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000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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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세계 기록 가진 한국 기업들
신기록 세워도 모르는 경우 있어
홍보 위해 비싼 돈 들여 신청

3000km. 프랑스 에펠탑(300m) 높이의 약 9300배,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의 339배다. 파리바게뜨가 5년 동안 판매한 ‘실키롤케익’을 모두 이어 붙이면 이 길이가 나온다고 한다. 파리바게뜨는 1988년 실키롤케익을 처음 출시한 뒤 30년이 넘은 지금도 팔고 있다. “꽤 많이 팔았겠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냥 많이 판게 아니었다. 무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

파리바게뜨 실키롤케익 광고./파리바게뜨 공식 유튜브 캡처

파리바게뜨는 6월25일 실키롤케익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롤케이크’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고 밝혔다. 세계기네스협회는 정해진 기간 안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뽑는 방식으로 인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5년(2015년 1월~2019년 12월) 동안 전 세계에서 1249만8487개가 팔린 실키롤케익이 1위로 꼽혔다. 이처럼 세계기네스협회는 다양한 세계 기록을 인증해 준다. 해마다 전년도 기록을 모아 ‘기네스북’ 책도 낸다. 파리바게뜨처럼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들을 알아봤다.

◇세계 기록만 3개

LG전자는 기네스 기록을 3개나 가지고 있다. 모두 초경량 노트북 ‘LG그램’에서 나왔다. 그램은 1kg보다 적은 무게를 자랑하는 노트북 시리즈다. LG전자가 처음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건 2016년. 그해 초 출시한 무게 980g의 ‘그램 15’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5인치대 노트북으로 뽑혔다. 세계기네스협회는 그램 15가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인 70여 종 15인치 노트북 가운데 가장 가볍다고 인증했다. 1년 뒤에는 860g의 ‘그램 14’가 가장 가벼운 14인치 노트북으로, 2019년에는 ‘그램17’이 가장 가벼운 17인치 노트북으로 이름을 올렸다. 

LG그램 대학생 광고 공모전 선정 영상./유튜브 채널 ‘팀화이트’ 캡처(좌)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와치폰./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우)

삼성전자도 기네스북에 여러 번 이름을 남겼다. 2001년 세계 최초의 와치폰(손목시계 모양 휴대전화)과 세계 최초 TV폰으로 2개의 기록을 남겼다. 삼성전자는 세계기네스협회가 작년 출간한 ‘기네스북 2020’에도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록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량을 기준으로 했다. 삼성전자가 5년 동안 판매한 스마트폰은 총 13억4891만1300대. 2위 애플의 9억3703만6100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부회장 지시 덕분에 기네스북 올라

게임 강국답게 게임 회사 기네스 기록도 있다. 넥슨이 1996년 처음 선보인 ‘바람의 나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한 MMORPG(거대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로 2011년 기네스북에 올랐다. MMORPG는 사용자가 게임 속 등장인물의 역할을 수행하는 온라인 게임이다.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게임이다. 2020년인 지금도 운영 중이다. 누적 회원은 2300만명을 넘었다.

게임 ‘바람의 나라’ 캐릭터./바람의나라 공식 페이스북(좌)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신세계백화점 공식 홈페이지(우)

신세계백화점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2009년 3월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면적은 29만3905㎡(약 8만8906평). 2006년 기네스북에 올라온 미국 뉴욕 메이시 백화점보다 9만5405㎡(약 2만8860평) 더 크다. 사실 신세계백화점은 센텀시티점이 정식으로 문을 열고난 이후에도 자신들이 세계 최대 규모인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 최대 백화점이 어디인지 알아보라”는 구학서 당시 신세계 부회장의 지시가 내려왔다. 그제서야 신세계백화점은 센텀시티점이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세계기네스협회에 등재를 요청했다.

◇비싼 돈 들여 기네스북 등재

기네스북에 이름을 남기려면 신세계백화점처럼 기록을 세운 이가 직접 신청해야 한다. 또 영국 기네스 본사 심판관을 초대해 증명도 받는다. 초청료만 약 700만원. 비행기 값에 숙박비도 내줘야 한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는 이번 인증을 받기 위해 2018년부터 준비했다. 판매 증빙 자료, 시장 조사 보고서, 공시 자료 등 세계 최고 기록이라는 증거도 직접 찾아 제출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제3자 보증 효과’를 노린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소비자들은 스스로 잘났다고 말하는 기업은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 등 제3자가 보증해 주면 믿고 인정해 준다. “사람들은 의사 협회가 인증한 병원을 찾아가고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제품을 산다. 이처럼 기업도 기네스북의 보증을 받았다는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 CCBB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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