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동생과 정반대, 한국서 없어 못파는 일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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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재팬 11개월 성적표
닛산·GU는 철수, 닌텐도는 없어서 못 팔아
해외 취업시장에도 불매운동 여파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던 4월6일. 용산의 한 게임 매장 앞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줄을 섰다. 닌텐도 스위치 전용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 에디션을 사기 위해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네티즌은 ‘편의대로 불매하는 나라’, ‘한국 불매 오래 못 간다던 유니클로 말이 맞았다’고 비아냥거렸다.

일본인들의 비아냥처럼 일본 제품 불매운동 ‘노노재팬’의 효과가 진짜 없었을까. 그건 아니다. 닛산은 올해 말 한국 시장에서 16년 만에 철수한다. 노노재팬에 코로나 사태도 겹쳐 더 이상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또 다른 브랜드 지유(GU)도 매장 문을 닫는다. 이처럼 불매운동에 한국에서 짐을 싸는 기업도 있고, 오히려 매출이 많이 늘어난 기업도 있다.

일본 불매운동을 장려하는 포스터/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마트협회 제공

◇일본 맥주 1월 한국 수출량, 1년 만에 99% 줄어

닛산은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본사의 세계적인 경영 악화와 코로나19, 일본 차 불매운동이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닛산 차는 3049대 팔렸다. 2018년(5053대)보다 39.7% 줄었다. 올해 1~4월 판매량은 813대다. 불매운동 시작 전인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3% 감소했다. 일본 자동차 전체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를 보면 1분기 일본 자동차 판매량은 4377대다. 2019년 1분기보다 62.2% 급감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노노재팬을 극복하기 위해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크게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 맥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5월25일 수십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전해진다. 회사가 6월 1일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전체 직원은 213명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사히 맥주는 지난해 1분기까지 14년 동안 부동의 수입 맥주 1위였다. 하지만 노노재팬 운동 시작 후 순위권 밖으로 사라졌고,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불매운동 전 수입맥주 판매 순위 1위였던 아사히. 불매운동 후 2019년 8월 맥주 수입률 98.8% 줄었다./롯데아사히주류 제공, MBC 방송화면 캡처

아사히뿐 아니라 일본 맥주 전체 수입이 줄었다. 일본 재무성은 2019년 1년간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이 40억374만엔(약 456억4500만원)이라고 밝혔다. 2018년보다 49% 줄었다. 관세청도 2019년 일본 맥주 수입액이 전년보다 49.2% 줄었다고 발표했다.

유니클로도 노노재팬의 대표 표적이었다. ‘한국의 불매운동은 절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일본 본사 임원의 망언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광고까지 겹쳐 반(反) 유니클로 감정이 극에 달했다. 이는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매출은 9749억원으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18년 연매출은 1조4188억원이었다.

◇닌텐도 흥행, ABC 마트 매출 늘어

반면 노노재팬에도 웃는 기업이 있다. 닌텐도가 대표적이다. 닌텐도는 모동숲이 인기를 끌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물량이 입고되기 전날에는 수백명이 밤새 줄을 서기도 하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가보다 두 배 이상에 팔리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선택적 불매운동’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유니클로, 아사히 맥주는 사면 안 되고 게임은 괜찮냐는 것이다.

닌텐도가 불매운동을 비껴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우선 딱히 대체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유니클로 대신 탑텐·지오다노에 갈 수 있지만, 닌텐도를 대신할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에 대한 분노가 다소 누그러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게임으로 달래는 이들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닌텐도 스위치 전용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이 에디션을 사기 위해 줄선 시민들./닌텐도 페이스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외에 일본계 신발 편집숍 브랜드 ABC마트도 노노재팬 여파를 받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ABC마트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5459억원으로 2018년보다 6.7% 늘었다. ABC마트코리아는 일본법인(ABC-MART, INC.)이 지분 99.96%, 국내 대표이사와 임원이 0.04%를 보유해 사실상 일본 회사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 ABC마트 로고를 ‘ABE MART(아베 마트)’로 바꾼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ABC마트가 일본 기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불매운동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BC 마트가 일본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네티즌이 로고를 ABE 마트로 바꿨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불매운동 여파에 “일본 취업 생각 없어”

한편 해외 취업시장에서도 노노재판 영향이 있었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월 17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3545명을 대상으로 ‘해외 취업 의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55%였고, 취업하고 싶은 국가 1위는 미국이었다.

사람인 제공

흥미로운 점은 2019년 취업하고 싶은 국가 2위였던 일본이 6계단이나 하락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거리가 가깝고 치안 수준이 높아 일본으로 취업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 일본에 취업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중 55.1%는 ‘일본 불매운동’이 일본 취업 의향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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