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서도 보기 힘들다” 유재석 소름돋게 한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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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원으로 입사해 CEO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있다. 소위 금수저라 불리는 오너 집안도 아니고 기업을 운영했던 경험도 없다. 오롯이 자신의 노력과 능력만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뤄낸 사람들을 알아봤다.


◇발로 뛴 영업왕, 5개월 만에 차장→부사장→대표이사

“소름 돋았다”

최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MC 유재석이 국내 속옷 기업 ‘쌍방울’의 김세호(42)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한 말이다. 숭실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해 2003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김 대표는 지난 4월 ‘쌍방울’ 대표이사(CEO) 자리에 올랐다. 57년 역사상 최연소 사장이자 회사 최초 공채 출신 대표다. 18년간 한 회사에서만 일하면서 기획·영업·마케팅·매장 관리 등 내의·패션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 ‘정통 쌍방울맨’으로 평가받는다. 외국 유학이나 연수 경험도 없다.

최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쌍방울’ 김세호 대표가 MC 유재석과 이야기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tvN’ 캡처

차장이던 작년 11월 ‘내가 쌍방울의 총괄 경영 부사장이 된다면’이라는 사내 공모전에서 우승해 그해 12월 부사장으로 특별 승진했다. “해외 시장과 속옷을 연계한 신사업 개척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제안으로 임직원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다시 4개월 만에 사장이 됐다. 그의 초고속 승진 이야기를 들은 유재석은 “보통 이런 코스는 기업 대주주의 자제분들이 밟지 않나.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만큼 파격적인 인사 발령이었다.

‘쌍방울’ 김세호 대표. /쌍방울 제공

그는 신입 시절부터 ‘영업왕’으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2008년 30대 초반 대리 시절, 매달 우수 영업사원을 뽑았는데 당시 12개월 중 11개월 연속 영업왕으로 뽑혔다. 그 배경에는 성실함과 노력이 있었다. 김 대표는 방송에서 “영업 사원들 간에 경쟁이 심했다. 나만의 무기가 필요했다. 영업점 관리를 위해 오전 7시 30분에 매장에 가서 사장님들과 함께 문을 열었고, 퇴근 후 다시 매장에 가서 마감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이뤄낸 성과였다.

◇번뜩이는 고객 중심 아이디어로 사내 해결사 등극

고객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회사 내 입지를 다진 사람도 있다. 이효율(63) 풀무원 대표이사는 사내에서 승부사, 해결사라고 불린다고 한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고객 중심 아이디어와 과감한 결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풀무원 초창기 때 국내 최초의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면서 브랜드를 알렸다. 2012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일주일에 4일 이상을 중국에 머물면서 풀무원식품 중국 사업에 집중했다. 2015년부터는 취업비자까지 내고 1년 중 6개월 이상을 미국에 체류하면서 현지 사업에 몰두했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가 2018년 서울 수서동 본사에서 열린 풀무원 New CI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풀무원 제공

이 대표도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라 불린다.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나와 1983년 풀무원 1호 사원으로 입사했다. 입사 후 마케팅팀장, 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34년간 풀무원에서만 일하면서 영업, 마케팅, 생산, 해외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고, 2018년 CEO 자리에 올랐다.

게임 업계에는 이정헌(41) 넥슨코리아 대표가 있다. 대학에서 광고홍보학을 공부한 이 대표는 비개발자 출신인 게임사 CEO다. 2003년 게임기획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15년 만에 CEO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는 보통 게임 행사장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다른 게임 회사 임원과는 다르다. 각종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대중에게 게임을 직접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좌), 영국 프리미어 리그 경기장 전광판에 한글로 ‘피파’를 적은 광고로 화제였다(우)./넥슨 제공
‘돈슨의 역습’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유튜브 채널 ‘넥슨’ 캡처

입사 이후 네오플 조종실과 피파실 실장, 사업본부장, 사업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넥슨을 대표하는 게임인 ‘피파온라인3’의 출시와 흥행을 이끌었다. 기발한 마케팅 아이디어로 호평받았다. 피파실장 시절 당시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던 박지성과 기성용 선수를 홍보 모델로 발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영국 프리미어 리그 경기장 전광판에 한글로 ‘피파’를 적은 광고를 실어 큰 화제를 모았다. ‘돈슨’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돈슨은 ‘돈 밖에 모르는 넥슨’ ‘돈 밝히는 넥슨’의 줄임말로 넥슨이 사용자들에게 지나치게 과금을 유도한다고 해 생긴 별명이다. 그는 사업본부장을 맡던 2014년 내부에서도 쉬쉬하는 이 단어를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논란을 인지하고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800여명 직원들 이름 다 외워…조직 내부 소통 중시

800여명의 직원의 이름을 다 외우고 수시로 현장을 찾아 대화하는 대표가 있다. 연말연시에는 일일이 손으로 쓴 카드를 보내기도 한다. 채은미(57) 페덱스코리아 사장의 이야기다. 페덱스(FedEx)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국제 특송업체 중 한 곳이다. 이화여대 불어교육과를 전공한 채 사장은 1987년 페덱스에 입사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그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는 고객관리부 콜센터 말단 직원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영어 공부를 했고 출근 후에도 영어 신문을 틈틈이 봤다고 한다. 이를 눈여겨보던 상사가 부장 지원을 권했다. 면접관인 외국인 임원의 까다로운 질문에도 “모르면 회사 매뉴얼을 참고해 해결하겠다”라면서 의연하게 대처했다고 한다. 이후 28세 나이로 최연소 부장을 거쳐 상무 자리에 올랐다. 2006년 페덱스코리아의 첫 한국인이자 여성 대표로 임명된 후 15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국내 물류업계 최초 여성 CEO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조선DB

그는 한 번 인사를 나눈 직원의 이름과 얼굴은 반드시 기억한다고 한다. 그만큼 조직 내 소통과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도권 육상 운송을 책임지는 지상 운영부 이사 시절엔 200명이 넘는 배송 직원의 이름을 다 외웠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마음이 전해졌는지 고객 서비스가 좋아져 고객 불만율도 떨어졌다고 한다. 이에 2001년, 2003년, 2008년 세 차례 미국 본사에서 우수 직원에게 주는 ‘파이브스타(Five Star)’상을 받았다. 전세계 페덱스 직원 25만여명 중 40여명 가량이 받는 상이다.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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