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후 병원으로 안돌아간 수재는 지금 이런 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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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리뷰 플랫폼 ‘모두닥’
의대 나와 창업만 2번째
영수증 인증으로 가짜 후기 방지

전국에서 공부 제일 잘 하는 사람들이 간다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의원 리뷰 플랫폼 ‘모두닥’을 운영하는 안무혁(33) 대표도 201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그리고 공중보건의사로 3년간 군 복무를 했다. 2016년 그는 병원으로 돌아가는 대신 창업을 했다. 의사 중심 의료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서울대 의과대학 재학 시절 안무혁 대표./본인 제공(좌) 서울대학교 병원./공식 페이스북(우)

-의사가 아닌 창업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모두닥이 2번째 창업입니다. 의대 재학 시절에도 창업을 한 적 있어요. 본과 3학년이었던 2011년에 대학병원 실습을 나갔습니다. 그때 의사가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부분의 한계를 느꼈어요. 당뇨·갑상선 질환·루게릭병 등 불치병이나 만성질환은 그 병을 경험한 환자들끼리 서로 도움이 필요합니다. 물론 치료와 처방은 의사가 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부분이나 직접 겪어봐야 아는 상황에 대해서는 실제 환자가 조언해 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반면 현장의 의료 시스템은 너무 의사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화를 주고 싶었죠.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건 아닙니다. 미국에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유명한 커뮤니티 서비스가 있어요. 한국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비슷한 웹사이트를 만들었죠. 동아리 선배가 서울대와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금이 있으니 신청해보라고 추천했어요. 엉겁결에 사업을 시작한 셈이죠. 사실 학업과 병행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어요. 의사 국가고시 직전에 폐업신고를 했죠. 그때 더 미친 듯이 해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어요. 꿈꾸던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죠. 의료 시스템에 변화를 주려면 기존 조직 안에서는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직 밖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안 대표(좌)와 공동창업자 이상훈(우)./모두닥 제공

-두번째 창업 과정은.

“2016년 공보의 생활을 끝내고 창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개인병원에서 의사 일도 병행했어요. 사실 처음 1년 동안은 다른 서비스였습니다. 치과 예약 플랫폼이었죠. 별로 관심을 못 받았어요. 그러다 2017년에 피벗(pivot·사업 방향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투자사 대표님이 예약 기능을 버리고 리뷰에 집중하라고 조언해 주셨죠. 생각해보면 저도 의대생이었지만 환자로서 병원을 갈 때마다 주변에 물어보거나 검색을 해서 찾아갔어요. 하지만 나에게 잘 맞는 병원을 찾기 힘들었죠. 리뷰가 있어도 믿기 힘들었습니다. 광고가 아닌가 의심이 드는 글이 많았어요. 다른 사람도 똑같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믿을 수 있는 병원 리뷰를 모아보기로 했죠.”

-모두닥 리뷰는 어떤 점이 다른가.

“가짜 리뷰나 돈이 오간 흔적이 보이는 광고 리뷰가 없습니다. 실제 방문자만 리뷰를 남길 수 있죠. 모두닥에 후기를 쓰려면 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인증을 해야 합니다. 종이 영수증·문자 결제 내역·홈택스 의료비 내역 등으로 증빙을 받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앞으로도 이 부분은 엄격하게 지킬 예정입니다. 또 다른 사이트들은 리뷰가 평균 40자 내외로 짧습니다. 하지만 모두닥은 평균 300~400자입니다. 규정상 200자 이상 써야 하죠. 인증 과정까지 거친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후기를 더 정성스럽게 남깁니다. 그 병원에서 치아 교정을 했는지 충치 치료를 받았는지 같은 진료 내용이 꼭 들어갑니다. 또 의사가 실제로 봐 준 시간은 몇 분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죠. 1년 전부터는 가격 정보도 받고 있습니다.

모두닥의 진료 인증 과정./모두닥 제공

모두닥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또다시 리뷰를 남기러 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서로의 리뷰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3년 동안 다른 기능 없이 병원 리뷰 하나에만 집중했어요. 누적 리뷰가 9만개 이상입니다. 다른 비슷한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이 6만개 정도입니다. 저희는 올해 안으로 리뷰 수가 15만개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병원은 모두닥을 어떻게 활용하나.

“의사 회원은 병원 소개란 정보를 직접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남긴 리뷰에 댓글을 남기면서 소통도 할 수 있죠. 또 방문 예정이거나 방문했던 고객이 질문을 남기면 답변을 달 수 있는 Q&A 기능도 있습니다.”  

-사용자는 몇명인가.

“월 방문자 수는 2017년 2000명으로 시작해 올해 6월 22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안으로 60만명을 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까지는 서울·경기 수도권에 있는 병원만 리뷰를 쓸 수 있었습니다. 7월 둘째주부터는 모든 특별·광역시, 8월 중순부터는 전국 병·의원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모두닥의 팀원들./모두닥 제공

-수익은.

“아직은 사용자 수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든 서비스가 무료이기 때문에 수익은 없습니다. 투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합니다. 1달 전부터 광고 모델을 간단히 테스트 중입니다. 다만 광고가 검색 메인 화면과 리뷰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모두닥은 신뢰할 수 있는 리뷰를 추구합니다. 앞으로도 리뷰와 관련한 광고는 절대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

“전국 병원, 치과, 한의원 등을 모두 합쳐 의사가 약 15만명 있습니다. 현재 모두닥에 리뷰가 올라온 의사는 4만명 정도입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셈이죠. 개인병원을 넘어 종합병원, 대학병원, 요양병원까지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헬스케어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환자들끼리 서로 어떤 치료를 받았고 어떤 효과를 봤는지 공유할 수 있도록요. 또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도 이루어질 수 있겠죠. 지금은 리뷰를 통해 어떤 병원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을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금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인지 아닌지, 어떤 치료를 받으면 좋을지 등 모든 단계의 선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글 CCBB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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