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게 짐 되기 싫어서 이렇게 ‘몸짱’된 겁니다

1210

“강한 체력이 있어야 불 앞에 두려움 없어진다”
보디빌딩, 격투기로 스스로 단련하는 소방관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극복 위한 수단이기도
대회 입상은 과외 수입…대부분 상금 기부도

강한 체력과 정신력, 사명감을 갖춘 직업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소방관이다. 이들은 소방 훈련뿐 아니라 현장에서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자 언제나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고 한다. 그중 대회에 나가 성적을 거둔 소방관들도 있다.


김준영 소방관./강원도소방본부

◇현장서 부상입고 “짐 돼선 안 돼” 헬스 시작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 소속 김준영 소방관은 5월17일 2020 NFC(Natural Fitness Classic) 대전에서 피지크 부문과 스포츠모델 부문에 출전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0 피트니스 스타 NFC 대회는 지역 순환 대회로 지역 최상위 입상자들이 연말 전국대회에 참여하는 대회다.

이 대회 두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김준영 소방관은 2019년 6월 임용된 신임 소방관이다. 그는 현장에서 입은 부상때문에 피트니스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한다. 같은 해 12월 주택화재 현장에 출동한 김준영 소방관은 장작더미에 붙은 불을 끄던 중 발을 헛디뎌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발목이 다친 것보다 현장에서 도움이 되기는 커녕 동료에게 짐이 됐다는 사실에 힘들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튼튼한 소방과의 중요성을 깨닫고 운동을 결심하고 시작했다. 주로 비번일에 체력단력실과 집에서 운동과 식단조절을 병행했다고 한다. 건강과 직업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했다. 그 결과 지난 17일 대회에서 입상에 성공했다. 김 소방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문헬스장 방문이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강인한 체력을 통해 시민에겐 믿음직한 소방관, 동료에겐 만능소방관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장 왼쪽) 김민수 소방관./경기TV 유튜브 캡처

◇”정체는 도태다” 특전사 출신 소방관

경기도 용인소방서 소속 김민수 소방관은 피트니스 수상 경력이 다양하다. 2016년~2018년 피트니스스타, WBC 등에 출전해 4위부터 1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김민수 소방관은 영화 ‘타워’ 속 주인공을 보고 소방관을 꿈꿨다. 불이 난 초고층 빌딩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타인을 살리는 모습을 보고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또 특전사 선·후배의 권유도 진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었다. 2015년 11월 경기도 용인소방서 소방관으로 임용됐다.

이런 그는 과거 톱클래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생 모토는 ‘정체는 도태다’라고 밝혔다. 안주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스쿠버 다이빙, 화재진화사 등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소방관이라면 강인한 체력이 필수기 때문에 체력관리를 위해 헬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호기심에 출전한 첫 대회에서 4위를 하면서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김민수 소방관은 “입상에 욕심은 나지만 피트니스는 어디까지나 취미고 본업은 소방관이기에 ‘즐기고 오자’는 마음으로 참가한다”고 말했다.


신동국 소방관./본인 제공

◇로드FC 선수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

로드FC 전적 5전 3승 2패. 승리보다 수면제와 술에 의존하던 자신을 밑바닥에서 일으키고 동료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경기 자체가 소중하다고 말하는 이 사람. 바로 12년 차 소방관이자 로드FC 선수 신동국이다.

충북 광역 119 특수 수난 구조팀 소속 신동국 소방관이 종합격투기를 시작한 건 소방관으로 일한 지 5년 차 때였다. 자려고 누우면 끔찍했던 사고 현장이 떠오르고 그 장면에 자신과 가족의 모습이 투영돼 나타났다고 한다. 그렇게 신경정신과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 갈수록 약이 듣지 않는 날이 많아 술에 의지하면서 지내야 했다. 

이랬던 신동국 소방관이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아내였다. “이런 저를 보며 힘들어하던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라고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어릴 때 동경하던 종합격투기가 떠올랐어요. 바로 체육관을 찾아갔습니다.”

퇴근 후 원주 체육관에 가서 3시간씩 운동을 했다. 이후 술도 끊고 잠도 잘 잘 수 있었다. 2017년 4월 첫 데뷔전을 치렀다. 지금까지 5전 3승 2패를 기록했다. 링 위에 오르기 전 순직 소방관을 추모하거나 우승 소감으로 소방관 인식 및 처우개선을 이야기 한다. 또 지금까지 파이트머니는 모두 기부했다고 한다.


윤호영 소방관./대구소방안전본부 유튜브 캡처

◇파이터에서 소방관으로

종합격투기 선수로 생활하다 소방관이 된 경우도 있다. 태전119 센터에서 근무하는 윤호영 소방관이다. 윤 소방관은 2013년부터 종합격투기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했고 2015년에는 프로로 데뷔했다.

어느 날 부상으로 쉬고 있을 때 소방관 친구를 통해 소방관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갈고 닦은 체력을 좋은 곳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험 준비를 시작했고 2018년 11월 임용됐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방관이 천직인 것 같다.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좋고 운동을 겸할 수 있어 너무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호영 소방관은 격투기와 소방관 둘 다 놓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좋아하는 격투기는 물론 화재와 소방시설 분야의 공부도 꾸준히 할 것이다. 격투기 선수로서 소방관의 강인함을 알리고 현장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춰 소방관다운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윤호영 소방관 역시 파이트머니를 화재 대비가 취약한 곳에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설치를 위해 기부했다.

글 CCBB 하늘

img-jobsn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