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들의 지하철 생일축하, 가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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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이돌·유명인 광고 건수 2166건
아이돌 팬, 스타 ‘조공’ 대신 지하철 광고
2호선 삼성·강남·홍대입구·합정역 가장 인기
삼성역 한 달에 450만원…열차 랩핑은 3000만

아이돌 팬 사이에서만 통하는 단어가 있다. ‘지광’이다. 사람 이름 같지만, 지하철 광고의 줄임말이다. 주로 아이돌 팬이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데뷔 등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돈을 모아 광고를 한다. 예전에는 직접 스타에게 선물을 보냈지만, 요즘은 공개적으로 스타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방식으로 팬덤 문화가 변한 것이다. 스타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을 찾아 인증 사진을 남기고, SNS에 올리면서 팬과 소통하고 있다. 팬도 지하철 광고를 찾아다니며 인증 사진을 남기는 이른바 ‘지광순례’를 한다.

광고 인증샷을 찍고 있는 레인보우 재경./재경 인스타그램 캡처

◇2019년 심의 건수 중 23% 이상이 아이돌·유명인 광고

6월22일 서울교통공사에 확인해 본 결과, 2019년 전체 지하철 광고 심의 건수는 1만468건이다. 이 중에서 23.7%에 해당하는 2486건이 아이돌·유명인 광고였다. 지하철 광고는 서울교통공사의 자체 심의를 거쳐야만 게재될 수 있다. 다만 공사 관계자는 “심의 건수와 광고 건수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심의에 통과하지 못 할 수도 있고, 같은 도안으로 여러 번 광고가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게재된 아이돌·유명인 지하철 광고는 2166건이다. 2014년 76건에서 5년 만에 2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 2014년 ‘슈퍼스타 K6’, ‘쇼미 더 머니 시즌 3’ 등이 인기를 끌면서 참가자를 응원하는 지하철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6년 ‘프로듀스 101’이 시작한 이후에는 좋아하는 연습생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기 위해 일반인들에게 연습생을 알리는 광고를 경쟁적으로 내걸기 시작했다. 이후 아이돌 팬 사이에서 지하철 광고가 보편적인 응원법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듀스 101이 인기를 끌면서 지하철 광고가 늘기 시작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실제 2016년 542건으로 세 자릿수에 불과했던 아이돌·유명인 광고는 2017년 1038건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2079건으로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2019년에도 2166건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올해는 6월 19일까지 서교공이 심의한 광고 4100건 가운데 아이돌·유명인 광고가 30%를 넘은 1313건이었다. 아이돌뿐 아니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의 광고도 많다.

◇BTS 광고 가장 많고, 생일 자축하는 광고도 있어

지하철 광고는 스타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가장 많은 지하철 광고 건수를 기록한 그룹은 세계적인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227건)이었다. 전체 광고의 10% 이상이 BTS를 응원하는 광고였다. EXO(165건), 워너원(159건)이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여자 그룹을 응원하는 광고는 적었다. IZ*ONE(아이즈원)이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트와이스와 블랙핑크가 각각 22건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지하철 광고 건수를 기록한 BTS./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룹 전체가 아닌 멤버 개인을 지지하는 광고도 있다. 개인 멤버별로 집계하면 BTS 정국(46건), EXO 백현(35건), BTS 뷔(31건) 순이었다.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 광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활발하게 활동했던 이른바 ‘OB’들을 응원하는 광고도 많았다. 슈퍼주니어(40건)를 비롯해 H.O.T.(22건), 신화(7건), 티아라(6건), 젝스키스(4건), 베이비복스(1건) 팬들이 지하철 광고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H.O.T.팬들은 지난해 데뷔 23주년을 축하하는 광고를 냈다. 광고를 매개로 스타들을 잊지 않고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을 응원하는 광고도 있고, 해외 배우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도 있었다.

톰 크루즈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와 캐릭터인 펭수를 응원하는 광고(위) 개그맨 유세윤은 자신의 생일을 스스로 축하하는 광고를 냈고,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아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교통공사

이외에도 프로게이머·연습생·뮤지컬 배우 등 비연예인을 응원하는 광고도 나오기 시작했다. 실존 인물이 아닌 캐릭터를 광고로 응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EBS 캐릭터인 펭수도 지하철 2호선 삼성역 광고에 등장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또 일반인이 자신의 생일을 스스로 축하하는 ‘셀프 광고’도 있었다. 2017년에는 개그맨 유세윤도 본인의 생일을 자축했고, 예수님의 생일(크리스마스)을 축하한다는 재치 있는 광고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열차 전체를 광고로 꾸미기도

팬들이 광고를 많이 내는 인기 장소도 따로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광고 장소는 2호선 삼성·강남·홍대입구·합정역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자주 모이는 3호선 압구정역과 4호선 명동역도 인기 광고 장소로 꼽힌다. 

지하철 광고 비용은 얼마일까. 광고비용은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광고대행사에서 책정한다. 지하철역과 호선, 광고 위치별로 가격이 다르다. 인기가 많은 2호선 삼성역 내 한 달 광고료(조명광고)는 최대 450만원 정도다. 한 광고 대행사에 문의해본 결과, 유동 인구가 많은 2호선 광고 비용이 150만~450만원 선으로 가장 비쌌다.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5~8호선은 90만~145만원선이었다.

시우민 팬들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하철 7호선 한 열차 전체를 시우민 광고로 꾸몄다./트위터 캡처

지하철 내부 전체를 광고로 채우는 랩핑 광고도 있다. BTS 팬들은 2018년 11월 30일 지하철 2호선 한 칸을 BTS 광고로 꾸몄다. 이에 앞서 2018년 3월에는 EXO 시우민 팬들이 생일을 기념해 7호선 8칸 전체를 시우민 광고로 도배했다. 이 전에도 지하철 1~2칸 전체를 광고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열차 전체에 광고한 것은 시우민이 처음이었다. 당시 1달 랩핑 광고 비용은 3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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