. 젊은 층은 워라밸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근무 시간은 물론 사옥 등을 ‘입사하고 싶도록’ 꾸미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가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 하는 복지를 제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복지가 좋은 이유는 근무 강도가 세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인터넷에서 게임 업계 복지 기사를 접한 누리꾼은 “하루 세끼 식대를 제공하는 건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라는 의미. 수면실, 편의점이 있는 건 집에 가지 말고 잠도, 밥도 회사에서 해결하는 뜻”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런 인식을 마냥 웃어넘길 수는 없다. 좋은 복지 문화가 정착했지만 아직 게임 업계에서는 노동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많은 게임사 직원이 신작 출시를 앞두고 여전히 ‘크런치 모드(야근과 밤샘 근무를 반복하는 것)’로 고통받는다. 최근에는 권고사직 등 고용불안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라 게임 업계에서는 세 번째 노동조합이 탄생하기도 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엑스엘게임즈가 7월14일 노조를 설립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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