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맥주는 소비 안해도 닌텐도는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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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 영향? 떠나는 일본 기업

닛산 철수, 재고 할인하자 완판

GU·올림푸스·로이스 철수

‘집콕’ 늘며 닌텐도 게임기 훨훨

2019년 7월 한국에서 ‘일본 상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불매운동 ‘노재팬(No Japan)’이 시작됐다. 당시 일본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 등 경제 보복에 대한 국민의 대응이었다. 또 일본 브랜드인 줄 모르고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 일본 관련 제품을 알려주고 대체 상품을 추천해주는 사이트 ‘노노재팬’도 생겼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1년 가까이 지속됐다. 노재팬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봤다. 

/ 한국닛산 홈페이지 캡처

◇닛산·인피니티 결국 철수

일본 자동차 브랜드 ‘닛산(NISSAN)’이 2020년 12월부로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한국에 진출한 지 16년 만이다. 닛산은 2004년 3월 한국 법인을 세우고 2005년부터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공략했다. 2008년부터는 닛산 모델을 들여오며 수입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국 닛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배출가스 조작 등 여러 위기를 넘겼지만 2016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중에 ‘노재팬’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한국 닛산 판매량은 3049대로 2018년보다 39.7%가 줄었고 영업손실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판매량도 813대로 전년 동기(1384대)보다 41.2% 감소했다. 일본 불매 운동은 물론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 감소가 더 심해진 것이다. 게다가 닛산 본사도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7조71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6개월 동안 급여 50%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 철수에 앞서 한국 닛산은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을 진행했다. 6월1일부터 최대 34% 할인된 가격에 차를 팔았다. 닛산의 준대형 세단인 맥시마는 1450만원 할인된 가격인 3070만원에 판매됐다. 한국닛산은 프로모션을 진행한 지 하루 만에 재고 물량을 완판했다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기존 닛산과 인피니티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품질 보증, 부품 관리 등 A/S 서비스를 2028년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로이스와 GU의 영업 중단 안내 공지 / 로이스, GU 홈페이지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GU 사업 접어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로 잘 알려진 GU도 8월부터 롯데월드몰점, 롯데몰 수지점,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에 입점해 있는 한국 매장 운영을 중단한다. 한국 진출 2년 만이다. 온라인 매장은 7월까지만 운영한다. GU는 한국 시장 진출 당시 유니클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결국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와 GU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에프알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이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사와 합작해 출범한 회사다.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31.3%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했고 손실액은 19억원에 달했다.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연 매출 1조원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올림푸스, 로이스 초콜릿도 중단

일본 기념품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였던 ‘로이스 초콜릿(ROYCE Chocolate)’도 조용히 문을 닫았다. 로이스 한국법인 로이즈컨펙트코리아는 올해 1월 한국 내 점포 운영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온라인은 2월18일에, 오프라인 매장은 3월31일에 모든 영업을 중단했다.

올림푸스(Olympus)도 6월30일까지만 운영하고 철수한다. 올림푸스한국은 국내 카메라 사업을 종료하고 의료와 사이언스 솔루션 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올림푸스한국은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앞세워 20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한국 카메라 시장 축소와 일본 불매 운동으로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DHC 혐한 방송 사건 이후 광고 모델 계약을 해지한 배우 정유미씨(좌), 당시 DHC 혐한 방송 사건 출연진들(우) / 정유미 인스타그램,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H&B스토어에서 퇴출, 철수 위기인 브랜드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는 2019년 자사가 운영하는 ‘DHC텔레비전’ 출연진들이 한국의 불매운동과 역사를 비난하는 등 혐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이에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해당 브랜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DHC 광고모델로 활동하던 배우 정유미씨는 ‘혐한 방송’ 사건 이후 위약금을 불사하면서도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201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2019년 가맹사업을 시작했던 모스버거도 불매운동으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 모스버거코리아 매출은 91억1820만원이었다. 작년(92억9832만원)보다 1.9%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부채는 16억627만원에서 24억3897만원으로 51.8% 늘었다. 2018년 매장을 23개까지 늘렸지만 불매운동으로 폐점하고 현재 10여개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1020의 큰 사랑을 받고 있던 데상트도 불매 운동을 피해갈 수 없었다. 작년 데상트코리아 매출은 6156억원으로 전년(7270억원)보다 15%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 감소한 90억원을 기록했다. 데상트는 국내 47개의 ‘영애슬릿(young athlete·8~13세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단독 매장을 8월까지만 운영하고 일반 매장과 통합 한다고 밝혔다.

한국미니스톱도 회계연도 2019년(2019년 3월~2020년 2월)에 1조19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4% 감소한 셈이다.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2018년보다 50.8% 줄었다. 일본 맥주도 마찬가지다. 작년 일본 맥주 수입은 49.2% 감소하면서 3976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줄어든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동물의 숲(좌), 닌텐도 스위치를 사기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우) / 닌텐도 동물의 숲 홈페이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선택적 불매운동에 비난도…

이렇게 불매 운동으로 일본 브랜드 대부분이 매출 타격을 입었고 몇몇 브랜드는 아예 철수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도 급증한 매출에 웃는 기업이 있었다. 바로 일본의 게임기 브랜드 ‘닌텐도’다.  올해 1분기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은 8만284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4% 늘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일시 품절사태가 생기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자 게임 수요가 함께 늘어났다. 올 1~5월 PC 및 콘솔 게임 이용자가 작년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새로 출시한 ‘동물의 숲’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자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이 덩달아 증가했다.

이에 누리꾼은 ‘일본 차, 일본 맥주 소비 안 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반응과 ‘불매 운동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반응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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