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예약만 5000만명, 중국인 열광시킨 ‘한국산’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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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탑골 바람 거세져

24년 전 PC 게임이 휴대폰 속으로

신작 개발보다 싸고, 기존 팬층 유입 효과

모든 게임이 리니지M처럼 성공하는 건 아냐

‘휘익~ 퍽, 휘익~ 퍽’

목검으로 다람쥐 잡는 소리다. 이걸 기억한다면 당신은 과거 ‘바람의 나라’ 유저였을 것이다. PC게임보다는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요즘 다람쥐, 토끼, 뱀을 잡으면서 얻은 도토리와 고기로 무기도 사고 레벨업도 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런 유저를 위해 넥슨이 ‘바람의 나라’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한다. 

바람의 나라는 넥슨이 1996년에 출시한 PC 기반의 ‘MMORPG’다. 22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있는 장수게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서비스 중인 그래픽 MMORPG’라는 이름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모바일화를 예고하면서 그때 그 시절 감성을 최대한 그대로 살린다고 했다. 특유의 2D 도트 그래픽, ‘아날로그’스러운 조작감은 물론 맵, 몬스터, NPC도 100% 그대로 가져온다. 넥슨의 의도가 먹힌 것일까. 작년 비공개 베타테스트 참여자들은 “원작의 장점은 그대로 이으며 단점은 보완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바람의 나라 과거 온라인 버전(좌), 출시 예정인 모바일 버전(우) / 프바마스터.서버.한국 유뷰트 캡처, 바람의 나라 홈페이지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부는 탑골 열풍

많은 게임사가 기존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진입해 이용자를 사로잡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탑골 열풍’이 불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1위부터 10위 중 다섯 개가 10년도 더 된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것이다. 모두 당시 PC방 이용료로 게이머의 주머니 좀 털었다 싶은 게임이다.

이 중 1·2위를 지키고 있는 대표작은 엔씨소프트에서 탄생했다. 바로 ‘리니지M’이다. 리니지M은 1998년 엔씨소프트에서 출시한 MMORPG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이다. 리니지는 바람의 나라와 함께 대한민국 1세대 온라인 게임이다. 리니지2는 2003년에 출시했다. 엔씨소프트는 2017년 대표 흥행작인 리니지 IP를 모바일로 가져온 리니지M을 출시했다. 출시 12일 만에 누적 가입자 700만명 돌파, 첫날 매출 107억원을 기록했고 한 달 만에 매출 2256억원을 달성했다. 모바일 이식에 성공한 엔씨소프트는 2019년 ‘리니지2M’을 출시했다. 이 게임 역시 출시 첫날 매출 71억원 기록을 했다. 이렇게 모바일 게임 시장에 ‘리니지 형제’가 자리 잡았다.

리니지 형제에 이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뮤 오리진’은 국내 게임사 웹젠이 2001년 12월 출시한 ‘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4위는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다.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이다. 2020년 5월7일에 출시해 글로벌 누적 이용자 1250만명을 돌파했다. ‘A3:스틸얼라이브’는 2002년에 첫선을 보인 MMORPG의 모바일 버전이다.

탑골 열풍은 계속된다. 넥슨은 올 하반기에 바람의 나라에 이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사전예약자가 5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인구와 맞먹는 수치다. 게임사 그라비티는 2002년 출시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라그나로크 오리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비펀스튜디오는 15년 된 MMORPG ‘데카론’을 모바일에 이식한 ‘데카론M’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좌), 뮤 아크엔젤(우) /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뮤 아크엔젤 유튜브 캡처

◇신작 개발보다 쉽기 때문에 택한 꼼수일까

하루가 멀다고 고전 게임들의 귀환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미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충성고객이 있기 때문에 신작보다 부담이 덜하다. 또 대부분 과거에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기 때문에 인지도도 높아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픽이나 사용감 등을 따지는 사용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릴 적 향수에 젖어 ‘다운로드’를 누를 것이다. 또 굳이 집이나 PC방을 찾아가 데스크톱을 켜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사용자는 고전 게임의 귀환을 반기는 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결국 ‘우려먹기’ 식의 ‘꼼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사가 성공을 거두고 이를 따라 하려는 후발주자가 늘어났다. 대부분 게임 개발사가 신작 개발보다는 적은 투자비용, 상대적으로 쉬운 개발 과정을 통한 수익과 히트작 창출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또 소비자가 과연 언제까지 이 트렌드를 신선하게 볼지도 의문이다.

게임평론가나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들은 “성장 동력이 사라지지 않는 선에서 트렌드를 즐겨야 한다. 신작 개발이 뒷전이라면 앞으로 게임 산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돌아온 액션퍼즐 패밀리, 2011년에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 / 퓨우, Korea nexon 유튜브 캡처

◇흥행 보증? 실패작도 분명 있다

리니지M은 2019년 8346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회사 전체 매출 절반가량을 이끌었다. 엔씨소프트의 ‘가장’인 셈이다. 올해 출시한 뮤 아크엔젤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큰 관심과 함께 나란히 매출 3·4위에 올랐다. 이렇듯 우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출시는 일종의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했다.

그러나 이 보증수표가 매번 제 역량을 발휘한 것은 아니었다. 카트라이더로 흥하고 던파 모바일로 사전예약자 5000만명을 모은 넥슨도 실패를 겪고 이제야 안정권으로 접어들었다. 넥슨은 2011년 카트라이더 최초의 모바일 버전 ‘카트라이더 러쉬’를 선보였지만 4년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넥슨은 실패 요인으로 당시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을 꼽았다. 실시간으로 많은 사람과 경쟁하는 게 핵심인데 그때 네트워크 환경이 지금처럼 좋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PC게임은 아니지만 피쳐폰 시절 전국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액션퍼즐패밀리’. 컴투스에서 2007년 출시한 핸드폰 게임으로 액션퍼즐패밀리 출시 후 2008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29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컴투스는 2013년 11월 해당 IP를 스마트폰으로 옮긴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앱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6년 2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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