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2m 드레스, 길이 75cm 구두…사회적 거리두기로 생겨난 기상천외한 패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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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900만명 넘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하는 패션 등장해 
거대 튜브 테이블에서 식사하기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감염 통제 조치 혹은 캠페인이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숫자가 900만명을 넘어 1000만명을 향하고 있다. 확진자 100만명이 늘어나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일주일이다. 

최근 미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요청에 발끈 한 백인 여성이 한 살배기 아이에게 일부러 기침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6월1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프로즌요거트 체인점 ‘요거트랜드’ 매장에서 한 아이 엄마가 자신의 앞에 줄을 선 여성에게 너무 가까이 붙어있으니 거리 두기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아이 엄마의 말에 화를 내면서 마스크를 벗은 채 유모차에 탄 한 살배기 아이의 얼굴에 대고 2~3 차례 기침을 했다. 산호세 경찰국은 현재 달아난 여성을 추적 중이다.

아이에게 일부러 기침을 하는 백인 여성의 모습이 CCTV 화면에 찍혔다./abc7뉴스 영상 캡처, 산호세 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기발한 거리두기 패션들 

이런 상황에서 저절로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 기발한 패션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위스 디자인 회사 ‘멀티플라이’는 지름 2m의 쟁반 모양의 긴 치마를 선보였다. 보통 페티코트(petticoat·스커트 밑에 받쳐 입는 속치마)는 스커트 실루엣이 넓게 퍼지도록 철사로 형태를 잡는다. 멀티플라이는 이를 활용해 밑단이 아주 넓은 드레스를 제작했다.  

자동차나 자전거로 여행할 때 가져갈 수 있도록 휴대용 전용 가방도 함께 제공한다. 부피는 크지만 캠핑용 텐트에 사용하는 가벼운 방수 천으로 만들어서 가볍고 튼튼하다. 쉽게 세탁하거나 접을 수 있어 휴대도 편리하다. 멀티플라이는 “페티코트 드레스는 코로나19 시대 필요한 옷으로 재미와 스타일, 편안함을 모두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멀티플라이 오너이자 디렉터인 건축 디자이너 니콜라스 모서는 2년 전 서울에서 공공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인상적으로 느꼈던 서울의 모습을 프로젝트에 담았다고 한다.

멀티플라이 제공

루마니아 수제화 장인은 앞코가 일반 신발보다 2배 넘게 긴 구두를 제작했다. 루마니아 클루지에 거주하는 그리고레 럽(55)은 “거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봤다”며 점점 사람들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을 보고 신발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이 신발을 신은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면 둘 사이에 약 1.5m 거리가 생긴다.  

럽은 39년 동안 가죽 수제화를 만들어 온 장인이다. 전국의 극장과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구두 주문을 받을 정도로 솜씨가 좋은 명장이다. ‘거리 두기 신발’ 한 켤레의 가격은 100유로(약 14만원)이다. 제작은 2일 정도 걸린다. 럽은 5켤레 정도 팔렸으며 가죽 색상과 디자인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고 6월 8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MBC뉴스 영상 캡처

◇명품 브랜드 옷들도 재조명 

코로나19를 고려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넓고 볼륨 있는 스타일로 다시 주목을 받은 브랜드도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2020년 S/S 컬렉션 피날레에 커다란 종 모양의 드레스를 선보였다. 상의 부분은 몸에 딱 달라붙는 긴 소매지만 스커트 부분은 종처럼 밑단이 넓게 퍼진다. 안에 딱딱한 소재를 넣어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발렌시아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뎀나 바잘리아는 19세기 복식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레스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도 올해 가을 컬렉션에서 아래로 갈수록 스커트 폭이 넓게 퍼지는 페티코트 드레스를 공개했다.  

노르웨이 출신 디자이너 프레드릭 디제랑센의 풍선 드레스도 사회적 거리 두기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프레드릭은 2019년 영국 런던의 유명 패션 학교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졸업 패션쇼에서 이 드레스를 처음 선보였다. 런웨이에 서있는 모델 상체가 커다란 풍선 안에 들어가 있다. 무대 중앙으로 걸어온 모델들이 공기가 가득 차 있는 풍선의 바람을 빼낸다. 그러면 커다란 풍선이 모델의 몸에 딱 맞는 의상으로 변신한다. 바람이 들어 있는 동안에는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프레드릭은 패턴이 정교하게 다듬어진 옷이 아닌 재료를 극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프레드릭은 이날 패션쇼에서 대상 격인 로레알 프로페셔널의 젊은 인재상(L’Oreal Professional Young Talent Award)을 받았다.

(왼) 발렌시아가 19세기 풍 드레스, (오) 디제랑센의 풍선드레스./발렌시아가 제공, 디자인붐 홈페이지 캡처

◇음식점에서도 거리두기 유지 

미국 메릴랜드의 한 식당에는 1인용 튜브 테이블이 등장했다. 식당을 방문한 고객들이 각자 허리에 커다란 튜브를 끼고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튜브 테이블은 총 1.8m로 튜브 안쪽에는 상판이 있어 음식을 놓고 먹을 수 있다. 또 테이블 다리에 바퀴가 달려 있어 보행기처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가장자리는 고무가 둘러져 있어 아이들도 사용할 정도로 안전하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거대 왕관을 만들었다. 이 왕관이 등장한 곳은 독일 버거킹으로, 버거킹의 상징인 ‘버거킹 크라운(Burgerking Crown)’을 6피트(약 1.82m)로 확대해 만들었다. 왕관을 쓰면 매장 내에서도 안전하고 편하게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왼)튜브 테이블을 이용하는 고객의 모습, (오)버거킹 거대 왕관을 쓰고 햄버거를 먹는 고객의 모습./KBS뉴스 영상 캡처, 버거킹 트위터 캡처

버거킹 독일 지역 대변인은 “고객들이 매장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동시에 재밌는 놀이처럼 음식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버거킹은 일반 와퍼보다 3배 많은 양의 생양파가 들어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와퍼(Social Distancing Whopper)’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와퍼를 먹은 후에는 입 냄새가 강해져 사람들과 가까이 이야기할 수 없다.  

글 CCBB 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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