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주작’ 유튜버가 1달 만에 벌어들인 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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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구독자 늘리기 위한 주작 영상
폭행, 허위신고 등 범죄행위 만연
유튜버 처벌하는 규제 방안 필요

‘한 달 수입 6700만원.’ 100만 유튜버 송대익(27)이 지난해 9월 벌어들인 돈이다. 작년 직장인 평균 연봉은 3647만원. 운 좋게 영상 하나가 ‘대박’을 치면 직장인 1년 치 월급보다 많은 돈을 한 달 만에 벌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주작 논란’으로 130만명이었던 구독자 수가 8일 기준 119만명으로 10만명 넘게 줄었다. 주작 영상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진짜 일어난 것처럼 꾸민 영상이다. 승승장구하다 주작 논란으로 한순간에 이미지가 추락한 유튜버를 알아봤다. 

7월2일 사과영상 올린 송대익(좌) 논란 영상에 함께 출연한 송대익 여자친구 이민영(우)./송대익 유튜브 캡처(좌) 이민영 인스타그램 캡처(우)

◇“배달원이 치킨 먹었다” 134만이 구독한 유튜버의 거짓말 

송대익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과 연애 영상으로 구독자 134만명을 모은 인기 유튜버다.  그는 6월28일 ‘피자나라 치킨공주’ 배달원이 치킨과 피자를 몰래 빼먹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치킨은 베어 문 흔적이 있고 피자는 두 조각이 모자랐다. 또 영상에는 해당 지점에 전화해 환불을 요구했지만, 환불을 받지 못하는 모습도 담겼다.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어디 지점이냐”, “환불을 안 해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등 해당 지점에 대한 비난 댓글이 올라왔다. 

유튜버 송대익이 해당 지점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말하는 장면./송대익 유튜브 캡처

그러나 이 영상은 모두 주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버 정배우가 송대익이 사는 해당업체의 안산 지점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영상 속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피자나라 치킨공주 운영사 (주)리치빔도 홈페이지에 “전국 매장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송대익은 지난 1일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 영상을 올렸다. 

피자나라 치킨공주 측은 3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거짓 방송으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송대익을 고소했다. 특정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허위 영상을 만드는 행위는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범죄다. 

피자나라 치킨공주 공식 홈페이지

이번 사건으로 업체가 피해를 보자 보겸, 정선호, 철구 등 유명 유튜버들이 광고비를 받지 않고 홍보해주고 있다. 구독자 400만명 유튜버 보겸은 피자나라 치킨공주 매장에 전화해 인기 메뉴를 주문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조회수는 280만회가 넘었다. 보겸은 댓글에 전국 지점별 전화번호까지 쓰며 해당 브랜드를 추천했다. 피자나라 치킨공주 안산지역 담당자는 “평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가짜 장애인 행세로 동정표 받은 유튜버

아임뚜렛(본명 홍정오·29)은 작년 12월 자신이 투레트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뒤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으로 인기를 끈 유튜버다. 투레트 증후군은 틱 장애가 만성적으로 이어져 치료가 어려운 병이다.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눈을 깜빡이거나 자신을 때리는 행동을 못 멈춘다. 증세가 심하면 사실상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아임뚜렛 라면 먹방(좌) 한우 갈빗살 먹방(우)./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라면 먹방, 완두콩 옮기기, 젠가 쌓기 영상으로 한 달 만에 구독자 38만명을 모았다. 첫 방송인 라면 먹방 조회수는 390만. 한 달 수입은 약 900만원이었다. 시청자는 라면을 힘겹게 먹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응원했다. 그런데 아임뚜렛이 틱 장애를 연기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임뚜렛은 투레트 증후군 환자가 아니라 디지털 앨범을 낸 래퍼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또 라면 먹을 때는 면발을 허공으로 날리는 반면 한우 갈빗살은 흘리지 않고 먹는 모습도 지적했다. 결국 아임뚜렛은 1월 6일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영상을 내렸다. 

유튜버 아임뚜렛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유튜버 아임뚜렛을 사기죄로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하지만 법무법인 위민 조수진 변호사는 “방송을 보는 사람이 직접 돈을 주면 사기죄에 해당하지만, 유튜브는 그렇지 않아 사기죄 성립이 어렵다”고 했다. 유튜브는 이용자가 영상을 보면 구글에서 광고를 붙이고 광고비 일부가 유튜버한테 가는 구조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아임뚜렛 영상에 대해 조사했지만, 그에게 내린 조치는 강제성 없는 ‘권고’ 뿐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받으면 90일 이내 수용 여부와 이행 계획을 밝히는 것 외에 별다른 제재는 없다. 

◇‘넌 진짜 안 되겠다.’ 참교육 시리즈

참교육 유튜버 ‘쎈놈 장인석’은 참교육 영상으로 돈을 벌었다. 2019년 1월부터 장인석과 손동혁 둘이서 활동을 시작했다. 7개월 동안 구독자 10만명이 모이고 최대 23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로 ‘사기꾼을 잡아 참교육했다’, ‘조건 만남을 하는 사람을 혼내줬다’ 등 정의로운 일을 해낸다는 영상을 찍었다. 

쎈놈 장인석 유튜브 채널./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하지만 참교육하는 과정에서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성을 김치녀라고 부르고 실제 김치로 뺨을 때렸다. 또 ‘몸캠 피싱범을 잡아 참교육했다’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경찰이 출동하는 장면을 담기 위해 허위 신고하기도 했다. 이들이 100% 실제상황이라고 찍은 영상은 모두 조작 영상이었다. 

경찰에는 부천시 한 노상에서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 중인 사람을 붙잡았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신원을 조회했지만, 수배 중인 사람이 아니었다. 벌금 수배를 받지도 않은 사람을 몸캠 피싱범으로 조작한 것이다. 경찰은 허위 신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자체 조사했지만 형사 처벌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고 접수 후 실제로 벌금 수배자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으므로 허위 신고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쎈놈 장인석 영상이 조작 영상이라고 말하는 유튜버 ‘전국진’./SBS 유튜브 캡처

이들은 작년 8월 SBS 궁금한 이야기 Y 인터뷰에서 “이 영상을 보고 이런 일을 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든 영상”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가 무슨 유명인도 아닌데, 유튜브 무서워서 하겠습니까? 이렇게 힘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 해당 채널을 삭제하고 사라졌다. 

◇유튜버 규제할 수 있는 법 없어

유튜버들이 조작에 매달리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자극적인 주작 영상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쉽다.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콘텐츠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 선을 넘는 유튜버나 개인 방송을 규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이태식 과장은 “유튜버는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는 1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방송 통신 관련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이인희 교수는 “유튜브 동영상이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유튜버나 개인 방송에 대한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거짓 정보를 사실로 조작하는 건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돈을 버는 유튜버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CCBB 김하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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