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190만원 벌었죠” 요즘 2030이 열광한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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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원짜리 나이키 운동화
“큰돈 없어도 시세차익 낼 수 있어”
중국 00허우(后), ‘차오셰(炒鞋·스니커즈 재테크)’ 열풍

‘56만달러(약 6억9000만원).’

56만달러에 팔린 ‘나이키 에어조던1’./소더비 공식홈페이지

운동화 한 켤레 값이다. 5월17일(현지시각) 마이클 조던이 1985년 신었던 농구화 ‘나이키 에어조던1’이 팔렸다. 세계적인 경매 업체 소더비에서 거래됐다. 소더비는 크리스티와 함께 미술품 경매의 양대산맥이다. 소더비 경매 목록에 2019년 운동화(스니커즈) 카테고리가 생겼다.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 가격, 3일 만에 190만원 올라

재테크 수단이 바뀌고 있다. MZ 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 세대+1995~2004년생 Z세대)는 ‘스니커테크(한정판 스니커즈 재테크)’에 열광한다. ‘사면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추첨을 통해 판매한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 ‘나이키 SB X 벤 앤 제리스 덩크 로우 청키 덩키’는 5월26일 발매 후 3일 만에 가격이 1630% 올랐다. 발매가 12만9000원이던 것이 국내 스니커즈 리셀(resell·재판매) 거래 플랫폼 ‘엑스엑스블루(XXBLUE)’에서 210만원에 팔렸다. 3일 만에 약 190만원이 오른 셈이다. 나이키가 2019년 11월 지드래곤과 협업해 818켤레 한정판으로 출시한 운동화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도 정가는 21만9000원이었지만, 리셀 시장에 300만~500만원에 팔렸다. 지드래곤의 친필 사인이 있는 제품 가격은 1300만원까지 올랐다.

SB 덩크 로우 벤 & 제리스 청키 덩키(좌),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를 들고 있는 배우 한예슬(우)./엑스엑스블루 공식홈페이지, 한예슬 인스타그램 캡처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존 투자 방식과 달리 큰돈을 한꺼번에 들이지 않고도 20만원대에 스니커즈를 구매해 100만원대로 되팔더라도 5배 이상 차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MZ 세대들이 열광한다”고 말했다. 목돈 없이도 되팔기를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중국 투자자, 비트코인에서 스니커즈로 갈아탄다

스니커테크가 주목받으면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도 같이 몸집을 불린다. 미국 투자회사 코언앤드컴퍼니는 2025년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가 60억달러(약 7조원)로 성장할 것을 예측했다. 2019년 시장 규모는 20억달러다. 미국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스톡엑스(StockX)’는 창업한 지 3년 만에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두앱(毒App)./두앱 공식홈페이지

중국 내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1위 두앱(毒App)은 2019년 상반기 거래액 3400억원을 기록했다. 스니커테크 열풍을 입증하듯, ‘차오셰(炒鞋·스니커즈 재테크)’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투기성 주식 거래를 일컫는 ‘차오구(炒股)’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 SNS에는 ‘90허우(90后·1990년대 출생자)는 00허우(2000년대 출생자)에게 비트코인을 넘기려 하지만 00허우는 스니커즈 가게로 달려간다(90后希望00后接盘比特币,结果00后跑去炒鞋了)’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중국 스니커즈 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중국 주식은 하루 가격 상승 제한폭이 10%다. 반면 스니커즈 거래가는 상하한선이 없다. 한방 혹은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겐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이다. 암호 화폐 등 대체 자산에 투기해오던 이들이 이제 운동화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서울옥션블루·네이버도 뛰어든 스니커즈 리셀 시장

국내에선 미술품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블루’가 2019년 9월 스니커즈 경매 온라인 사이트 ‘엑스엑스블루(XXBLUE)’를 열었다. 현재까지 가입한 16만명가량의 회원 중 80% 이상이 18~34세(MZ 세대)다.

엑스엑스블루 드롭존./하입비스트 홈페이지 캡처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발을 넓혔다. 엑스엑스블루는 지난 4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오프라인 매장 ‘드롭존(DROP ZONE)’을 만들었다. 온라인에서 자신이 판매할 상품을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두고 가는 형식이다. 대부분 직거래를 통해 스니커즈를 사고팔았던 스니커테크족에게 익숙한 거래 방식이다.

엑스엑스블루 관계자는 “MZ 세대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이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한정판 스니커즈’라는 단어 자체가 MZ 세대를 움직이는 트렌드 키워드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도 3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출시했다. 1030 세대가 주 고객인 패션업체 무신사도 5월 ‘솔드아웃(Soldout)’ 앱을 공개하며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 CCBB 김지인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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