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알아보다 ‘번뜩’…집값 민감한 한국인에게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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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가격 비교에서 시작한 ‘호갱노노’
실거래가·학군 등 아파트 관련 정보 제공
“부동산 중개 시장 구조 바꾸고 싶어”

“시작은 이케아 가격 비교였습니다. 2014년 한국에 이케아가 처음 문을 열었는데 다른 나라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어요. 정말 가격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져 미국·일본·영국 등 11개국 가격과 비교한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반응이 좋았어요. 사람들이 가격 정보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부동산 실거래가를 제공하는 호갱노노를 만들었습니다.”

재미 삼아 만든 사이트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심상민(37) 대표는 2015년 카카오를 그만두고 아파트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를 창업했다. 아파트를 살 때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되지 않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름에 담았다. 호갱노노에서는 실거래가·편의시설·교통·학군·학원가 등 아파트에 대한 정보를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호갱노노 제공

◇공공데이터 기반으로 각종 정보 제공

-업계 최초로 실거래가 정보를 보여줬다.

“부동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이 심각했어요. 모자 하나를 살 때도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쉽게 얻잖아요. 디자인·소재·세탁법 등 상품 페이지에서 스크롤을 아무리 내려도 끝이 안 날 만큼 정보가 많아요. 반면 아파트는 거금을 들여야 하는데도 정보가 제한적이었어요. 부동산 중개업소에 방문하기 전에 실거래가를 확인하고 가는 분들은 극히 드물었죠. 사람들이 집을 사기 전에 조금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호갱노노를 만들었습니다.”

-실거래가 정보는 어디서 가져오나.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를 가공해 만듭니다. 지도에서 원하는 단지 실거래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학원이나 학군 등 다른 정보도 공공데이터 기반입니다. 최근에는 일조량도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계절별 일출·일몰 정보를 바탕으로 그림자가 어떻게 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가공하고 시각화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특허만 해도 등록과 출원 합쳐 25건 넘게 갖고 있어요.”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실거래가를 볼 수 있고, 최근 매물 평균가도 같이 확인할 수 있다./호갱노노 제공

-실거래가는 이미 거래가 이뤄진 후의 정보다. 실시간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는데.

“부동산 거래를 하면 실거래가를 국토교통부에 신고해야 하는데요. 거래가 이뤄진 당일이 아니라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최근 30일 시세가 반영이 안 될 수도 있어요. 정보 공백을 보완하고 호가와 비교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체가 등록한 매물 가격 평균을 같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개업체 1만 5000곳 이상이 매물을 등록하고 있고, 일주일 기준으로 올라오는 매물 수는 약 14만개입니다.”

◇직방과 M&A로 마케팅·홍보 도움받아

-아파트 정보만 제공하나.

“아파트 정보가 주축이고, 소형 오피스텔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주거 유형이자 개인에게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해 아파트 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식 차트처럼 가격 변동 그래프, 상승률과 하락률, 현재 호가와 차이 등을 5초 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최근 추가된 기능 중 하나인 일조량 정보. 오후 12시와 17시 그림자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호갱노노 제공

-사람들이 호갱노노에서 많이 보는 정보는.

“최근에는 ‘지금 보는 중’ 기능을 활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해당 아파트 정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인지 포털 실시간 검색어처럼 순위를 매긴 기능입니다. 전국에서 지금 가장 핫한 지역, 아파트 등을 확인할 수 있어요.”

-2018년 직방이 호갱노노를 인수했는데 달라진 점이 있나.

“인수 후에도 독립 경영을 하고 있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서비스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직방이 마케팅·홍보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저도 개발자 출신이고 현재 임직원 18명 중에서 11명이 개발자일 만큼 개발자 비율이 높은 편인데요. 그만큼 마케팅·홍보 분야에 약했는데, 직방의 도움으로 호갱노노를 더 많이 알릴 수 있었습니다.”


호갱노노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TV CF./호갱노노 제공

◇조만간 수익 모델 선보일 예정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이용자는 250만명이 넘었는데, 아직 수익모델이 없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체 매물 등록비도 무료입니다. 수익보다는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만들어왔어요. 지금까지 발전시킨 서비스를 바탕으로 조만간 첫 수익모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수익 대신 투자금으로 조직을 운영해왔어요. 창업 후 직방과의 M&A 전까지 2년 반 동안 25억원을 투자받았는데, 그중 약 2억원만 사용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사무실을 구하는 대신 저희 집에서 같이 일했고, 창업 멤버들에게 정상적인 월급을 주지 못했어요. 또 마케팅 비용을 따로 쓰지 않아 운영비가 적게 들었어요. 직원들이 열심히 해준 덕에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했다고.

“공개된 소스 코드를 이용해 웹 게시판을 만드는 프리랜서였어요. 프리랜서 경력을 인정받아 SK C&C에 경력직으로 입사했고, 네이버를 거쳐 창업 전까지 카카오에서 일했습니다.”

-목표는.

“사람들이 중개업소를 가기 전에 실거래가 정보를 확인하고 가게 만들자는 게 사업을 시작할 때 목표였습니다.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중개 시장 구조를 바꾸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부동산 중개 시장이 기술 발전의 흐름을 많이 못 탔어요. 매물 정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여전히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부동산에 전화하고 방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거래 과정을 시대에 맞게 만들고 싶어요. 또 공인중개사분들이 부동산 플랫폼에 광고비를 내는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개 시장 구조도 바꾸고 싶습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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