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LG도 정기공채 폐지···대기업 채용 패러다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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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대졸 정기 공개 채용을 도입한 LG(당시 락희화학)가 64년 만에 정기 공채를 폐지한다. LG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 체계로 전환한다”고 6월9일 밝혔다. 앞으로 각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낸다. 또 부서 중심으로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한다.

LG그룹 제공

국내 대기업들이 기존 공개 채용 방식을 버리고 상시 채용 제도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채용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미 현대·기아차, SK, KT 등이 정기 공채 폐지를 선언하거나 점차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채용 컨설팅 업체 JNP 양영록 대표는 “봄·가을 시험을 보고 한꺼번에 대규모 채용을 하는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LG는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정기 공채를 폐지하기로 했다.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채용 제도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원자들이 전공과 경험 등을 바탕으로 희망하는 직무에 지원하는 상시 채용 방식에 더해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확대한다. 앞으로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4주 동안 진행되는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통해 지원자들의 적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가 도입할 상시 채용 제도는 현업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채용 공고를 통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방식이다. 즉 현직자들이 채용을 주도하고, 인사조직은 이를 지원한다. 상시 채용 방식과 채용 연계형 인턴십이 자리 잡으면 지원자가 원하는 업무와 현업 부서의 직무가 맞지 않는 문제가 사라진다. 즉 기업 입장에선 기껏 뽑아 놓았더니 곧 퇴사한다는 푸념이 사라진다. 반대로 신입직원 입장에선 어렵게 들어갔는데 원하지 않는 일을 시켜 회사를 떠날 일이 줄어든다.

지난해 공모전을 열어 UX 인재를 채용한 LG유플러스./LG그룹 제공

또 LG는 인턴십 제도 이외에 산학협력, 공모전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직원을 뽑는다. 예를 들어 LG는 1일부터 한 달간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LG AI 해커톤’을 진행 중이다. 나이, 성별, 학력에 관계없이 오직 ‘실력’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참가자에게 입사 및 인턴 기회를 주는 스펙 파괴 채용이다. 이런 채용 방식도 직원의 적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정기 공채 폐지를 선언하는 LG뿐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정기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 SK도 올해부터 3년에 걸쳐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을 도입한다. 삼성을 제외한 4대 그룹 가운데 3개사가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선택한 것이다. 수시 채용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기업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 예로 KT도 올해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인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채용 방식 변화는 신입 사원 공채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부수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준비생들도 수시 채용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취업 포털 사람인은 “구직자의 66.2%는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 유리하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구직자들이 수시 채용이 유리하다고 본 이유는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아서’ ‘스펙보다 직무 역량 중심으로 평가해서’ 등이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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