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1위에 일본…한국은 2위에서 3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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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력 드러내는 ‘여권 파워’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 수
코로나19 입국 금지로 실제 순위는 달라

여권 파워. 그 나라 여권을 가진 사람이 비자를 따로 받지 않고 몇 개 나라에 입국할 수 있는지 얘기할 때 쓰는 단어다. 비자 없이 여행을 하려면 두 나라가 비자 면제 협정을 맺어야 한다. 특별한 검증 과정 없이 입국을 허락할 만큼 상대 나라 국민을 신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 나라의 외교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쓰기도 한다.

여행 프로그램 ‘뭉쳐야 뜬다’에서 자신의 여권을 확인하는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나연./JTBC 방송화면 캡처

글로벌 국제교류 전문회사 헨리앤드파트너스는 2006년부터 매 분기 ‘헨리 여권 지수’를 발표한다. 이 지수는 199개국 여권 소지자가 세계 277개국 가운데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의 숫자다. 여권 파워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7월7일 2020년 3분기 헨리 여권 지수를 발표했다. 각국 여권 파워를 찾아봤다.

◇한국, 꾸준히 3위권 안에 들어

한국은 올해 기준 189개국을 무비자로 갈 수 있다. 독일과 함께 여권 파워 세계 3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싱가포르와 함께 공동 2위였다. 우리나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 수는 그대로다. 하지만 싱가포르가 올해 무비자 협정을 체결한 나라를 하나 더 늘리면서 한국 순위가 3위로 내려왔다. 한국은 2018년(3위)부터 꾸준히 3등 안에 들고 있다. 

다만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이번에 발표한 여권 지수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시 입국 정지 조치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국가가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나라 국민의 입국을 막고 있다. 아예 모든 외국인을 거부하는 봉쇄령을 내린 나라도 많다. 유럽연합(EU)도 3월부터 EU 회원국이 아닌 나라 국민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대한민국 여권./픽사베이 제공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면서 EU는 7월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코로나 우수 대응국 14개국 국민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반면 여권 지수 2위인 싱가포르는 여전히 EU의 입국 금지 대상이다.

이번 결정은 권고안에 불과해 모든 EU 회원국이 한국을 다시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미 프랑스·스웨덴·스페인 등 많은 국가가 한국 국민의 입국을 허용했다. 즉 이를 반영하면 모든 EU 국가에 방문이 불가능한 싱가포르보다 한국이 실제 여권 파워가 더 센 셈이다.

◇미국도 실제 순위와 달라

미국도 실제 여권 파워가 순위보다 낮다. 미국의 2020 헨리 여권지수는 세계 7위. 185개국에 무비자로 여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다. 7월 10일 기준 누적 확진자만 310만명.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6만5000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연히 EU 회원국을 포함한 주요 나라의 입국 금지 대상에 올랐다. CNN은 입국 금지령을 적용할 경우 미국의 여권 파워는 25위인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여권./픽사베이 제공

미국은 2015년만 해도 147개국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어 여권 파워 세계 1위였다. 하지만 그 뒤로 다른 나라들이 서로 더 많은 무비자 협정을 맺으면서 순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가장 낮은 곳은 아프가니스탄

199개 나라 가운데 여권 파워가 가장 약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이다.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26개국에 불과하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와 탈레반이 활동하는 아프가니스탄은 끊임없는 내전과 테러가 일어나는 지역이다. 세계경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하는 세계 평화지수에서도 매년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한다. 다른 나라들이 쉽게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반길 수 없는 이유다.

북한 여권./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나온 중국 여권./tvN 방송화면 캡처

북한이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는 39곳. 한국의 4분의 1 수준이다. 여권 파워로는 전 세계 103위다. 키르기스스탄, 잠비아 등이 북한 여권을 가진 사람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중국도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100곳이 안된다. 74개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었다. 여권 파워 순위로는 70위. 말라위, 케냐, 잠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도 2017년 85위에서 순위가 꽤 올라왔다.

◇전 세계 여권 파워 1위는 일본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여권 파워가 가장 센 나라는 어디일까. 2020 헨리 여권 지수 1위를 차지한 나라는 바로 일본. 무비자로 191개 나라를 방문할 수 있다. 한국보다 2곳 더 많다. 중국과 몽골이다. 한국인은 중국에 여행을 가기 위해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일본인은 받지 않아도 된다. 한국보다 무비자 허용국이 1곳 더 많은 싱가포르도 중국을 무비자로 갈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반대로 중국인이 일본이나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여권과 2019년 헨리 여권 지수 순위./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캡처

일본은 2017년 5위에서 2018년 1위로 뛰어올랐다. 그때부터 3년 연속 전 세계 여권 파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7월 9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도 300명 넘게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EU의 ‘코로나19 우수 대응 국가’에 속해 입국 금지 대상에서 풀렸다. 실제 여권 파워도 가장 강한 셈이다. 

크리스티안 케일린 헨리앤드파트너스 의장은 “코로나19가 여행 자유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 중이다”고 말했다. 또 이번 EU의 선별적 입국 허가 방침처럼 앞으로도 팬데믹에 잘 대처한 나라는 앞서나가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뒤처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글로벌 서열’이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글 CCBB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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