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회식 중 부장에게 상추와 마늘로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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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보고서 던지고 아이디어 뺏어가는 부장

가상 이야기 아닌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있어

사내 고충처리위, 사법기관 고소 등 적극 나서야

“누가 자꾸 저 새끼한테 일을 주나. 저 새끼한테 일 주지 마.”

팀이 모두 모인 회의 시간, 부장이 인턴을 가리키며 소리를 지릅니다. 부장이 팀원 앞에서 인턴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지만 아무도 반발하고 나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행히 이 상황은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한 장면입니다. 만약 이것이 현실에서도 일어난다면 인턴을 괴롭히는 부장은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인턴처럼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에서 배제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합니다. 드라마 속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일이지만 사회초년생은 물론 과거 이 시기를 거친 사회인이 공감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드라마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전문 노무사의 도움을 얻어 ‘꼰대인턴’ 속 상황을 통해 갑질 대처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부장의 개인적인 일 부탁을 받은 후 부장 집에서 모형 집을 조립하고 있는 가열찬 인턴. / MBC 방송화면 캡처

①상사의 개인적인 업무처리

“어이, 가열찬. 너 할 일 생겼다.” 회의실에서 나온 이만식 부장이 가열찬 인턴을 부른다. 가열찬 인턴은 할 일이 생겼다는 기대감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대답한다. 기대와 달리 가열찬 인턴이 부장의 지시를 받고 향한 곳은 이만식 부장의 집이다. ‘할 일’이라는 게 아들의 ‘숙제 돕기’였다.

직장 상사가 회사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일을 시킨 경우입니다. 이만식 부장은 “다 널 위해서 시키는 거야. 상사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게 네 일이지. 다른 게 네 일이야?”라면서 잘못된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이럴 때는 사내 인사위원회나 고충처리위원회의 절차에 따라서 처벌이 가능합니다. 고충처리위원회는 30인 이상 사업장에서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사내 기관입니다.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고 사내에서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죠. 상사의 개인 업무 지시는 사내 처리 기관에 신고하고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합니다.

가열찬 인턴이 쓴 보고서는 읽지도 않고 버리고 다시 써오라고 하는 이만식 부장. 결국 보고서를 찢어 가열찬에게 던진다. / MBC 방송화면 캡처

②모욕감을 주는 상사

“복창해. 나는 아무것도 안 한다. 그게 팀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월급만 축내다가 어느 날 존재감 없이 사라진다.” 이만식 부장은 가열찬 인턴의 보고서를 읽지도 않고 눈앞에서 쓰레기통으로 버린다. 보고서를 찢어 얼굴에 던지기도 한다. 다시 해오라는 말만 반복하다 결국 팀원들 앞에 가열찬 인턴을 세워놓고 자신이 하는 말을 복창하라고 시킨다.

이 부장은 보고서를 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팀원 모두가 보는 앞에서 굴욕을 줬습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직장에서 우위를 이용해 정신적인 고통을 준 셈이죠. 이 경우는 어떨까요. 

이런 일은 바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으로 10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근로자 불편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기구도 만들도록 하는데, 가열찬 인턴과 같은 상황이 되면 이 규정을 이용해 처리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경우는 모욕감을 주는 행위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회식에 온 가열찬 인턴에게 신문지 뭉치, 마늘, 상추, 그릇을 던진 이만식 부장. 음식물을 뒤집어 쓴 가열찬 인턴은 결국 회식자리에서 쫓겨난다. / MBC 방송화면 캡처

③굴욕은 물론 폭행까지 한 상사

“이 새끼 아직도 안 그만뒀어?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와 기어 오기를. 저 새끼 누가 불렀어 저거. 기분 잡치게 누가 불렀어. 빨리 저거 안 치워? 당장 치워.” 뒤늦게 회식에 합류한 가열찬 인턴에게 소리를 지르며 면박을 주는 이만식 부장. 신문을 던지는 것도 모자라 마늘, 상추 그리고 음식이 들어있던 그릇을 가열찬 인턴을 향해 쳐버린다. 음식물 범벅이 된 옷으로 회식 장소를 떠난 가열찬 인턴은 다음날 사직서를 제출한다.

이 경우에는 폭언, 폭행에 해당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뿐 아니라 형사처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5년 동안 계약을 연장한 계약직 탁정은 사원. / MBC 방송화면 캡처

④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계약 연장하는 회사

“정규직 전환을 왜 해줘. 어차피 안 해줘도 계약직 계약서에 도장 찍게 돼 있다.” 안상종 본부장이 탁정은 사원을 두고 한 통화 내용이다. 탁정은 사원은 준수식품에서 5년 동안 근무한 계약직 사원이다.

계약직 사원이 한 회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는 게 가능할까? 계약직 혹은 비정규직은 ‘기간제 근로자’이며 이들은 2년을 넘지 않는 기간만 근무할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프로젝트나 휴직자 대체와 같은 특수한 경우에 투입된 인력은 2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있죠. 그러나 탁정은 사원처럼 상시로 필요한 업무에 투입된 인력이라고 한다면 2년을 넘을 수 없다고 합니다.

제2대기실에서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가열찬 부장. / MBC 방송화면 캡처

⑤소지품 압수, 대기실에 가둔 대기발령

회사 제품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열찬 부장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는다. 가 부장은 아무것도 없는 ‘제2대기실’에서 갇혔고 휴대폰, 지갑 등 모든 소지품도 퇴근 시간까지 압수당했다.

대기발령은 2가지가 있습니다. 징계로서 대기발령이 있고 인사조치로서의 대기발령이 있어요. 성격을 살펴봐야 합니다. 인사조치로서 대기발령은 말 그대로 인사이동입니다. 사내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해당 업무를 계속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징계를 내리거나 인사이동에 앞서 ‘일에서 손을 놓고 있어라’는 의미죠. 다른 하나는 징계입니다. 단순히 직무를 부여하지 않거나 모욕을 주기 위한 근무환경을 주는 것이죠. 이때 이 대기발령은 불법입니다.

가열찬 부장이 받은 대기발령 조치는 소지품도 압수당했을뿐더러 아무것도 없는 ‘제2대기실’에 갇혔기 때문에 부당한 조치입니다. 이때는 노동위원회에 부당 대기발령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꼰대인턴 속 상황은 2015년으로 설정돼있고 그때까지만 해도 상사의 갑질이 만연했던 때였습나다. 그러나 지금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년이 됐지만 아직도 많은 신고가 들어오고 3000건이 넘는 사건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직장갑질119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직장 내 괴롭힘 ‘방치법’으로 만들고 있다. 1년 동안 현행법의 사각지대가 드러난 만큼 정부가 근로감독관의 직접 조사 범위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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